[소통공감] 놀뫼새마을금고의 해괴한 선거

놀뫼신문
2019-12-16

전영주 발행인



놀뫼새마을금고(이사장 김인규)가 내년 1월 17일 새로운 이사장을 선출한다. 1979년 8월 놀뫼새마을금고를 설립하여 올 9월 말 기준 총자산 5천561억 원, 출자금 157억 원, 적립금 225억 원을 달성하여서, 대한민국의 10위권의 대형 우량금고를 만든 김인규 이사장은 내년 정초 그 동안 40여 년의 이사장직을 내려놓게 된다.


속전속결로 치러지는 이사장 선거 


그런데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이사장 선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어떻게 공정하게 치러지느냐?”보다는 “이사장 자리를 누구에게 넘겨주느냐”는 식의 불공정 모드로 진행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1월 2일 이사장 선거를 공고하고,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후보자 등록을 한다. 이후 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선거운동 기간을 거친 다음에 17일 선거를 실시한다. 선거는 놀뫼새마을금고 4층에서 실시하며 선거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선거의 4대원칙은 보통, 평등, 직접, 비밀 투표이다. 이 중에서 평등선거는 투표의 가치에 차등을 두지 않는 제도이다. 놀뫼새마을금고는 황산새마을금고나 충청새마을금고와 같이 대의원이 이사장을 선출하는 제도가 아니라, 2만2천여 명의 회원이 직접 이사장을 선출하는 민주적 제도이다.

본점과 계룡지점까지 7개의 지점을 거느리고 있어 총 8곳의 영업장을 갖고 있는 놀뫼새마을금고에서 6시간 내에 투표를 종료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삼척동자가 봐도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 시간당 3천7백 명이 몰쳐서 투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웬만한 사람은 투표에 참여하지 말라”는 함의에 다름 아니다. 이번 선거를 주최측 의도대로 속전속결 신속하게 해치우겠다는 행태요 졸속 결정이다. 특히, 2천 7백여 명에 달하는 계룡시 회원을 위한 계룡투표소 설치건은 아예 고려하지도 않고 있다고 한다. 현재 계룡시에 놀뫼금고 사옥이 엄사면과 대실지구 2곳인데, 상황이 이런 데도 계룡시를 제껴놓으려 한다니, 이는 계룡 회원에 대한 노골적 무시이다. 

헌법 제24조는 국민의 선거권에 대한 보장과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과거 부재자 투표에서도 “오전10시~오후4시의 투표시간은 위헌”이라고 명시한 판례도 있다.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사항인 시간과 장소에서 중대한 하자를 발생시키는 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예전 어느 대선 선거 과정에서 “나이 많으신 노인분들은 투표장에 안 나오셔도 됩니다.”라고 배려처럼 발언했다가 이 한 마디로 전국 여론이 싹 돌아서면서 망조가 돼버렸던 역사적 사건을 우리는 기억한다. “계룡시처럼 먼 곳에 있는 분은 투표 안 해도 됩니다.” 자칫 이런 식의 발상이 가져다 줄 나비효과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조금이라도 사려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사단을 미리 알아채고 그런 얘기나 논의를 원천 차단했어야 할 것이다. 


선거가 당당해야 선거날이 잔칫날


장소에 이어서 투표 시간도, 저간의 일정도 모두가 속보이는 행보들로 보인다. 차기 이사장 선거일은 이미 11월 8일 이사회에서 결정되었고, 12월 10일 이사회에서 재차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일 공표는 최대한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러한 식의 꼼수대행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악수(惡手)는 악수를 부른다고, 관전자이면서 동시에 주인인 5~6만의 눈동자가 가만 있을 것 같은지, 불문가지이다. 

2019년 9월 말 기준으로 회원수 22,335명의 놀뫼새마을금고는 회원 1인당 2천4백만 원의 평균자산과 70만원의 출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거래자 3만3천명까지 더해지면, 5만5천여 명의 거래자는 놀뫼새마을금고의 위용을 자랑하는 데만 적용되지 않는다. 응원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준엄한 감시의 눈길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는 총자산 5천5백억 원을 관리할 이사장을 뽑는 중차대한 선거이다. 이렇게 거대하고 공적인 선거는 누가 봐도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한다. 우선 지금까지 누가 봐도 속 보이는 꼼수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거두어들여야 한다. 앞으로도 더 이상의 꼼수가 나와서는 아니 될 터이다. 대기업의 반열에 당당히 입성해 있는 놀뫼금고가 이사장이라는 엄중한 자리를 어느 구멍가게처럼 구렁이 담넘듯 은근슬쩍 물려주려 하고 있다. 2020년 광명천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발상이나 시도 자체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현 집행부가 얼마나 폐쇄적이고, 2만여 유권자들을 바지저고리로 보고 있었는지를 방증해주고 있다. 모름지기 선거는 선거다워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승복하고 새 이사장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환호하는 축제가 된다. 그것이 40여년 공든 탑을 쌓아온 퇴임 이사장에 대한 최대의 예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