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인 삶] 쓰레기, 아예 만들지 말거나 줄이거나

놀뫼신문
2019-10-22

이수민 호민책방주인


최근 몇 년 사이 활발해진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 넓은 의미의 쓰레기 줄이기 운동에는 ‘제로 웨이스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낭비(waste)하지 않는다(zero)”는 의미를 가진 이 단어는 재활용을 넘어서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제로 웨이스트는 프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과 함께 맥을 함께 하는 운동이다. 소비 순으로  ‘프리사이클링-제로 웨이스트-업사이클링’이다.


프리 사이클링~ 업 사이클링


“프리사이클링(Pre-cycling)”은 ‘이전, 앞선’이라는 의미의 ‘프리(Pre-)’와 ‘재활용’이란 의미의 ‘리사이클링(recycling)’이 합쳐진 용어다. 즉, 물건을 구매하기 전부터 사용 후에 생길 쓰레기를 원천 차단하자는 것이다. 프리사이클링은 개인보다 사회적, 기업적인 측면에서 더 노력해야 효과를 보는 운동이다. 

두 번째 “제로 웨이스트”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차원의 운동이다. 소비 습관을 바꿔 일상 속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이미 사용한 물건은 최대한 재활용하자는 의미다. 제로 웨이스트 차원의 생활 방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실천해 온 사람들 덕분에 제법 많은 정보가 축적되어 있다. 카페에서 음료를 테이크아웃할 때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 장바구니를 항상 가방에 넣어 다니는 것, 휴지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는 것, 개인 수저통을 챙기는 것 등 소소하면서 일상적인 해결책들이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제로 웨이스트는 귀찮음과 불편함을 극복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쉽게 손이 가는 비닐봉지 대신에 장바구니를 들고 다녀야 한다. 플라스틱 생수병과 일회용 컵 대신 아침부터 텀블러를 들고 나와야 하고 설거지까지 해야 한다. 아무렇지 않게 쓰고 버리는 물티슈 대신 행주와 손수건을 사용한 후 세탁을 해야 하고, 샴푸와 클렌징 폼 등 수십 가지의 세안 제품 대신 비누를 쓰며, 일회용기를 쓰지 않기 위해 배달 음식도 함부로 시키기 어렵다.

우리는 플라스틱 사용에 너무 익숙해져서 생활 패턴을 한 번에 바꾸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실천 행동을 한 주에 하나씩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점이 있다. 플라스틱을 쓰지 않겠다며 집안의 모든 플라스틱 용품을 버리고 새로운 대체품을 잔뜩 구매하고 나서 불편함을 못 참고 포기하는 경우다. 이러면 쓰레기만 몇 배로 늘어나는 꼴이 된다. 앞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한 많은 사람들은 현재 가지고 있는 플라스틱용품은 최대한 아껴 쓰고, 가능한 재활용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그러니 대체품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소비 및 낭비와 멀어지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게 우선이다.

이름을 외우기 어렵다면 어릴 적 학교와 마을에서 경험한 ‘아나바다’ 운동만 기억하고 있어도 된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다시 쓰고, 바꿔 쓰고. 참 쉽다. 다 해본 거고, 다 아는 건데 그저 귀찮다는 이유로 외면했을 뿐이다. 

이외에도 우리 생활 속에는 굉장히 많은 플라스틱이 곳곳에 침범해 있고, 우리는 그것을 너무 당연하게 사용해 왔다. 이유는 단순히 편리해서다. 이동할 때 편하고, 보관할 때 편하고, 버릴 때 편하기 때문에. 그러나 이 편리함을 위해 얼마나 많은 쓰레기 섬이 생기고, 얼마나 많은 생물이 쓰레기에 휩싸여 고통 속에 죽어 가는지를 안다면, 플라스틱 용품에 손을 댈 때마다 양심의 가책이 쌓일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쓰레기를 버려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가 버린 쓰레기가 다시 되돌아온다는 것을 절감해야 한다. 

세 번째 운동은 ‘업사이클링’이다. 업그레이드의 '업(Up)'과 재활용의 ‘리사이클링(recycling)’이 합쳐진 용어다. 우리말로는 ‘새활용’이라고 한다. 재활용을 기본으로 하면서 제품에 디자인 요소를 더하거나 다른 활용도를 추가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 작은 것부터 


1. 접을 수 있는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기

2.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쓰기

3. 냉장고에 식재료를 보관할 때 비닐 대신 유리 용기나 친환경 비즈왁스 랩(밀랍을 바른 천)을 사용하기

4. 음식을 포장해올 경우 집에서 그릇을 가져가기

5. 버리게 된다면 철저히 분리수거하기

6. 플라스틱 칫솔 대신 땅에 묻으면 분해되는 친환경 칫솔 사용하기

7. 우산 비닐봉지 대신 크기에 맞는 부직포 가방 들고 가기

8. 일회용 수저 대신 개인 수저통 들고 다니기

9. 친환경 세제와 천연 수세미로 설거지하기

10. 물티슈 대신 휴지(최소한), 행주, 손수건 사용하기


배달음식 쓰레기 처리방법 제안 

 

1. 배달보다는 포장을 하자

배달 업계 종사자들의 처우와 비용에 대한 문제가 늘어남에 따라 배달비용을 음식가격과 별도로 책정하고 있는 추세이다. 방문 포장 시 할인 또는 추가 음식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다. 조금 몸을 움직여 포장하러 가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포장할 때 그 음식을 담을 그릇이나 냄비 등 용기를 가지고 가세요. 그러면 포장 할인을 받을 수 있고 1회용품 사용량을 줄일 수도 있다. 집에 와서 덜어서 먹고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하기도 용이하다.

2. 배달 주문을 할 때 1회용품을 최소화하자

배달음식은 1회용 수저, 젓가락, 물티슈 등 1회용품이 음식과 함께 딸려온다. 주문할 때 당당하게 “1회용 수저, 젓가락은 빼고 주세요“라고 말한다.

3. 배달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재활용을 잘하자

앞서 분리배출 방법에서 기본은 이물질 제거와 물로 헹굼, 그리고 다른 재질은 제거하는 것이다. 1회용 그릇에 음식물을 담아 왔지만, 집에서 요리해서 그릇에 먹었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잘 설거지하여 분리 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