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김인규 이사장의 ‘아름다운 퇴장’을 바라며

놀뫼신문
2020-01-13

전영주 발행인



진실은 여전히 저 너머에 있고, 이를 알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오로지 줄기차게 질문하는 것뿐이다. 놀뫼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가 이번주 금요일 치러진다. 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선거를 치르는지 깜깜 무소식이다. 왜 그렇게 꽁꽁 감춰가며 선거를 치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1963년 새마을금고 창립


새마을금고는 지난 1963년 창립되었다. 당시 대한민국은 6·25전쟁으로 사회기반이 붕괴되고 빈곤 문제까지 겹치면서 마을 공동체도 와해되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우리의 전통적인 상부상조 정신을 근대 협동조합 모델에 접목시켜 풍요로운 생활공동체를 만든다”는 이념 하에 창립된 것이다.

이후 새마을금고는 2012년 총자산 100조 원을 달성하면서 신용업무·공제업무 등 경제적 기능과 회원복지사업 등 사회적 기능을 담당해 왔다.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된 기능으로 회원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풀뿌리 금융을 지향했다. 그 결과 현재 총자산 200조원과 거래자수 2천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IMF 외환위기 시기에도 새마을금고만은 탄탄한 모습을 보여줬다. 행정안전부가 소관부처인 새마을금고는 당시 타 금융기관과 다르게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자산을 3배 이상 성장시키는 성과를 이뤘다.


40년 놀뫼새마을금고의 전설


전국의 새마을금고 수는 1,307개이다. 이 중 724개소는 자산규모 1천억 원 미만의 소형금고이다. 1979년 설립된 놀뫼새마을금고는 2019년 말 기준으로 총 자산 5,697억 원, 출자금 161억 원, 적립금 224억 원으로서 국내 금고 중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금고이다. 논산시와 계룡시에 본·지점 8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놀뫼새마을금고는 회원수 2만 2천여 명에 달한다. 일반거래자 3만 3천여 명을 더하면 거래자수가 총 5만 5천여 명이다. 이는 계룡시 인구에 연산면, 벌곡면, 부적면 인구를 더한 숫자와 맞먹는다. 이와 같이 지난 40여 년간 김인규 이사장의 탁견과 인덕으로 ‘전설’이 된 놀뫼새마을금고가 이제 새로운 이사장을 맞이하게 되었다.

1979년 8월 10일 놀뫼새마을금고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인규 이사장은 만 40년 5개월 동안 놀뫼새마을금고를 반석위에 올려놓았다. 본인이 평생 일궈 놓은 놀뫼새마을금고를 떠나는 심정은 어느 누구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신용사업과 공제사업 등의 생활금융과 문화·복지사업, 지역사회 개발사업 등을 통해 회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지역공동체는 물론 국가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금융협동조합’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타 금융기관 및 사기업과는 취지와 목적이 근본부터 다르다. 개인의 사적인 소유물이 될 수 없는 협동조합 공동체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지는 이사장 선거


그러나 김인규 이사장이 40평생 일구어 놓은 놀뫼새마을금고에 대한 애착은, 소유권을 떠나서 본인의 분신과도 같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차기 이사장 선거를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치러야 한다. ‘누구를 뽑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선거를 치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와 같이 직원들 간의 경쟁인 경우, 향후 내부분열 등 후유증을 대비해서라도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한 선거를 치러 정의로운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많은 회원들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인규 이사장의 신화를 넘어 새로운 놀뫼새마을금고의 역사를 꾸려갈 이사장 선거가 능력있는 이사장을 뽑아야 한다. “결코 김인규 이사장 말 잘 듣는 멀티리모콘을 뽑아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이구동성이다.

이미 ‘짖지 않는 개(워치독)’의 교훈은 충분히 학습하였다. 직장 내 성추행사건을 보고하지도 않고 몇 년을 책상 속에 감춰놓았다가 금고의 위상과 직원들의 사기를 완전 추락시킨 것이다. 중앙회에 투서를 넣은 직원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사건을 묵살시키고 이사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실무 책임자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김인규 이사장의 빛나는 은퇴, 그리고 놀뫼새마을금고의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김인규 이사장의 공명정대한 심판이 필요하다. 공정해야 할 심판이 특정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불공정한 경기가 여전히 진행형이다. 노탐으로 비추어지는 최근 작태는 평소 존경심을 갖고 있던 회원들의 눈살마저 찌푸러지게 하고 있다. 떠날 때 ‘아름다운 퇴장’이 40년의 신화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