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단상] 코로나 위중한 가운데 동시 신경써얄 것들

놀뫼신문
2020-03-18


시골에서 펜션이랑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액이 많이 줄었다. 얼마 전부터는 카페를 임시로 닫고 펜션에 손님이 있는 날에만 열어둔다. 

처음에는 핑계 김에 쉴 수 있어서 좋았다. 시골 산자락 카페이어도 십여 가지 차와 간식 재료를 조금씩이라도 준비해놓아야 하고 일찍 일어나 난방을 신경 쓰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꼼짝 않고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직장이나 다를 바 없다. 시골에서 하는 자영업이지만 매어 있기는 한가지다. 그래서 일상 탈출을 시도하고 보니 그렇게 자유롭고 한갓질 수가 없었다. 한 1주일간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다른 이들의 카페에도 가볼 수 있었고 군침 넘어갈 듯 맛있어 보여 찜해둔 빵집 치아바타도 맛볼 수 있었다. 그렇게 신나게 자유를 즐겼다. 

그런데 그 한가함이라는 것이 일주일이면 족한 걸까? 아침에 카페에 내려가 차를 한잔하려는데 피부로 느껴지는 썰렁함과 가슴 속에서부터 전해오는 서늘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서글펐다. 며칠 사람 온기를 주지 않았을 뿐인데 카페가 살아 있는 느낌이 아니었다. 사업하시는 여러 분들이 요즘 본인의 매장이나 사업장을 보면 기분이 어떨까? 크고 작은 무게의 차이가 있겠지만 비슷한 서글픔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려운 시기에 있는 우리, 서로 토닥토닥하고 기운 차렸으면 좋겠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과 집안에서만 있게 되는 가정이 많아진다. 코로나 와중에도 서서히 펜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리고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묻는다. “ 저,... 어느 지역에서 오시는지요? 정말 죄송하지만 대구 경북 지역이면 조금 보류를 부탁드립니다. 아무래도 이곳은 사람들이 여럿 만나게 되는 곳이라서 양해 말씀을 드려요.” 라고.  다행히도 그쪽 지역 분들은 배려를 많이 하고 있었다. 거기 계신 분들은 펜션을 문의해 오지 않았다. 아니, ‘다행’이라는 말씀이 송구스럽다. 얼마나 서글프고 답답할지 짐작을 해본다. 특히나 더 힘내시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낙관과 비관, 와중에 간과되는 것들


이번 기회에 나라에 대한 경의와 자부심이 몇 번 들었다. 엄청난 상황에서 대처하는 나랏일들이 아주 세련되게 진행되고 있었다. 마스크를 거져 얻기도 하고 재고량을 휴대폰에서 구체적으로 확인이 가능한 이 나라. 긴장감을 계속 주는 지적도 필요하겠지만, 잘 진행된 사실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말고 우선해야 맞을 것 같다.  급박한 상황에서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때 잘 안 된 부분만 꼬집어 내는 것은 딴지 거는 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깃장이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 상황이 궁극적으로 잘 마무리될 것으로 낙관한다. 최선의 대처법으로 앞서가는 정부가 있으며, 이를 우리나라 국민성이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사회의식이 있는 이들이 많고 어려울 때 잘 뭉치고 함께 이겨내는 야무진 국민성 말이다. 대구 경북 지역에 사는 분들이 배려의 마음으로 움직이는 것도, 자제하고 애쓰며 견뎌내는 것을 봐도 우리 국민의 저력을 잘 보여주는 실례이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다 똑같은 것은 아닌 모양이다. 이런 급박한 상황을 이용하는 정치세력이나 약삭빠른 사재기꾼들도 속속 등장한다. 그분들만 정신 차려 준다면 참 좋겠다. 나의 순진한 욕심이려나?ㅎ 혹시 오해가 있을 수 있어, 밝히고 싶은 게 있다. 나는 국수주의보다는 세계주의에 가깝다. 다만  내 쪽을 먼저 보듬는 세계주의를 지향하는 편이다. 

참 또 몇 가지 생각나는 것이 있다. 우리가 열심히 방역활동을 하거나 협조하고 있는 중에 놓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우선, 일회용 마스크의 뒷처리 부분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뒤 돌아볼 겨를이 없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금방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힘들게 다가올 일을 무심코 저질러서는 안 될 것 같다. 천마스크를 사용하는 대처방안이 있으니 그쪽을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아직도 어느 장소에 가든 일회용마스크를 쓴 분들이 대다수라서 그 점이 안타깝다. 천마스크를 쓰거나 필터를 넣어서 쓰면 된다. 필터가 부직포라고 해도 뒷일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 한 가지는 소독약에 관한 것이다. 꼭 필요한 부분에만 사용했으면 좋겠다. 남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공원이나 주거공간 마당에 마구 뿌린다면 효과도 덜할 뿐 아니라 거기에 있는 유익한 세균, 벌레, 작은 식물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다. 집안에서도 온 곳을 살균해 버리면 우리 몸은 면역력 높일 기회가 사라질 것이고 자칫 작은 유해 세균에도 못이기는 약체로 전락할지도 모르겠다.  애완견 애완묘랑 같이 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면역력 좋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손씻기와  마스크착용 그리고 많은 이들이 모이는 활동 자제 등만 확실히 해도 이 어려운 상황을 무사히 넘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동시에 해본다. 

오나교 강경고 학부모, 수리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