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한여름, 굴뚝으로 들어와 책보따리 던지고가는 산타

쪼그리고 앉아서 쪽파를 다듬는 할머니,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요즘은 고구마순이다. “할머니, 좀 거들어 드릴까요?” 1시간쯤 부지런히 까고나서 일어서려는데 할머니가 묻는다. “근데 댁은 뉘슈~?” ..... “저요? 김형도 도의원입니다.”
그의 민생행보는 전통시장을 빛의 속도로 관통해가는 정치인들과 좀 다른 듯싶다. 논산시 의회 의장 시절, 그는 한여름 불더위를 온몸으로 맞았다. 일주일에 걸쳐서 논산 산야 한바퀴를 라운딩하면서 조우(遭遇)하는 사람들 소리를 들었다.
기자가 한낮 불볓더위도 피할 겸 김홍신문학관에 잠시 들렀다. 손님 없는 카페에 고구마순이 수북 쌓여 있다. 뒤 늦게 들어온 김의원이 자세를 잡았다. 조금하다 말겠거니 했는데, 입으로는 구성지게 말하면서 재빠른 손놀림은 멈추지 않는다. “놀면 뭐하누!” 기자 역시 고구마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바구에 끼어 들었다. 뭔 얘기 끝에 2년 여 감옥 갔다 온 이야기가 나왔다. 수년 전 본지가 개최했던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토크쇼에서도 들었던지라 그 대목에서 공감 한표를 던졌다. “정치인은 이미지인데, 두고두고 억울했겠어요?”
“아니요!” 돌아온 답은 의외였다. “그때 감방 안 갔다면 정치 못했어요.” ....... 수감 중 신문이란 신문 죄 읽고, 책도 무수하게 읽어냈단다. 그 중 하나가 『대망(大望)』 15권. 아, 이름만 들었던 그 책을 세 번 읽고 출소했단다. 저녁때 책을 즐기는 친구와 통화하면서 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거, 도쿠가와 이에야스 (徳川家康)가 원제인데....나도 읽는다 읽는다 하면서 못 읽었어. 정운영 씨도 꼽았던 책이야.”
‘몸언어’ 더 어울리는 어리숙 정치인
정운영, 그는 누구인가?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한 정운영은 #전망대에서 명칼럼을 쏟아낸 시대의 글쟁이! 언문일치, 그는 언변마저 유려하다. MBC에서는 ‘정운영의 100분 토론’ 사회자로, EBS에서는 ‘정운영의 책으로 읽는 세상’으로 활약한다. 10여 년 전 ‘책읽는 라디오’로 변신을 선언한 교육방송 EBS는 그간 숱한 개편에도 불구하고 책 읽어주는 방송으로서의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독서(讀書), 아무리 강조해도 징그럽게들 안 하지만, 이젠 책 읽는 게 참 편해진 세상이다. 유튜브에서도 ‘책읽어주는 여자/ 남자’로 입장하면 1천명의 구독자는 기본이다. 오디오북이 양산되는 가운데 <스토리텔>처럼 책 읽어주는 유료 앱은 귀에 쏙쏙이다. 전문 성우들의 정확하고도 감성적인 목소리가 저자의 콘텐츠를 실감나게 직송해주어서다.
근래 최근 김형도 의원에게 희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김형도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농어업인 전기재해 예방·지원 조례’가 ‘도민과의 아름다운 동행 조례 30선’에 선정됐다.https://nmn.ff.or.kr/19/?idx=7326163&bmode=view
“야쿠르트가 논산을 떠난다네.” 이 우울한 소식을 접한 김의원은 거두절미, 야쿠르트를 쳐들어간다. “필요한 물류단지 등을 어떻게든 해결해 줄 거니까....” 여기에 딸린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 그는 오늘도 비지땀 흘리며 동분서주다. 국방대 유치를 위해 벌였던 일인시위 등 그의 파격 행보를 지켜보면서, 그의 뚝심과 저력에 반색을 표하면서도 내심 스며들었던 생각 ‘무식하면 용감하댔는데, 그래선가?’ 땡! 그게 아니었다. 그의 저력은 독서와 사색, 나아가 걷기 등 언행일치를 지향하는 그 특유의 내공에서 출발하는 듯싶다. 이제는 벌곡 건너가야면서 그가 또 한 마디 툭 던진다. “난 정치 그만 두면 요리사로 나서고 싶어요. 마을회관 다니면서 내 요리실력 맘껏 펼쳐 보이고....” 그가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에서 보여주었던 요리솜씨가 오버랩되면서, 물음표를 던져본다. “이 시대 여전히 썰매를 끌며 시꺼면 굴뚝으로 출입하는 산타는 누구일까?” 그러고 보니 굴뚝은 더 덥다. 내일은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으라는 유두절(流頭節)이다. https://nmn.ff.or.kr/17/?idx=1076710&bmode=view
- 이진영 기자
|기자의 눈|
한여름, 굴뚝으로 들어와 책보따리 던지고가는 산타
쪼그리고 앉아서 쪽파를 다듬는 할머니,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요즘은 고구마순이다. “할머니, 좀 거들어 드릴까요?” 1시간쯤 부지런히 까고나서 일어서려는데 할머니가 묻는다. “근데 댁은 뉘슈~?” ..... “저요? 김형도 도의원입니다.”
그의 민생행보는 전통시장을 빛의 속도로 관통해가는 정치인들과 좀 다른 듯싶다. 논산시 의회 의장 시절, 그는 한여름 불더위를 온몸으로 맞았다. 일주일에 걸쳐서 논산 산야 한바퀴를 라운딩하면서 조우(遭遇)하는 사람들 소리를 들었다.
기자가 한낮 불볓더위도 피할 겸 김홍신문학관에 잠시 들렀다. 손님 없는 카페에 고구마순이 수북 쌓여 있다. 뒤 늦게 들어온 김의원이 자세를 잡았다. 조금하다 말겠거니 했는데, 입으로는 구성지게 말하면서 재빠른 손놀림은 멈추지 않는다. “놀면 뭐하누!” 기자 역시 고구마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바구에 끼어 들었다. 뭔 얘기 끝에 2년 여 감옥 갔다 온 이야기가 나왔다. 수년 전 본지가 개최했던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토크쇼에서도 들었던지라 그 대목에서 공감 한표를 던졌다. “정치인은 이미지인데, 두고두고 억울했겠어요?”
“아니요!” 돌아온 답은 의외였다. “그때 감방 안 갔다면 정치 못했어요.” ....... 수감 중 신문이란 신문 죄 읽고, 책도 무수하게 읽어냈단다. 그 중 하나가 『대망(大望)』 15권. 아, 이름만 들었던 그 책을 세 번 읽고 출소했단다. 저녁때 책을 즐기는 친구와 통화하면서 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거, 도쿠가와 이에야스 (徳川家康)가 원제인데....나도 읽는다 읽는다 하면서 못 읽었어. 정운영 씨도 꼽았던 책이야.”
‘몸언어’ 더 어울리는 어리숙 정치인
정운영, 그는 누구인가?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한 정운영은 #전망대에서 명칼럼을 쏟아낸 시대의 글쟁이! 언문일치, 그는 언변마저 유려하다. MBC에서는 ‘정운영의 100분 토론’ 사회자로, EBS에서는 ‘정운영의 책으로 읽는 세상’으로 활약한다. 10여 년 전 ‘책읽는 라디오’로 변신을 선언한 교육방송 EBS는 그간 숱한 개편에도 불구하고 책 읽어주는 방송으로서의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독서(讀書), 아무리 강조해도 징그럽게들 안 하지만, 이젠 책 읽는 게 참 편해진 세상이다. 유튜브에서도 ‘책읽어주는 여자/ 남자’로 입장하면 1천명의 구독자는 기본이다. 오디오북이 양산되는 가운데 <스토리텔>처럼 책 읽어주는 유료 앱은 귀에 쏙쏙이다. 전문 성우들의 정확하고도 감성적인 목소리가 저자의 콘텐츠를 실감나게 직송해주어서다.
근래 최근 김형도 의원에게 희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김형도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농어업인 전기재해 예방·지원 조례’가 ‘도민과의 아름다운 동행 조례 30선’에 선정됐다.https://nmn.ff.or.kr/19/?idx=7326163&bmode=view
“야쿠르트가 논산을 떠난다네.” 이 우울한 소식을 접한 김의원은 거두절미, 야쿠르트를 쳐들어간다. “필요한 물류단지 등을 어떻게든 해결해 줄 거니까....” 여기에 딸린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 그는 오늘도 비지땀 흘리며 동분서주다. 국방대 유치를 위해 벌였던 일인시위 등 그의 파격 행보를 지켜보면서, 그의 뚝심과 저력에 반색을 표하면서도 내심 스며들었던 생각 ‘무식하면 용감하댔는데, 그래선가?’ 땡! 그게 아니었다. 그의 저력은 독서와 사색, 나아가 걷기 등 언행일치를 지향하는 그 특유의 내공에서 출발하는 듯싶다. 이제는 벌곡 건너가야면서 그가 또 한 마디 툭 던진다. “난 정치 그만 두면 요리사로 나서고 싶어요. 마을회관 다니면서 내 요리실력 맘껏 펼쳐 보이고....” 그가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에서 보여주었던 요리솜씨가 오버랩되면서, 물음표를 던져본다. “이 시대 여전히 썰매를 끌며 시꺼면 굴뚝으로 출입하는 산타는 누구일까?” 그러고 보니 굴뚝은 더 덥다. 내일은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으라는 유두절(流頭節)이다. https://nmn.ff.or.kr/17/?idx=1076710&bmode=view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