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하루에 버려지는 생수병이 1만개

놀뫼신문
2020-02-26


하루에 버려지는 생수병이 1만개

대기오염 사망률 1위 비닐 쓰레기 

  

우리나라에서 한해 발생하는 쓰레기를 치우는 비용이 23조 원이라고 한다. 거기다 불법으로 버리는 쓰레기양이 늘어나고, 쓰레기 처리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처리장을 지으려 해도 가는 곳마다 주민들의 반대로 설치를 못하고 있다. 그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쓰레기를 태우면 건강에 치명타를 입는 공해가 나오는 시설을 누가 설치하라고 하겠는가? 23조 원, 이 돈은 우리 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이다. 돈도 아깝지만 우리는 23조 원어치 쓰레기를 날마다 태워서 그 공해를 들이 마시는 어리석은 일을 자행하면서, 어찌 우리 몸이 건강하기를 바라겠는가? 3명중 1명으로 우리나라 암 발생률이 높은 것도 오염된 공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이 쓰레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국민들이 이해하고 자진해서 협조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 수 없는 문제다. 그러므로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개개인이 쓰레기를 줄여갈 수 있도록 정부가 강력한 법안을 내놓아야 한다. 비닐류 쓰레기 중에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 비닐플라스틱 생수병이다. 이 생수병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돗물의 질을 높여야 한다. 북유럽처럼 상수원 주변을 청정지역으로 만들어 농약이나 공업용 폐수가 흘러들어 올 수 없게 하고, 국민들이 상수원을 아무 때나 둘러봐도 믿음이 가게끔 깨끗한 물을 공급해준다면 왜 돈을 주고 물을 사먹겠는가? 30여 년 전 생수 시판을 해주지 말고, 그때부터 국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상수원개발에 힘을 쏟았어야 했다.

우리는 지금 수돗물 음용율이 10%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한 해 가계 경제적 부담이 2조 원이 넘고 있다고 하니 말이 되는가? 어디를 가도 물 한 모금 마시려면 돈을 주고 사먹어야 하고, 비닐 쓰레기를 만드는 이 상태로는 국가의 미래가 없다. 왜냐하면 그 많은 양의 비닐 쓰레기가 날로 늘어날 뿐만 아니라 공해 또한 날로 늘어나서 우리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정부는 언제까지 온 국민이 물을 사먹음으로 인해 한해 2조원의 돈을 버리면서 병 만드는 걸 보고만 있을 것인가? 대충 계산을 해도 그 비닐 생수병 쓰레기가 하루에도 1만개가 넘게 발생하는 그 양을 헤아려 볼일이다. “한국 이대로 가면 2060년 대기오염 사망률이 OECD 회원국 중 1위”가 될 것이며, 대기 오염에 따른 의료비용 급증과 노동생산성 저하 등으로 경제적 피해도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는 기사를 2016년에 읽었다. 뿐만 아니라 비닐류 포장을 매일 그렇게 태우고 또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서운 독이 기형아 출산을 높인다고 인하대 임종환 교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람의 목숨을 이어가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게 물인데, 이 물을 사먹게 내버려두고는 쓰레기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나라 살림을 잘하려면 국민 모두가 함께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식수 문제의 해결이 급선무다. 물을 사먹음으로 해서 개개인이 돈도 들지만 돈 없는 사람은 수돗물을 마시면서 느끼는 빈자의 쓰라림을 정부는 헤아려 주어야 한다. 하늘 아래 사람의 목숨을 받아 태어난 생명은 그가 누구이든 똑같이 소중하고 아까운 목숨이다. 그러므로 국민화합에도 어긋나는 물을 사먹는 걸 막는 방법은 정부가 완전한 식수 공급을 해주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병들게 하는 나라 살림을 하고 있는 게 말이 되는가? 

버클리 대학의 경우, 2만여 명의 학생들이 녹색기금을 납부하여 수돗물 음료수대를 설치하는 등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캠페인을 벌일 뿐만 아니라 비닐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생수시판을 법으로 막고 있다고 한다. 남의 나라에서는 그렇게  비닐쓰레기를 줄여서 공해와 온난화를 막는 일을 하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못하는가? 

  

과일과 채소 칭칭 감은 비닐포장들


그리고 불법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자기 자녀에게 거짓을 가르치는 행위일 것이며, 자기를 스스로가 속이는 행위일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는 한낱 티끌이 될 것을 어찌 그리도 욕심을 부려 자기만의 이익에 눈이 멀어 이웃에 해를 주는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은 것은 덕을 가진 시민’이라고 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누구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덕을 가진 시민으로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 것이며 각자 개개인 마음속에 쓰레기를 만드는 것은 나를 병들게 하는 행위라고 자각하고, 할 수 있는 데까지 쓰레기를 줄여가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우리는 와 있다. “하찮은 물건을 유익하게 사용하는 문화가 커다란 궁성보다 더 가치 있다”라고 했던 연암 박지원의 말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침서가 되고 있다. 옷이든, 신발이든, 가구든 좀 낡았다고, 유행이 지났다고 버리지 말고 손질해서 다시쓰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온난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상생의 길이 되지 않겠는가? 채소나 과일도 다 비닐 포장을 해서, 오천만의 국민이 하루 세끼 먹을 때마다 공해를 만든다는 것은 무섭고도 놀라운 일이다. 이 무섭고 놀라운 일을  환경부는 왜 보고만 있는지 안타깝다. 과일을 예전처럼 종이박스에 담아서 팔면 될 것을 그렇게 하나하나 스티로폼으로 싸는 것은, 농민들이 자기 상품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러므로 소비자도 그걸 감안해서 조금 상처가 났더라도 이해를 하고 사줘야 우리가 함께 사는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환경부장관은 국민들이 쓰고 먹고사는 생활용품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공해가 되는 것,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은 이제 금지시키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와있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재래시장이나 동네 가게에서도 일회용 비닐봉지 값을 받게 해서 이를 어기는 업소에다 벌금을 물리는 강력한 단속을 한다면 하루아침에 쓰레기양이 반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독일처럼 누드마트를 열어서 각자가 필요한 병이나 용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물건을 사도록 한다면, 이 쓰레기 문제는 획기적으로 해결될 것이라 본다. 온 국민이 함께 실천하므로 세금을 아끼고 건강에도 좋은 이 중요한 일을 우리가 생활화할 수 있도록 일선에 나서서 이끌어줄 수 있는 공직자는 이 나라에는 없는 것일까? 


            

 전순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