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돌아본다 4] 2000년대 초기 논산 문학의 약진

2026-09-07


2000년대에 들어서서 양적으로는 크게 팽창하지 못했으나 회원들의 자질이 크게 향상되었다. 그리고 행사도 다양해졌다. 지역의 문학에 대한 이해도 향상되었고, 논산예총도 상당히 활발하게 활동하여 전반적인 풍토가 개선된 데 따른 결과이다. 논산시에서도 논산문협에 대해 주목하며 재정적 지원을 확대해 주었다.


꾸준히 성장하는 논산의 문학


논산시에서는 그동안 군민회관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논산 문화예술회관으로 명칭을 바꾸어 개관하였다. 이는 단순히 한 건물의 명칭이 바뀐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논산시가 이를 위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다짐을 시민들에게 내보인 것이다. 

논산문협에서는 이를 계기로 청소년 시낭송 경연대회를 개최하였다. 10개교에서 18개 팀이 참가하여 열띤 경연을 벌였다. 당시의 임성규 논산시장이 직접 행사장에 나와 축사를 하였다. 

또 10월 13일에는 논산공설운동장에서 놀뫼백일장이 열렸다. 초등학교 12개교, 중학교 7개교, 고등학교 9개교에서 480명의 학생이 참가하였다. 놀뫼백일장은 어언 13회가 되었고, 연륜에 따라 논산지역에서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논산에서 놀뫼백일장은 가장 권위 있는 백일장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11월에는 논산청소년 문학 기행을 개최하였다. 논산시 관내 중고등학교에서 추천된 80여 명의 학생들이 우리 지역 출신 시인들의 유적을 탐방하는 내용이었다. 논산시 연무읍 소룡리에 있는 김관식 시인의 무덤과 생가를 방문하여 현장에서 시인에 대한 설명을 경청함으로써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어서 논산공설운동장에 나란히 세워진 박용래 시인과 김관식 시인의 시비를 탐방하였다. 두 시인은 강경상업고등학교 선후배인데 시비 또한 한 곳에 세워져 우의를 다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어서 이웃 부여를 방문하여 생가와 백마강변 선화공원에 서 있는 신동엽 시인의 시비를 찾아서 그의 시 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유적 답사 후에는 그 시인들의 시 정신을 상기하며 백일장을 실시하기도 했다.

구종현 시인이 꾸준한 습작으로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시 전문잡지인 『시문학』에서 추천을 받았고, 그 뒤로도 왕성하게 양질의 작품을 발표하여 충남문인협회에서 수여하는 충남문학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구 시인의 수상은 여러 회원들에게 귀감이 되어 창작 의욕을 불러일으켰다. 

2002년은 강경젓갈축제와 관련하여 여러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져 시민들의 문학에 대한 이해와 선망이 크게 높아진 점에서 특이한 해였다.

강경과 인연이 닿았던 문인들과 충남 지역의 유명 문인들의 강경과 젓갈을 소재로 한 작품집 『먼 바다를 향해 돛을 올린다』를 권선옥의 책임 편집으로 발간하였다. 그리고 젓갈축제 기간 동안 옥녀봉에서 시화전을 열었는데, 유수 디자이너가 구성한 시화는 한 작품들을 이제까지의 시화전에서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구상이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0월 12일 밤에 옥녀봉에서 열린 행사 <그 밤이 잊힐리야>였다. 이 행사에 초대되어 시낭송을 했던 나태주 시인은 그 밤의 소회를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


행사는 이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한 논산의 토박이 권선옥 시인의 사회로 시작되었는데, 임성규 논산시장을 비롯하여 논산시의회 의장, 강경읍 번영회장과 같은 지역의 굵직한 일꾼들이 자리를 함께했으며, 특히 충청남도 심대평 지사가 참석해 주어 행사의 위상을 한결 높여 주었습니다.(중략)

시 낭송은 주로 강경이나 논산과 인연이 있는 많은 원로급 시인들이 배경 음악에 맞추어 논산이나 강경에 대한 추억이나 향토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더러는 전문 시 낭송가니 다른 사람이 대신 나와서 읽기도 했구요. 스탠드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시가 어떤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강경에 대한 찬사가 흘러나올 때마다 흐뭇한 표정과 함께 힘찬 박수로 화답해 주었습니다.

시 낭송이 무르익어 갈 무렵, 아무래도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시인들이 아니면서 향토 사랑의 마음으로 시 낭송에 참여해 준 논산시장과 강경번영회장과 그리고 심대평 충청남도 지사의 순서였습니다. 특히나 도지사의 옥녀봉에 대한 간단한 유년 시절의 회고담과 아울러 들려준 시 낭송은 많은 참석자들과 관객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현대를 일러 문화의 세기라 하고 국가경쟁력조차 문화에 두고 있는 마당에 현직 도지사가 두 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꼬박 야외무대에 앉아 있었을 뿐더러 시 낭송에 성의를 보여 준 것은 예전에 보지 못했던 관의 모습이고 그야말로 아주 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행사장 중앙에는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는데 그 또한 색다른 가을밤의 정취를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또 야외무대 주변 곳곳에 행사에서 낭송되고 있는 시들을 시화 작품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또한 그동안 보아왔던 바, 판에 박은 시화 작품이 아니라 강경과 관련된 사진을 바탕으로 천에 나염 처리한 시화라서 품격을 한 단계 높여주는데 효과를 얻어내고 있었습니다.(중략)

지금껏 저도 이곳저곳 수많은 문화 행사, 시 낭송에 참여해 보았지만 이번처럼 아름답고 감동적인 행사를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밤, 일찍이 박용래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강경, 그리고 옥녀봉. 거기서 있었던 두 시간가량의 시 낭송회의 밤은 오래오래 잊지 못할 아름다운 밤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약진하는 논산의 문학 


2003년에는 김광순 시인이 시집 『물총새의 달』을 발간하여 한국시조사에서 주관하는 제13회 한국시조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지방에 거주하는 시인이 중앙의 유명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큰 경사였다. 2004년에는 권선옥 회원이 충남문인협회장에 취임하였다. 논산에서는 처음 맞는 경사였다. 

2005년에 서우선 회원이, 2008년에는 충남문인협회장의 임기가 끝난 권선옥 회원이 다시 지부장에 선출되었다. 지난 몇 년간 논산문협은 여러 가지 사업을 수행해 왔지만, 회원들의 사기는 시들해 있던 참이다. 그래서 회원들은 권선옥 시인이 다시 지부장을 맡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을 요청하였다.

2009년에는 김관식 시인의 시비가 그의 출생지이며 묘소가 있는 연무읍 소룡리에 우뚝 세워졌다는 점이다. 임성규 시장의 각별한 배려로 시비를 세우고, 묘소를 말끔히 정비하였다. 이 역시 순전히 논산시의 예산으로 이루어진 일이어서 당시에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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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옥(시인, 논산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