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가위 현수막 인사의 민낯

2025-09-30


8월의 한가운데, 한가위를 맞아 거리 곳곳에는 정치인들의 추석 인사 현수막이 펄럭인다. 저마다 가을꽃처럼 얼굴을 내밀며 시민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한 표를 읍소하고 있다.

문득, 마크 트웨인의 말이 떠오른다. “정치인과 기저귀는 자주 갈아줘야 한다. 같은 이유에서.” 왜 이 말이 이 시점에 떠오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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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논산에 반하다?”... 현수막과 형이상학


백성현 논산시장은 이번 추석을 맞아 “세계가 논산에 반하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얼핏 보면 “세계가 논산에 반대하다”로 읽혀 다시 쳐다보게 되는 묘한 문장이다.

디자인은 심플하다 못해 허술하고, 문구는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이다. 수많은 공직자의 조력을 받고 있는 논산시장의 현수막이 이 정도 수준의 디자인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기만 하다.

내용도 그렇다.

이 문구는 아마도 2027년 2월 26일부터 3월 21일까지 개최되는 ‘2027 논산세계딸기산업엑스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19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이 중 국비와 도비를 제외하면 150억 원 가량은 순수하게 논산시 재정으로 충당해야 한다.

문제는 그 재정 부담이다. 입장권 판매나 민간 후원 등으로 해결하겠지만, 결국 논산 시민의 호주머니를 기대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아무리 큰 행사를 치른다 해도, 남는 것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닌, 시민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남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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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하지만 누구의 인사인가?


또 하나 눈에 띄는 현수막이 있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라는 익숙한 인사말이지만, 문제는 그 주인공이다.

황명선 국회의원의 최측근이자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내년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둘러싸고 일명 ‘완장’이다. 완장차고 지방선거 예비후보들 줄 세우다가, 어느새 자신도 슬쩍 끼어들고 있다. 깜빡이도 켜지 않고...

언젠가 그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의원님이 시키면 불구덩이라도 들어간다.” 그의 충성은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황명선 의원은 과연 ‘심판’과 ‘선수’를 구분하고 있는가? 

결국 자신 역시 선출직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진심은 어디에 있는가?"


정치인들의 인사는 늘 ‘민심’을 향한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표심’을 향한 경우가 많다. 정작 시민이 필요로 하는 것은 형식적인 인사보다 실질적인 행정과 책임있는 재정 운영이다.

지금 시민들은 형식적인 문구보다, 진정성 있는 정책과 책임 있는 태도를 원한다.

정치인들이여! 

한가위를 빌미로 얼굴을 내미는 것 보다, 평소부터 시민 곁에서 목소리를 듣고 실천하는 진심 어린 정치를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