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에서 여러 해 동안 사업을 계속해 오신 몇 분을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 자신이 창업하여 성공한 사람도 있고, 윗대에서 창업하여 사업 기반을 잘 닦아놓은 사업을 물려받은 사람도 있었다.
창업하여 성공한 분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꿈을 실현한 분들이다. 그들은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나 작은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에 잔잔한 파문이 일기도 했고, 눈가가 젖어 오기도 했다. 성공할 만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지만,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낸 성공은 참으로 값진 일이다.
그는 매우 가난한 사람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땅 한 뙈기 없는 빈농이었다. 그래서 그 가족은 들에 나가 쑥 같은 나물을 뜯어 곡식은 조금밖에 없는 죽을 끓여 먹었다. 그래서 열다섯 살 가난한 소년은 나무를 해다 장에서 팔았다. 사십 리를 걸어가 오래전에 벌목한 나무의 밑동을 쪼아 왔다. 산에 땔감으로 쓰기 위해 벨 만한 나무도 없었고, 나무를 베는 것은 불법이었다. 나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볕에 널어 말린 다음 가마니에 넣어 지게로 지고 왔다. 집에 와서 다시 더 말린 다음 삼십 리 논산장에 내다 팔았다. 나무를 해서 팔기 위해 걷는 길이 무려 칠십 리였다. 그렇게 고생하고서야 아주 작은 돈을 얻을 수 있었다.
나이가 되어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강원도에서 운전병으로 삼십오 개월을 복무한 뒤에 제대했다. 제대 후에 회사 택시 운전을 하면서 돈을 모아 1톤 트럭을 샀다. 자신의 차를 갖게 되어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컸다. 그때 마침 강원도에 갈 일거리가 생겨 가는 길에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가던 길에 중앙선을 넘어온 차량을 피하려다 사고가 나서 크게 다쳤다. 그길로 운전을 그만두고 쌀가게를 하다가 장사가 되지 않아 튀밥 튀는 일을 시작했다. 새벽부터 애쓰는 아버지를 보고 아이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여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아 공부했고, 졸업 후에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잘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더 바랄 것 없이 만족한다고 한다.
가난을 이기는 길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도 가난했다. 그래서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발소에서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아침에 출근하여 청소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물론 기술 연수생 신분이라 급여는 전혀 없었다. 일정 기간이 지나자 머리를 감기는 일, 면도하는 일을 시켰다. 신분의 상승이었다. 또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드디어 조발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중대한 결심을 했다. 서울에 가서 더 좋은 기술을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의 이발소로 자리를 옮겼다. 거기서도 처음 하던 과정을 거치고 나서 이발 기계를 쥘 수 있었다. 손님들이 머리를 잘 깎는다고 단골도 생겼다. 그러나 서울살이는 여러모로 힘들었다. 돈을 조금 모아 고향으로 돌아왔다. 조그마한 가게를 얻어 이발소를 개업했다. 오랜 신고(辛苦) 끝에 드디어 내 사업장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배운 기술에다가 그의 성실함이 더해지니 손님이 점차 늘었다. 얼마 뒤에는 좀 더 많은 돈이 모아져서 건물을 사서 개업했다. 영세 사업자들의 소망인 내 건물에서 사업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손님에 대한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사십 년을 지냈다. 이제 자녀들 다 키워 결혼시키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이발사는 정년이 없다. 지금처럼 아무 데도 아픈 곳이 없으면 계속 일을 할 참이다. 오랜 단골들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거울을 닦아 나의 모습을 본다
이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동안 갖가지 생각을 하였다. 그들은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를 원망하거나 가난을 탓하지 않았다. 그때의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했다. 고생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먼 미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현실을 도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했다.
또 이들의 공통점은 항상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 힘 드는 일이지만 참고 견디면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들뿐 아니라 내가 만난 그 외의 사업자들도 항상 떳떳하게 행동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불우한 이웃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탰다. 특이한 점은 부모로부터 좋은 조건의 사업장을 물려받은 사람보다 자신이 개척한 사람들이 세상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이었다. 조금씩 커질수록 감사하고 감사했으니 오늘의 그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어찌 보면 세상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아주 간단하다. 설령 자신이 나쁜 환경에 있더라도 탓하지 않고, 꿈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할 것과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나는 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성실하게 노력했는가, 이웃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가, 오늘의 나를 이루게 한 사람들을 배신하고 있지 않는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래야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빼앗기지 않고 오래 가질 수 있다.

권선옥(시인, 논산문화원장)
우리 지역에서 여러 해 동안 사업을 계속해 오신 몇 분을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 자신이 창업하여 성공한 사람도 있고, 윗대에서 창업하여 사업 기반을 잘 닦아놓은 사업을 물려받은 사람도 있었다.
창업하여 성공한 분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꿈을 실현한 분들이다. 그들은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나 작은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에 잔잔한 파문이 일기도 했고, 눈가가 젖어 오기도 했다. 성공할 만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지만,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낸 성공은 참으로 값진 일이다.
그는 매우 가난한 사람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땅 한 뙈기 없는 빈농이었다. 그래서 그 가족은 들에 나가 쑥 같은 나물을 뜯어 곡식은 조금밖에 없는 죽을 끓여 먹었다. 그래서 열다섯 살 가난한 소년은 나무를 해다 장에서 팔았다. 사십 리를 걸어가 오래전에 벌목한 나무의 밑동을 쪼아 왔다. 산에 땔감으로 쓰기 위해 벨 만한 나무도 없었고, 나무를 베는 것은 불법이었다. 나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볕에 널어 말린 다음 가마니에 넣어 지게로 지고 왔다. 집에 와서 다시 더 말린 다음 삼십 리 논산장에 내다 팔았다. 나무를 해서 팔기 위해 걷는 길이 무려 칠십 리였다. 그렇게 고생하고서야 아주 작은 돈을 얻을 수 있었다.
나이가 되어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강원도에서 운전병으로 삼십오 개월을 복무한 뒤에 제대했다. 제대 후에 회사 택시 운전을 하면서 돈을 모아 1톤 트럭을 샀다. 자신의 차를 갖게 되어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컸다. 그때 마침 강원도에 갈 일거리가 생겨 가는 길에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가던 길에 중앙선을 넘어온 차량을 피하려다 사고가 나서 크게 다쳤다. 그길로 운전을 그만두고 쌀가게를 하다가 장사가 되지 않아 튀밥 튀는 일을 시작했다. 새벽부터 애쓰는 아버지를 보고 아이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여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아 공부했고, 졸업 후에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잘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더 바랄 것 없이 만족한다고 한다.
가난을 이기는 길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도 가난했다. 그래서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발소에서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아침에 출근하여 청소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물론 기술 연수생 신분이라 급여는 전혀 없었다. 일정 기간이 지나자 머리를 감기는 일, 면도하는 일을 시켰다. 신분의 상승이었다. 또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드디어 조발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중대한 결심을 했다. 서울에 가서 더 좋은 기술을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의 이발소로 자리를 옮겼다. 거기서도 처음 하던 과정을 거치고 나서 이발 기계를 쥘 수 있었다. 손님들이 머리를 잘 깎는다고 단골도 생겼다. 그러나 서울살이는 여러모로 힘들었다. 돈을 조금 모아 고향으로 돌아왔다. 조그마한 가게를 얻어 이발소를 개업했다. 오랜 신고(辛苦) 끝에 드디어 내 사업장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배운 기술에다가 그의 성실함이 더해지니 손님이 점차 늘었다. 얼마 뒤에는 좀 더 많은 돈이 모아져서 건물을 사서 개업했다. 영세 사업자들의 소망인 내 건물에서 사업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손님에 대한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사십 년을 지냈다. 이제 자녀들 다 키워 결혼시키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이발사는 정년이 없다. 지금처럼 아무 데도 아픈 곳이 없으면 계속 일을 할 참이다. 오랜 단골들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거울을 닦아 나의 모습을 본다
이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동안 갖가지 생각을 하였다. 그들은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를 원망하거나 가난을 탓하지 않았다. 그때의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했다. 고생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먼 미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현실을 도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했다.
또 이들의 공통점은 항상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 힘 드는 일이지만 참고 견디면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들뿐 아니라 내가 만난 그 외의 사업자들도 항상 떳떳하게 행동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불우한 이웃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탰다. 특이한 점은 부모로부터 좋은 조건의 사업장을 물려받은 사람보다 자신이 개척한 사람들이 세상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이었다. 조금씩 커질수록 감사하고 감사했으니 오늘의 그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어찌 보면 세상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아주 간단하다. 설령 자신이 나쁜 환경에 있더라도 탓하지 않고, 꿈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할 것과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나는 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성실하게 노력했는가, 이웃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가, 오늘의 나를 이루게 한 사람들을 배신하고 있지 않는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래야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빼앗기지 않고 오래 가질 수 있다.
권선옥(시인, 논산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