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현 논산시장 1심 벌금 150만 원…확정 시 시장직 상실

놀뫼신문
2026-08-19

재판부 “명절 선물 발송에 암묵적 공모…피고인 개인의 기부행위로 평가”

“범행 규모 상당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반성하는 태도 보이지 않아”

일부 수령자에 대한 혐의는 증명 부족 판단…포괄일죄로 별도 무죄 선고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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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성현 논산시장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백 시장이 취임한 뒤 명절 선물 발송 대상자 명단을 변경하는 과정에 관여했으며, 논산시청 공무원들과의 암묵적인 의사 연락을 통해 선물 제공 행위에 공모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이 상급심을 거쳐 그대로 확정되면 백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직자가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선물 발송 자체가 이익 제공 의사표시”


백 시장 측은 일부 상대방이 실제 선물 발송 대상이 아니거나 선물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기부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선물 발송 담당 공무원들이 업체에 보낸 이메일의 첨부 명단과 검찰의 범죄일람표를 대조한 결과, 공소사실에 기재된 상대방들이 발송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판단했다. 증인들의 증언과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해 선물도 대부분 상대방에게 도달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설령 일부 선물이 실제로 도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는 금품을 제공한 경우뿐 아니라 제공 의사를 표시한 경우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선물을 실제 발송해 이익 제공 의사가 외부적·객관적으로 드러나고 임의로 철회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면 기부행위가 성립한다는 판단이다.

백 시장 측은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 논산시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이나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인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상대방들이 논산시 선거구 안에 주소나 거소를 두었거나 일시적으로 머문 사람, 또는 논산시 선거구민과 혈연적·인간적 관계가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시장 인맥 반영한 명단…관여 없이 작성하기 어려워”


재판의 핵심 쟁점은 백 시장이 명절 선물 발송을 직접 지시했거나 담당 공무원들과 공모했는지 여부였다.

백 시장 측은 선물 발송을 지시하거나 공무원들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모가 명시적인 지시나 합의에 의해서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사람의 의사가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결합한 경우에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백 시장 취임 이후 기존 명절 선물 명단을 변경하는 작업이 진행됐고, 새로 작성된 명단에 백 시장의 인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담당 공무원들이 백 시장에게 묻지 않고 그의 인맥 관계를 상세하게 파악해 명단을 작성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특히 선물 명단에 ‘시장님’이라고 기재된 부분이 있었고, 공무원들이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에도 백 시장의 지시사항과 관련된 내용이 나타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공무원들이 작성한 보고 문건에는 ‘시장의 결정사항’이라는 표현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 같은 증거와 정황을 종합해 “적어도 암묵적인 의사 연락에 따라 피고인이 공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지도 높이기 위한 선물…개인적 기부행위”


백 시장 측은 자신이 선물 비용을 직접 부담하거나 선물을 발송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부행위의 주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기부행위자가 반드시 물품이나 비용을 직접 출연한 사람으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물품의 출연 동기와 목적, 선물 제공 경위, 비용 출연자와 기부자·수령자의 관계 등을 종합해 실질적인 기부행위자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번 명절 선물 제공이 인사와 선물 전달을 통해 백 시장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일부 선물에 백 시장의 명함이 동봉됐고, 상당수 수령자가 논산시장인 백 시장 개인이 보낸 선물로 인식한 점을 들었다. 논산시청 공무원들도 해당 선물을 여러 차례 ‘시장님 선물’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명함이 들어 있지 않거나 백 시장의 이름이 직접 표시되지 않은 선물이라도 기부행위 성립 여부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기부자를 정확히 알거나, 기부자가 수령자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어야만 기부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고향사랑기부제 홍보·직무상 행위로 볼 수 없어”


백 시장 측은 선물 제공이 지방자치단체의 직무상 행위이거나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를 위한 행위로서 공직선거법상 예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고향사랑기부금법과 논산시 조례 어디에도 지방자치단체가 제도 홍보를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선물을 발송할 수 있도록 한 근거 규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부 수령자가 실제 고향사랑기부금을 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답례품을 제공하려면 관련 법령과 조례가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선물 제공 과정에서는 답례품선정위원회 구성 등 법령이 정한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시책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선물 제공을 적법한 직무상 행위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선물 제공 대상도 백 시장의 가까운 친척이나 지인 몇 명에 그치지 않고 논산지역 민간기관장과 단체장, 지역 인사, 재경 논산시 향우회 회원 등에게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별도로 편성된 예산이 아닌 시책업무추진비를 재원으로 사용한 점 등을 고려하면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일부 혐의 증명 부족…별도 무죄 선고는 없어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일부 수령자에 대한 기부행위는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023년 10월 김모 씨에게 선물을 제공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김씨가 논산시 선거구 안에 주소나 거소를 두고 있었거나 근무지가 논산시와 관련돼 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2024년 9월 선물 발송 명단에 포함된 일부 사람에 대해서도 배송 담당자가 선물업체에 택배를 보내지 말라는 이메일을 보냈고, 논산시청 직원이 업체를 방문해 해당 선물을 회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는 이익 제공 의사가 외부적·객관적으로 나타난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와 포괄일죄 관계에 있기 때문에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다.


재판부 “범행 규모 상당…반성하는 태도 없어”


재판부는 양형 과정에서 백 시장이 전임 시장 때부터 이어지던 명절 선물 관행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계속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선물 제공 시점이 지방선거일과 상당히 떨어져 있어 선거의 공정성에 직접 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점도 고려했다.

반면 범행 기간과 금액, 선물을 받은 상대방의 수 등에 비춰 범행 규모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백 시장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객관적인 증거로 확인된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했으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논산시청 공무원들로부터 진술 내용을 보고받으며 수사와 재판에 대응한 정황에 대해서도 “단순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어렵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러한 유·불리한 사정을 종합해 백 시장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하고 벌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하루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벌금 상당액의 가납도 명령했다.

백 시장은 판결에 불복할 경우 선고일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대전고등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 전영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