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산골서 출발한 ‘리코’, 폐기물시장 평정 나선 기후테크 유니콘 꿈 키운다

2026-07-08

충남 벤처펀드 40억 투자 발판…창업 8년 만에 고객사 6000곳·연매출 400억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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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의 한 산골 마을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 국내 폐기물 시장의 판을 바꾸며 ‘기후테크 유니콘’으로 도약하고 있다. 충남도가 투자한 폐기물 처리 전문기업 리코가 그 주인공이다.

8일 충남도에 따르면 예산군 덕산면 가야산 자락에 본사를 둔 리코는 폐기물을 자원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 아래 김근호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사업장 폐기물 처리 전문기업이다. 창업 초기만 해도 쓰레기 수거 차량 2대와 현장 매니저 2명으로 시작했지만, 불과 8년 만에 대기업과 물류업체, 백화점, 호텔 등 전국 6000여 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연매출 400억 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리코의 성장 동력은 자체 개발한 폐기물 관리 플랫폼 ‘업박스(Upbox)’다. 업박스는 물류센터와 쇼핑몰, 호텔, 공장, 음식점, 급식시설 등 다양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플라스틱, 종이, 비닐, 폐식용유, 일반쓰레기 등 78종의 폐기물을 통합 수거·처리·자원화하는 서비스다.

기존 폐기물 처리 시장이 품목별·업체별로 분절돼 운영되던 것과 달리, 리코는 업박스를 통해 사업장별 배출 특성에 맞춘 폐기물 관리 방식을 제시하고 수거부터 처리, 자원화까지 일괄 서비스를 제공했다.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해 처리 비용을 산정하면서 고객사는 비용을 최대 20%까지 절감할 수 있었고, 전용 수거함과 분리배출장, 압축기 설치 등을 통해 악취와 혼잡이 심했던 폐기물 배출장 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고객 응대 전담팀 운영, 수거 차량 GPS 기반 실시간 처리 과정 공유, 업박스 클라우드를 통한 배출량·비용 확인, 폐기물종합관리시스템 ‘올바로’ 입력 지원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는 시장의 빠른 반응을 이끌어냈다. 리코는 창업 초기 서울 코엑스 음식물 쓰레기 수거 입찰 수주를 시작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고, 2023년 연매출 2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는 연 평균 32%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종업원 수도 86명으로 늘었다.

리코는 업박스 도입 효과도 수치로 제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사업장들이 폐기물 처리 비용을 평균 15%가량 절감했고, 폐기물 관리와 계약, 올바로 입력 등에 드는 행정업무도 약 90% 줄었다고 설명했다. 자원화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량은 총 10만2327톤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충남도는 리코의 급성장 배경으로 벤처펀드를 통한 투자 지원을 꼽고 있다. 도가 출자한 벤처펀드 ‘디쓰리 미래환경 투자조합’은 지난해 리코에 40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리코는 이케아그룹의 투자사인 ‘잉카 인베스트먼트’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잉카 인베스트먼트가 순환경제 분야 10억 유로 투자 계획을 밝힌 이후 아시아 기업으로는 첫 투자 유치 사례로 알려졌다.

리코는 확보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업종·사업장·규모별 최적화 폐기물 자원순환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업박스 서비스를 선보이며 국제 무대 진출의 발판도 마련했다.

기업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리코는 2022년 기업혁신대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 데 이어 2024년에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선정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성장 기업 순위에서 폐기물 관리 분야 1위에 오르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리코가 산골 마을 스타트업에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고객사로 둔 미래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충남 벤처펀드의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지원을 통해 충남형 유니콘 기업을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현재까지 5949억 원 규모의 벤처투자펀드 14개를 조성해 운용 중이며, 이를 2030년까지 30개, 1조5000억 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