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초대석] 논산시보건소 이혜란 건강증진과장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한 37년간의 행복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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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산시보건소 이혜란 건강증진과장은 올 12월 말이면 37년 6개월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이혜란 과장은 27개국에서 3,350명이 참여하였던 제10회 아시안 게임이 열리던 1986년 6월 부여군 보건소에 임상병리사로 임용되면서 공직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그후 1993년 논산시 보건소로 전보되면서 현재까지 근무해 왔다. 37년 공직을 마무리하는 이혜란 과장에게 ‘보건직렬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의학적‧과학적 소양보다도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공감과 연민, 그리고 이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사명감이 먼저”라고 대답한다. 그녀는 이웃의 고통을 본인의 일처럼 아파했고 책임을 느꼈다. 그리고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드는 고통과 질병에 맞서 싸우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보건학과 상담학을 공부하며 훌륭한 보건직렬 공무원보다도 따뜻한 공무원이 되도록 노력했다. 이번 표지초대석에서는 논산시보건소 이혜란 건강증진과장과 함께 그녀가 밟아왔던 37년 여의 시공간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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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무원인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성실함’
이혜란 과장의 공직 생활에 대한 철칙은 ‘성실함’이다. 그 이유는 “철도공무원으로 근무하셨던 아버님의 영향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과장은 1963년 12월 서울 아현동에서 태어났다. 그후 유년시절 대부분은 대전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호수돈중학교와 청란여고를 거쳐 대전보건대를 나왔다. 1986년 6월 임상병리사로 공직에 임용되면서 부여군 보건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1993년 논산시보건소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공직에 더 충실하기 위해 학문에 더욱 정진하기로 결심하고 주경야독한 결과, 2007년 충남대학교에서 보건학을 2013년에는 건양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의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과장은 2006년 6급에 승진하며 2008년 의약팀장 보직을 받은 후 감염병팀장, 정신건강팀장, 건강정책팀장을 거치고 2020년 1월 사무관으로 승진하였다. 그리고 이달 말이면 37년 6개월간의 공직을 종료하고 다음 달 1일부터 6개월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이혜란 과장은 “37년 공직 생활 중에서 새내기 공무원 시절 B형 간염검사와 STD(성병)검사를 위해 고군분투하였던 추억들이 가장 생생하다”고 회상한다.
이 과장은 “1980년대 당시는 국민의 10% 정도가 간염 보균자였다. 그래서 하루에 700~800명 인원에 대한 혈액을 채취하여 4시간 이상을 기다렸다가 혈청검사를 한 후, 익일 검사 결과를 통보했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엄청난 양의 일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유흥업소 종사자에 대한 STD(성병)검사를 위해 숙박업소와 유흥업소를 찾아다녔다”며, “중앙으로부터 할당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기억들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이야기한다.
이 과장은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보람된 일도 많았다”며, “정신건강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치매관리 및 예방 프로그램’에 대해 4년간 전국 1위를 하며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자랑한다. 그런 연유로 2018년 12월 이 과장은 ‘국무총리 모범공무원상’을 수상했다.
배려하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그런 이혜란 과장에게도 가장 큰 고난과 역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였다. “코로나19는 아주 짧은 시간에 모든 사람의 생각과 행동 방식을 바꿔 놓았다. 그런 코로나19에는 우리가 뭘 모르는지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때문에 엔데믹으로 안정화되더라도 언제 다시 끔찍한 팬데믹으로 돌아설지 알 수 없다”며, “절대로 경계심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이 과장은 새로운 후배들이 들어오면 꼭 들려주는 덕담이 있다. 다른 직렬 공무원과 달리 보건직렬 공무원은 소수의 인원이 함께 얼굴을 맞대고 근무해야 하니,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배려하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아프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이 보건직렬 공무원의 일이기 때문에, 때론 의사로, 때론 간호사로, 때론 사회복지사이자 신의 대리인으로 아프고 힘든 사람의 곁을 지키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아픔은 원인조차 단순하지 않은 질병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병 때문에 아프기도 하지만 병든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프기 때문에 이런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야말로 따뜻한 보건직렬 공무원이 되는 힘”이라고 이야기한다.
이혜란 과장은 “그동안 공직에 몸이 매어 제대로 해보지 못했던 엄마로서 할머니로서 역할에 늦은 감은 있지만 열심히 훌륭하게 해 보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내년부터는 가족여행, 친구들과의 여행도 계획 중에 있으며, 그동안 작성해 놓은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달성해 나가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 전영주 편집장
[표지초대석] 논산시보건소 이혜란 건강증진과장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한 37년간의 행복한 동행
논산시보건소 이혜란 건강증진과장은 올 12월 말이면 37년 6개월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이혜란 과장은 27개국에서 3,350명이 참여하였던 제10회 아시안 게임이 열리던 1986년 6월 부여군 보건소에 임상병리사로 임용되면서 공직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그후 1993년 논산시 보건소로 전보되면서 현재까지 근무해 왔다.
37년 공직을 마무리하는 이혜란 과장에게 ‘보건직렬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의학적‧과학적 소양보다도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공감과 연민, 그리고 이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사명감이 먼저”라고 대답한다.
그녀는 이웃의 고통을 본인의 일처럼 아파했고 책임을 느꼈다. 그리고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드는 고통과 질병에 맞서 싸우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보건학과 상담학을 공부하며 훌륭한 보건직렬 공무원보다도 따뜻한 공무원이 되도록 노력했다.
이번 표지초대석에서는 논산시보건소 이혜란 건강증진과장과 함께 그녀가 밟아왔던 37년 여의 시공간을 되돌아본다.
철도공무원인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성실함’
이혜란 과장의 공직 생활에 대한 철칙은 ‘성실함’이다. 그 이유는 “철도공무원으로 근무하셨던 아버님의 영향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과장은 1963년 12월 서울 아현동에서 태어났다. 그후 유년시절 대부분은 대전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호수돈중학교와 청란여고를 거쳐 대전보건대를 나왔다. 1986년 6월 임상병리사로 공직에 임용되면서 부여군 보건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1993년 논산시보건소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공직에 더 충실하기 위해 학문에 더욱 정진하기로 결심하고 주경야독한 결과, 2007년 충남대학교에서 보건학을 2013년에는 건양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의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과장은 2006년 6급에 승진하며 2008년 의약팀장 보직을 받은 후 감염병팀장, 정신건강팀장, 건강정책팀장을 거치고 2020년 1월 사무관으로 승진하였다. 그리고 이달 말이면 37년 6개월간의 공직을 종료하고 다음 달 1일부터 6개월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이혜란 과장은 “37년 공직 생활 중에서 새내기 공무원 시절 B형 간염검사와 STD(성병)검사를 위해 고군분투하였던 추억들이 가장 생생하다”고 회상한다.
이 과장은 “1980년대 당시는 국민의 10% 정도가 간염 보균자였다. 그래서 하루에 700~800명 인원에 대한 혈액을 채취하여 4시간 이상을 기다렸다가 혈청검사를 한 후, 익일 검사 결과를 통보했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엄청난 양의 일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유흥업소 종사자에 대한 STD(성병)검사를 위해 숙박업소와 유흥업소를 찾아다녔다”며, “중앙으로부터 할당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기억들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이야기한다.
이 과장은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보람된 일도 많았다”며, “정신건강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치매관리 및 예방 프로그램’에 대해 4년간 전국 1위를 하며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자랑한다. 그런 연유로 2018년 12월 이 과장은 ‘국무총리 모범공무원상’을 수상했다.
배려하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그런 이혜란 과장에게도 가장 큰 고난과 역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였다. “코로나19는 아주 짧은 시간에 모든 사람의 생각과 행동 방식을 바꿔 놓았다. 그런 코로나19에는 우리가 뭘 모르는지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때문에 엔데믹으로 안정화되더라도 언제 다시 끔찍한 팬데믹으로 돌아설지 알 수 없다”며, “절대로 경계심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이 과장은 새로운 후배들이 들어오면 꼭 들려주는 덕담이 있다. 다른 직렬 공무원과 달리 보건직렬 공무원은 소수의 인원이 함께 얼굴을 맞대고 근무해야 하니,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배려하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아프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이 보건직렬 공무원의 일이기 때문에, 때론 의사로, 때론 간호사로, 때론 사회복지사이자 신의 대리인으로 아프고 힘든 사람의 곁을 지키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아픔은 원인조차 단순하지 않은 질병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병 때문에 아프기도 하지만 병든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프기 때문에 이런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야말로 따뜻한 보건직렬 공무원이 되는 힘”이라고 이야기한다.
이혜란 과장은 “그동안 공직에 몸이 매어 제대로 해보지 못했던 엄마로서 할머니로서 역할에 늦은 감은 있지만 열심히 훌륭하게 해 보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내년부터는 가족여행, 친구들과의 여행도 계획 중에 있으며, 그동안 작성해 놓은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달성해 나가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 전영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