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아리랑을 작시하며]
논산을 하나로 묶어줄 논산아리랑
시(詩)가 한 소절씩 노래가 되면 참 맛깔스럽습니다. 흥겨운 가락에 절로 너른 춤사위가 흐드러집니다. 아리랑의 작시·작사·작곡은 어깨춤 들썩이는 작업이지만, 지정학적인 생태환경과 역사, 시류, 민의 등 제반 요소를 한데 모아 불가마에 쇳물 녹여내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논산 하면 떠오르는 게 참 많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먼저 연무대 훈련소를 꼽습니다. 관심사에 따라서 은진미륵, 탑정호 출렁다리, 선샤인랜드 같은 명소를 거명하기도 합니다. 강경젓갈, 논산딸기처럼 축제 이미지가 떠오르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러나 논산은 조선의 걸출한 대선비들의 정신사가 깃든 곳이요, 예학의 기둥이며 스승의날 발원지요 충절의 대들보이자 깨달음의 반석이기도 합니다.
[1절] 황산벌 들녘 태평성대
먼저 백제와 계백장군, 황산벌이 떠오릅니다. 백제의 후손으로서 『대발해』처럼 『대백제』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소명의식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논산은 충절의 고장이라는 생각이 제일 앞섭니다. 다음으로 역사의 고장, 양반의 고장, 선비의 고장, 멋의 고장, 맛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논산은 역시 백제의 기상이 펄럭입니다. 계백장군 결사대가 황산벌에서 나당연합의 대군과 사투를 벌일 때, 연전연승 밀리지 않았습니다. 신라의 화랑 관창이 희생 정신이 전세를 역전시켰지만, 이 과정에서 황산벌의 이슬로 스러진 양국 젊은이들을 동시에 생각해 봅니다. 서로 겨루었지만 가족사랑, 나라사랑만큼은 한결같았을 젊음들을..... 그 충절의 동맥은 끊어지지 않은 채 후삼국, 백제, 조선으로 맥을 이으면서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은진 반야산의 미륵불은 고려 민중의 희망봉이 되었고, 은진현, 연산현, 노성현의 서원들은 무지몽매한 세상을 밝혀주는 스승이 되어주었습니다. 사계 김장생 선생이 세우신 돈암서원은 인재들을 배출하여 기호유학의 본산이 되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역사의 소용돌이 때마다 피로 물들었던 황산벌 들녘이 이제는 태평성대를 구가하게 되었습니다. 백제의 힘, 누런 황토의 땅 놀뫼의 저력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논산은 양반고장이요 선비고을입니다. 양반(兩班)은 문무(文武)를 함께 갖춘 선비를 가리킵니다. 이 둘을 고루 갖춰야 개인이나 가정도, 고을이나 나라도 태평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종학당 뒷산에는 궁술을 연마하는 활터가 있습니다. 논산은 국방도시 못지않게 지덕체를 겸비한 교육도시, 평화도시 체제의 쌍두마차로 가야 합니다. 농촌과 도시가 어울렁더울렁 상생해야 합니다.
[2절] 금강물결 춤사위
저는 충청의 젓줄인 금강에 주목했습니다. 계룡산이 충청의 영산(靈山)이듯, 계룡산을 에둘러서 논산을 떠받드는 금강도 영강(靈江)입니다. 천리길 금강은 쉬엄쉬엄 너울너울 춤추는데, 때로는 굽이치며, 때로는 세차게 흘러갑니다. 금강 상선약수의 곡선은 누님 치마폭처럼 부드럽고, 그 동선은 인생역정의 순리를 가르쳐 주는 듯합니다.
논산은 어느 곳이든 산과 물을 품고 있습니다. 개태사 쌍계사 같은 고찰과 그를 품은 산들이 노성천, 연산천, 논산천 물에 발 담그면 천지합일의 수채화가 됩니다. 그 물그림자들이 마침내 강경에 이르면 정갈한 금강의 치마폭이 마중합니다. 옥녀봉이 굽어보는 일대에서는 천지인이 하나가 되어 시대의 인물들을 탄생시킵니다. 옥녀가 승천한 옥녀봉 봉화대에서 점화된 일곱 번의 3·1만세 횃불은 황화산성을 거쳐 노성산으로 공주로 천안으로 번져갔습니다. 물길, 불길이 시대사의 길라잡이가 되는 곳, 근대화의 발상지, 성인들이 태어나고 오간 땅이 논산이고 강경이고 연무입니다.
[3절] 탑정호 물보라 무지개
논산의 자랑거리 또한 탑정호가 있습니다. 탑정호 출렁다리가 동양최장이요 음악분수의 파노라마 역시 입니다. 탑정호 수변의 노송 따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입니다. 심신의 눈호강을 시켜주는 담수호 탑정호는 논산의 젖줄입니다.
연장 5천리에 달하는 탑정호 수로는 논산 평야 곳곳을 고루고루 적셔주는 생명수입니다. 다른 곳은 7할이 산지라지만 7할이 농지인 논산은 낙토(樂土)입니다. 대둔산에서 발원하여 탑정호에 이르러 잠시 쉬었다가 갈한 땅 찾아나서는 탑정호 물줄기, 논벼만 키워주는 게 아닙니다. 논산 곳곳의 오곡백과, 특작물들을 고루 적셔줍니다.
그리하여 논산에서는 딸기뿐 아니라 양촌의 감나무(곶감), 연산의 대추, 상월 고구마와 강경젓갈 등 국내 굴지의 농수산물 축제가 면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축제까지 하지 않더라도 마을 이름 당당 내세우는 수박, 상추, 토마토, 사과, 멜론.... 과연 귀농1번지 논산입니다. 탑정호의 물안개, 물보라가 생활 속에도 피어나는, 오색찬란 무지개마을 논산입니다. 먹거리 여행이라 할 만큼 식도락(食道樂) 비중이 높아져가는 즈음, 논산 특유의 먹거리로 뭐가 돋보일까 맛있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상으로, 논산 아리랑을 통하여 논산의 의식주뿐 아니라 자연, 역사, 문화 등을 두루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빠진 아쉬운 이야기들은 자유로운 랩 가사로 만들어 보완하려고 합니다. 논산의 자랑거리가 참 많지만, 그 중에서도 두레풍물은 국내 최고라는 평판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논산아리랑을 짓습니다.
바라건대 논산의 흥이 논산아리랑을 통하여 황산벌 놀뫼땅은 물론 이 나라 방방곡곡에 흘러넘치면 참 좋겠습니다. 논산과 중원땅을 하나로 쩜매줄 논산아리랑, 콧노래가 절로 나네요, 아리랑~ 아리랑~ 논산아리랑~~~
- 김홍신 작가
(왼쪽부터) 박세환 작곡가, 김홍신 작가, 지현아 국악인
박세환 작곡가
- 뉴욕 매네스 음대 석사졸업
-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학교 박사수료 및 줄리어드 음대 이브닝 디비전 수학
- 8장의 정규음반과 다수의 디지털싱글 앨범 발매 및 자작곡 악보집 출판
- 대전시립교향악단 피아니스트 역임
- 현) 충남대학교 외래교수, 뉴욕 JH arts corperations 소속 아티스트
지현아 국악인
-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석사)
- 전국국악경연대회 장관상 3회 수상 (교육부장관상, 문화부장관상)
- 제18회 전국국악대전 대상 (국무총리상)
- MBC전주대사습 장원
- 미국LA, 호주시드니, 러시아국립극장, 일본오사카, 베트남하노이, 중국항저우, 필리핀노블레스국제학교 등 해외초청연주
- 국악방송 로고송
- 가온병창단 예술감독
- 사)한국국악협회 가야금병창 분과위원장
- 영동난계국악단 수석단원
[논산아리랑을 작시하며]
논산을 하나로 묶어줄 논산아리랑
시(詩)가 한 소절씩 노래가 되면 참 맛깔스럽습니다. 흥겨운 가락에 절로 너른 춤사위가 흐드러집니다. 아리랑의 작시·작사·작곡은 어깨춤 들썩이는 작업이지만, 지정학적인 생태환경과 역사, 시류, 민의 등 제반 요소를 한데 모아 불가마에 쇳물 녹여내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논산 하면 떠오르는 게 참 많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먼저 연무대 훈련소를 꼽습니다. 관심사에 따라서 은진미륵, 탑정호 출렁다리, 선샤인랜드 같은 명소를 거명하기도 합니다. 강경젓갈, 논산딸기처럼 축제 이미지가 떠오르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러나 논산은 조선의 걸출한 대선비들의 정신사가 깃든 곳이요, 예학의 기둥이며 스승의날 발원지요 충절의 대들보이자 깨달음의 반석이기도 합니다.
[1절] 황산벌 들녘 태평성대
먼저 백제와 계백장군, 황산벌이 떠오릅니다. 백제의 후손으로서 『대발해』처럼 『대백제』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소명의식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논산은 충절의 고장이라는 생각이 제일 앞섭니다. 다음으로 역사의 고장, 양반의 고장, 선비의 고장, 멋의 고장, 맛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논산은 역시 백제의 기상이 펄럭입니다. 계백장군 결사대가 황산벌에서 나당연합의 대군과 사투를 벌일 때, 연전연승 밀리지 않았습니다. 신라의 화랑 관창이 희생 정신이 전세를 역전시켰지만, 이 과정에서 황산벌의 이슬로 스러진 양국 젊은이들을 동시에 생각해 봅니다. 서로 겨루었지만 가족사랑, 나라사랑만큼은 한결같았을 젊음들을..... 그 충절의 동맥은 끊어지지 않은 채 후삼국, 백제, 조선으로 맥을 이으면서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은진 반야산의 미륵불은 고려 민중의 희망봉이 되었고, 은진현, 연산현, 노성현의 서원들은 무지몽매한 세상을 밝혀주는 스승이 되어주었습니다. 사계 김장생 선생이 세우신 돈암서원은 인재들을 배출하여 기호유학의 본산이 되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역사의 소용돌이 때마다 피로 물들었던 황산벌 들녘이 이제는 태평성대를 구가하게 되었습니다. 백제의 힘, 누런 황토의 땅 놀뫼의 저력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논산은 양반고장이요 선비고을입니다. 양반(兩班)은 문무(文武)를 함께 갖춘 선비를 가리킵니다. 이 둘을 고루 갖춰야 개인이나 가정도, 고을이나 나라도 태평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종학당 뒷산에는 궁술을 연마하는 활터가 있습니다. 논산은 국방도시 못지않게 지덕체를 겸비한 교육도시, 평화도시 체제의 쌍두마차로 가야 합니다. 농촌과 도시가 어울렁더울렁 상생해야 합니다.
[2절] 금강물결 춤사위
저는 충청의 젓줄인 금강에 주목했습니다. 계룡산이 충청의 영산(靈山)이듯, 계룡산을 에둘러서 논산을 떠받드는 금강도 영강(靈江)입니다. 천리길 금강은 쉬엄쉬엄 너울너울 춤추는데, 때로는 굽이치며, 때로는 세차게 흘러갑니다. 금강 상선약수의 곡선은 누님 치마폭처럼 부드럽고, 그 동선은 인생역정의 순리를 가르쳐 주는 듯합니다.
논산은 어느 곳이든 산과 물을 품고 있습니다. 개태사 쌍계사 같은 고찰과 그를 품은 산들이 노성천, 연산천, 논산천 물에 발 담그면 천지합일의 수채화가 됩니다. 그 물그림자들이 마침내 강경에 이르면 정갈한 금강의 치마폭이 마중합니다. 옥녀봉이 굽어보는 일대에서는 천지인이 하나가 되어 시대의 인물들을 탄생시킵니다. 옥녀가 승천한 옥녀봉 봉화대에서 점화된 일곱 번의 3·1만세 횃불은 황화산성을 거쳐 노성산으로 공주로 천안으로 번져갔습니다. 물길, 불길이 시대사의 길라잡이가 되는 곳, 근대화의 발상지, 성인들이 태어나고 오간 땅이 논산이고 강경이고 연무입니다.
[3절] 탑정호 물보라 무지개
논산의 자랑거리 또한 탑정호가 있습니다. 탑정호 출렁다리가 동양최장이요 음악분수의 파노라마 역시 입니다. 탑정호 수변의 노송 따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입니다. 심신의 눈호강을 시켜주는 담수호 탑정호는 논산의 젖줄입니다.
연장 5천리에 달하는 탑정호 수로는 논산 평야 곳곳을 고루고루 적셔주는 생명수입니다. 다른 곳은 7할이 산지라지만 7할이 농지인 논산은 낙토(樂土)입니다. 대둔산에서 발원하여 탑정호에 이르러 잠시 쉬었다가 갈한 땅 찾아나서는 탑정호 물줄기, 논벼만 키워주는 게 아닙니다. 논산 곳곳의 오곡백과, 특작물들을 고루 적셔줍니다.
그리하여 논산에서는 딸기뿐 아니라 양촌의 감나무(곶감), 연산의 대추, 상월 고구마와 강경젓갈 등 국내 굴지의 농수산물 축제가 면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축제까지 하지 않더라도 마을 이름 당당 내세우는 수박, 상추, 토마토, 사과, 멜론.... 과연 귀농1번지 논산입니다. 탑정호의 물안개, 물보라가 생활 속에도 피어나는, 오색찬란 무지개마을 논산입니다. 먹거리 여행이라 할 만큼 식도락(食道樂) 비중이 높아져가는 즈음, 논산 특유의 먹거리로 뭐가 돋보일까 맛있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상으로, 논산 아리랑을 통하여 논산의 의식주뿐 아니라 자연, 역사, 문화 등을 두루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빠진 아쉬운 이야기들은 자유로운 랩 가사로 만들어 보완하려고 합니다. 논산의 자랑거리가 참 많지만, 그 중에서도 두레풍물은 국내 최고라는 평판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논산아리랑을 짓습니다.
바라건대 논산의 흥이 논산아리랑을 통하여 황산벌 놀뫼땅은 물론 이 나라 방방곡곡에 흘러넘치면 참 좋겠습니다. 논산과 중원땅을 하나로 쩜매줄 논산아리랑, 콧노래가 절로 나네요, 아리랑~ 아리랑~ 논산아리랑~~~
- 김홍신 작가
(왼쪽부터) 박세환 작곡가, 김홍신 작가, 지현아 국악인
박세환 작곡가
지현아 국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