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초대석] 김양희 라파엘요양병원 이사장
초고령화 시대 '어르신 돌봄'의 방파제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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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늙음은 언젠가 누구에게나 찾아오게 돼 있고, 또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갔다가 돌아온 사람은 없다.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고독’은 사람들과 접촉 없이 차단 또는 고립되어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따라서 더 이상 얻을 수 없는 사랑을 품은 사람 즉,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 세상의 관심과 사랑이 더욱 필요하기에 누구보다도 깊은 고독을 느낄 것이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늙어서도 죽는 그 순간까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죽음이 있어 삶이 곧고 의젓해야 하지만 살다 보면 죽음을 내다보지 못하고 숨쉬는 그 순간에만 몰입하고 있다. 이와같이 초고령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고령 노인들에 대한 돌봄, 요양, 간병이 더 이상 사회문제로 커지기 전에 민간, 공공이 합심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해나가자”고 주문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양희 라파엘요양병원 이사장’이다. 이번호 [표지초대석]에서는 김양희 이사장을 만나 초고령시대에 접어든 한국 “<어르신 돌봄> 어디까지 왔는지?” 진단을 받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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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효자’와 ‘죄인’을 만드는 ‘사회적 입원’
김양희 이사장은 “전 세계의 인구 고령화 문제는 모든 나라가 겪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령화문제 해결 속도보다 고령화 인구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최근 노인인구, 만성질환자, 재활환자 등 장기 요양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요양병원이 과잉공급 상태에 있는 실정이다”라며 이야기를 꺼내든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가 요구되는 현실 속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일부 요양병원의 운영 전문성이나 서비스 공급의 효율성을 확보하지 못한 문제점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신뢰도가 저하되어 있는 상태”라고 지적한다.
김양희 이사장은 “민간 의료기관의 특성상 일정한 이익을 발생시켜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논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정액 수가제’는 ‘서비스의 질’을 높일수록 경영 압박을 받는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노인 요양병원의 기능을 재정립하여 노인과 관련된 모든 보건‧의료 및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양희 이사장은 “이웃나라 일본은 초고령화 속 의료재정 급증에 따라 요양병원을 없애고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합친 개념의 ‘개호의료원’을 도입했다”며, “이는 낮은 수준의 ‘치료’와 적절한 ‘돌봄’ 모두 필요한 수요에 맞춰 새로운 시설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치료가 불필요한 노인들마저 돌봄을 위해 요양병원에 머무는 ‘사회적 입원’이 문제가 되었으며, 개호의료원에서는 의사가 상주하며 간호사와 요양사가 간병, 생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고 이야기한다.
[요양병원 간병 제도화하는 기능 재정립 되어야]
김 이사장은 “요양병원 간병을 건강보험에 편입하고 불합리한 규제 개선 등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요양병원 간병을 제도화하면 ▲고령환자 인권 향상 ▲간병비 부담 경감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여성의 사회진출 장려 ▲요양병원 의료서비스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간병인의 업무 범위와 기준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며, “일본의 경우, 간병인 격인 간호보조자가 환자의 일상생활과 생활환경을 보조하며,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업무를 명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간병서비스가 제도화되지 않아 간병인의 업무 범위, 간호사가 간병인에게 위임 가능한 업무 기준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또한 요양보호사는 국가자격증이지만 간병인은 민간자격일 뿐만 아니라 공통 자격 기준조차 없이 민간기관에서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두 발로 설 수 있을 때 떠나겠다”는 남편을 지켜 본 아내]
이야기 말미에 김 이사장은 얼마 전 읽었다는 책을 한 권 소개한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두 발로 설 수 있을 때 스스로 떠나겠다”는 결정을 내린 남편을 돕는 미국 소설가 ‘에이미 블룸’의 <사랑을 담아>라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조발성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남편이 “두 발로 설 수 있을 때 떠나고 싶어. 무릎 꿇고 살고 싶지 않다”라고 해 아내는 방법을 찾아 스위스의 비영리기관 ‘디그니타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남편은 삶을 끝내기로 마음을 먹고, “우린 오래 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여기 있는 것이다”라며, ‘남편은 죽으러, 아내는 그의 죽음을 도우러’ 스위스행 비행기에 오른다. ‘디그니타스’는 시종일관 ‘온전한 판단력, 분별력’을 요구했다.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으로 내린 판단이 아니라 온전한 정신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김양희 이사장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에 이르기 전에 죽음의 길을 물어보라”며, “존엄한 죽음, ‘웰다잉(Well dying)’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삶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라파엘요양병원은 어르신들이 고독하지 않고 삶의 희망과 재활의 의지가 가득한 요양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늘도 전 직원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 전영주 편집장
[표지초대석] 김양희 라파엘요양병원 이사장
초고령화 시대 '어르신 돌봄'의 방파제가 되겠습니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늙음은 언젠가 누구에게나 찾아오게 돼 있고, 또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갔다가 돌아온 사람은 없다.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고독’은 사람들과 접촉 없이 차단 또는 고립되어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따라서 더 이상 얻을 수 없는 사랑을 품은 사람 즉,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 세상의 관심과 사랑이 더욱 필요하기에 누구보다도 깊은 고독을 느낄 것이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늙어서도 죽는 그 순간까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죽음이 있어 삶이 곧고 의젓해야 하지만 살다 보면 죽음을 내다보지 못하고 숨쉬는 그 순간에만 몰입하고 있다.
이와같이 초고령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고령 노인들에 대한 돌봄, 요양, 간병이 더 이상 사회문제로 커지기 전에 민간, 공공이 합심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해나가자”고 주문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양희 라파엘요양병원 이사장’이다.
이번호 [표지초대석]에서는 김양희 이사장을 만나 초고령시대에 접어든 한국 “<어르신 돌봄> 어디까지 왔는지?” 진단을 받아본다.
■ ‘불효자’와 ‘죄인’을 만드는 ‘사회적 입원’
김양희 이사장은 “전 세계의 인구 고령화 문제는 모든 나라가 겪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령화문제 해결 속도보다 고령화 인구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최근 노인인구, 만성질환자, 재활환자 등 장기 요양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요양병원이 과잉공급 상태에 있는 실정이다”라며 이야기를 꺼내든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가 요구되는 현실 속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일부 요양병원의 운영 전문성이나 서비스 공급의 효율성을 확보하지 못한 문제점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신뢰도가 저하되어 있는 상태”라고 지적한다.
김양희 이사장은 “민간 의료기관의 특성상 일정한 이익을 발생시켜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논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정액 수가제’는 ‘서비스의 질’을 높일수록 경영 압박을 받는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노인 요양병원의 기능을 재정립하여 노인과 관련된 모든 보건‧의료 및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양희 이사장은 “이웃나라 일본은 초고령화 속 의료재정 급증에 따라 요양병원을 없애고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합친 개념의 ‘개호의료원’을 도입했다”며, “이는 낮은 수준의 ‘치료’와 적절한 ‘돌봄’ 모두 필요한 수요에 맞춰 새로운 시설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치료가 불필요한 노인들마저 돌봄을 위해 요양병원에 머무는 ‘사회적 입원’이 문제가 되었으며, 개호의료원에서는 의사가 상주하며 간호사와 요양사가 간병, 생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고 이야기한다.
[요양병원 간병 제도화하는 기능 재정립 되어야]
김 이사장은 “요양병원 간병을 건강보험에 편입하고 불합리한 규제 개선 등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요양병원 간병을 제도화하면 ▲고령환자 인권 향상 ▲간병비 부담 경감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여성의 사회진출 장려 ▲요양병원 의료서비스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간병인의 업무 범위와 기준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며, “일본의 경우, 간병인 격인 간호보조자가 환자의 일상생활과 생활환경을 보조하며,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업무를 명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간병서비스가 제도화되지 않아 간병인의 업무 범위, 간호사가 간병인에게 위임 가능한 업무 기준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또한 요양보호사는 국가자격증이지만 간병인은 민간자격일 뿐만 아니라 공통 자격 기준조차 없이 민간기관에서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두 발로 설 수 있을 때 떠나겠다”는 남편을 지켜 본 아내]
이야기 말미에 김 이사장은 얼마 전 읽었다는 책을 한 권 소개한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두 발로 설 수 있을 때 스스로 떠나겠다”는 결정을 내린 남편을 돕는 미국 소설가 ‘에이미 블룸’의 <사랑을 담아>라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조발성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남편이 “두 발로 설 수 있을 때 떠나고 싶어. 무릎 꿇고 살고 싶지 않다”라고 해 아내는 방법을 찾아 스위스의 비영리기관 ‘디그니타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남편은 삶을 끝내기로 마음을 먹고, “우린 오래 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여기 있는 것이다”라며, ‘남편은 죽으러, 아내는 그의 죽음을 도우러’ 스위스행 비행기에 오른다. ‘디그니타스’는 시종일관 ‘온전한 판단력, 분별력’을 요구했다.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으로 내린 판단이 아니라 온전한 정신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김양희 이사장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에 이르기 전에 죽음의 길을 물어보라”며, “존엄한 죽음, ‘웰다잉(Well dying)’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삶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라파엘요양병원은 어르신들이 고독하지 않고 삶의 희망과 재활의 의지가 가득한 요양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늘도 전 직원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 전영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