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산업단지 이야기] 스산한 공단을 가족분위기로 바꾸는 사람들

놀뫼신문
2019-12-29

[성동산업단지 이야기]

스산한 공단을 가족분위기로 바꾸는 사람들


논산일반산업단지의 크리스마스



산업단지! 공장이 모여 있는 산업현장이기 때문에 특별히 무슨 일 생기기 전에는 갈 일이 별로 없는 곳이다. 성동산업단지 역시 그러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동안 성동면은 큰 변화를 겪어왔다. 그 중 가장 큰 환경적 변화는 성동면에 산업단지가 처음 들어섰을 때가 아닐까 한다. 내가 일하는 정지리 옆동네인 원북리에 산업단지가 들어왔을 당시, 공단은 황량하고 적막해 보였다. 회색 공장들과 줄어드는 논밭과 사람들. 어린이집 차를 운행하면서 차창에 비치는 공단의 스산한 풍광은 아이들이나 동네사람들 눈에 어찌 비칠까 걱정이 들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향후를 걱정하던 무렵, 뜻밖의 바람이 불어왔다. 공장만 가득한 산업단지가 아닌 공원 같은 푸르름이 있는 산업단지로 조성되어 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훤출하고 위엄있는 메타세콰이어가 심어지면서 주변 조경이 초입부터 달라졌다. 공단 내 시설도 외부인에게 개방되는 분위기였다. 축구장도 열렸고, 풀더미 곤충들 놀이터였던 공터들이 아이들 놀이터로 뒤바뀌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예산 증액으로 최첨단, 친환경 어린이집 완공


2년 전, 공단과의 협력 하에 친환경/ 최첨단 설비를 갖춘 해맑은어린이집이 유치된 것이다. 나는 성동면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성동숲속어린이집에서 20여년 아이들을 가르쳐 왔다. 그 동안 교육연구를 바탕으로 기업과 지자체 등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상생을 도모하고자 애써왔다. 이런 노력이 인정을 받았는지 우리가 그 어린이집을 위탁 경영할 수 있게 되었다. 

유아교육에 있어 주변 환경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외부환경은 물론 내부 시설 역시 처음 설계가 중요하다. 김영태 관리소장이 어린이집에 최적합한 시설을 자문해달라고 옆동네 어린이집을 찾아왔다.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였다. 일례로 어린이집 초입에는 부모님과 아이들의 등하원시 눈비 신경 쓰지 않고 안전하게 등원할 수 있도록 현관 데크를 시설하면서 부모대기실로 연결되도록 하였다. 

건축면적 493.5㎡(150평) 규모로, 총 17억원이 투자되어 충남 최고의 품격과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여 건축되었다. 49명을 정원으로 하여, 4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1층, 2층 천장과 하늘 옥상 놀이터, 엘리베이터, 아이들 수업에 활용 가능한 대형 텔레비전과 영화감상 및 학부모 참여수업과 부모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빔 프로젝터.... 

유아교육전문가로서 필요하다 느꼈던 것을 다 구현하는 데 있어서 예산이 부족하자 정균철논산일반산업단지 회장과 김영태 관리소장이 공단과 다시 협의하여 수차례 증액을 요청하였다. 그 요청이 결국 받아들여져 최첨단 친환경 시설설비로 알찬 교육의 토대가 마련되자, 위탁받은 우리는 보육·일·가정 양립문제를 해결하는 양질의 어린이집 수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개원 후 운영에도 관리사무소의 손길은 계속 이어졌다. 직장어린이집 차량 지원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요청이 받아들여져서, 공단으로 주야간 출근하는 부모님이 신경 쓰지 않고도 해맑은 어린이집 다니는 일이 가능해졌다. 차량지원으로 다양한 현장체험학습도 쉬어졌다.


논산시 문화유산해설사 해맑은어린이집 방문


마음껏 뛰놀게 된 공단 파라다이스


신나는 일은 연이었다. 옆 동네에 있는 성동숲속어린이집 아이들이 공단을 마음껏 드나들게 되었으니 말이다. 우리가 위탁경영을 하면서 170명 아이들이 그 시설을 공유하게 되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변화의 선순환’이다. 산업단지의 넓은 자연환경에서 맘껏 뛰어놀면서 성동숲속의 꽃무지풀무지 자연체험놀이 활동이 확장되고, 그래서 합동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지금부터 그 사례를 소개해 본다. 


* 널럴한 운동장을 우리 운동장처럼 활용하게 되었다. 공터에서는 잠자리나 메뚜기 같은 곤충도 잡으며 뛰노는 낙원이 되었다. 산업단지 방풍나무, 은행나무, 감나무, 솔나무, 단풍나무와 봄~가을 꽃들을 보면서 늘 알록달록 변신하는 자연을 다름 아닌 옆동네 산업단지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 공단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울려 퍼짐으로써 삭막한 공단이 가족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 2년 동안 3대가족운동회도 열어 왔다. 햇살 좋은 가을날 논산지방산업단지 지방협의회, 해맑은과 성동숲속어린이집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으쌰 으쌰!! 3대가 함께 하는 운동회가 열린다. 공단이 생활터전에서 생활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갔다. 


* 외부에서는 공단 내부 견학을 엄두도 못 내는데, 공단내 산업현장을 어려서부터 가까이서 직접 보며 꿈을 키워나가는 산교육장이 되고 있다. 때로는 선물도 받았는데, 복음자리에서는 잼과 과일청을, 삼광유리에서는 유리용기를 선물로 보내준 적도 있다. 엄마, 아빠의 직업을 눈여겨 보는 것은 물론 주변에 다양한 공장의 직업군들을 보면서 보다 현실적인 미래를 꿈꾸고 있다. 


* 봄이면 산업단지 주변으로 자라나는 봄나물 종류를 탐색해 보고 봄나물을 이용한 수놀이도 한다. “방풍나물줄기는 단단하기도 하고요, 쑥은 줄기 부분에 하얀털이 나 있어요~” 이렇게 우리 어린 친구들과 함께 오감놀이 활동을 하면서 봄나물 특징도 찾아보고 봄나물을 이용해 다양한 연계활동도 해본다. 오감만족 요리활동 등이 그것이다. 


* 땅속 깊이 꼭꼭 숨어 있는 고구마보물찾기도 한다. 고구마순부터 심었던 고구마가 무럭무럭 자라서 고구마수확까지! 한걸음 더 나아가서, 고구마 줄기와 잎을 이용해 ‘내가 좋아하는~’ 이름구성해보기 같은 활동도 한다.


* 길가에서 만난 국화로 즐거운 글씨 만들기 놀이 활동도 신난다. 가을 논산일반산업단지에서만 볼 수 있는 꽃을 이용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가을이 주는 향기, 색깔, 모양 등을 오감으로 느끼곤 한다. 우주글씨만들기, 국화꽃으로별만들기, 꽃비놀이, 꽃다발만들어보기 등을 할 때 아이들은 이미 자연이다. 


얼마 전 우리 아이들은 공단 정원에 가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나무에다 줄조명을 걸었다. 이러저런 활동은, 논산산업단지 관리소장의 ‘지역사회와의 공유 철학’이 베이스로 깔려 있기에 가능하였다. 특히 우리는 바로 옆동네에 산업단지와 어린이집 시설이 있어서 다른 원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활동을 마음껏 해왔다. 그런데 이런 혜택은 우리들만의 특권이 아니다. 성동산업단지는 우리 원아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은 물론 타지에서 오는 사람들이 논산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학습관이 최적지요, 그래서 꼭 필요한 시설이다. 

현재 정원마을이 있어서 그 내부에 영화를 볼 수 있는 강당, 실내 체력단련시설, 기숙사 등이 있다. 그렇지만 “논산산업경제관”이 별도로 생겨서 논산경제 홍보는 물론 학생들이 산업현장을 이해하는 산업교육센터 역할을 해준다면, 우리 생활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경제교육이 손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산업단지에는 논산지역사회와 연계되어 문화해설위원의 방문도 가끔씩 있다. 논산일반산업단지 여러 회사와 기관들을 탐방하며 거기에 걸맞는 교육과 경제 활동이 확산 일로이기를 기대한다. 


- 도평순(성동숲속어린이집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