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칼럼] 기후위기시대, 여름 보양식으로 무엇을 먹을까?

놀뫼신문
2020-07-16


24절기 중 여름에는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가 들어가 있다. 또한 소서와 대서(大暑) 사이에는 초복(7월 16일), 대서와 입추 사이에 중복(7월 26일), 입추 약 1주일 후에 말복(8월 15일)이, 즉 삼복이 있다. 

이 초복, 중복, 말복은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무더운 시기로 땀을 많이 흘리고 더위로 입맛이 없어서 체력이 많이 소모된다고 한다. 

삼복(三伏)은 조선 후기 《동국세시기》에 중국의 《사기(史記)》에 진덕공(秦德公) 2년,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어, 이를 통해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무더위를 피해 술과 음식을 준비해 계곡을 찾아 발을 담그며 더위에 지친 몸을 쉬는 ‘천렵(川獵)’이라는 풍습도 있었다. 

  

보양식의 영양적 이해를 넘어 생태적 이해 


여름철이 되면 가족들과 계곡에 가서 물놀이 하면서 백숙을 먹는다. 그 다음, 불린 쌀과 녹두, 당근, 부추, 버섯 등을 넣어 닭죽을 먹고, 한 나절 즐겁게 놀면서 피서(避暑)를 났던 기억이 난다. 

한 더위 절기에 속해 있는 삼복 때는 삼계탕으로 더위에 지친 몸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많다. 삼계탕은 맵지 않아 외국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한식이다. 외국에서는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에 닭 한 마리나 칠면조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접할 수 있지, 우리나라처럼 삼계탕으로 닭 한 마리를 혼자서 먹는다는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 물론 삼계탕의 닭 한 마리는 보통 크기보다는 작지만, 1인 1닭이라는 것은 그 양이 적지 않다. 삼계탕이 아니어도, 젊은이들 가운데 “1인 1닭을 한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하기도 한다. 

매년 7월은 1년 중 도계수가 가장 많은 달이다. 삼복 중 초복과 중복이 7월에 있고, 더위의 갈증을 맥주나 탄산음료와 함께 치맥, 치콜이라는 이름으로 애용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름 더위를 나기 위한 음식으로 삼계탕이 꼽히는 이유는, 인삼과 함께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고단백질의 영양원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우리의 일상식은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질의 식사로, 여름 더위와 지친 일상을 극복 위해 특별히 고단백질을 찾는다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는 닭고기의 수요를 위해 공급현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동물학대와 환경파괴, 인권문제와 함께 기후위기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한철 ‘내 몸 보신’이라는 명목 하에 동물성단백질을 과다하게 소비할 경우, 우리에게 닥칠 위기는 벌써 가까이 와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인간에게 만물이 서로 얽혀 있고 하나라는 사실, 나와 자연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각성 미생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20년 나의 여름 보양식 메뉴는?


그렇다면 2020년 여름 나의 몸을 위해 선택하는 보양식은 무엇이 좋을까? 더위로 지친 입맛을 살려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기 위해 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을까? 동물성 고단백질이 아닌 식물성 고단백질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스페인에서는 토마토에 각종 채소, 마늘, 콩 등을 갈아서 차갑게 먹는 ‘가스파초’라는 여름 보양식을 즐겨한다고 한다. 

오이냉국은 여름 대표 채소인 오이, 양파에 해초류인 미역이나 우뭇가사리묵을 넣고, 대사를 활발하게 도와주는 식초를 넣은 음식이다. 

또한 7월이 제철이고,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단호박에 찹쌀과 멥쌀, 흑미쌀을 섞어 지은 밥과 각종 견과류, 대추, 밤을 넣어 단호박 영양찜밥을 해 먹어도 좋겠다. 

내 몸의 보양도 하고, 지구도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양식으로 2020년 여름을 건강히 나자!


김인원 (밥상살림 식생활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