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농협의 이장폐천 장두노미(以掌蔽天 藏頭露尾)

2023-02-13

농촌의 미래 어떤 경쟁력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 Ⅲ

논산농협의 이장폐천 장두노미(以掌蔽天 藏頭露尾)





이번 2월 15일자 721호에서는 총체적인 경영 미숙으로 크고 작은 혼선을 겪고 있는 논산농협 내동주유소의 재고 부족 부분에 대한 사항들을 팩트체크하여 1차로 정리한 부분을 보도한다. 

우선, 논산농협은 시재금 횡령이라는 금융사고로 해직 1명, 정직 2명, 감봉 1명, 견책 2명의 징계 조치가 있었다. 또한 하나로마트에서는 그동안 직원들에게 미지급되었던 비용 및 수당 등 1억4,500만 원을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적받고 한꺼번에 물어낸 사실까지 밝혀지고 있다. 여기에 주유소 재고부족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총체적인 관리 부재를 보여주고 있는 형국이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논산농협은 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조합장선거를 의식해서인지 어떻게든 철통 보완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제720호(논산농협 관련 현수막과 대자보 게재)가 발행된 이후 논산농협은 그동안 구독하였던 놀뫼신문을 절독했다. 본인들이 안 보면 사실마저 은폐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마치 꿩이 머리만 감추고 꼬리는 하늘을 향하고 있는 장두노미(藏頭露尾)를 보는 듯하다. 이제라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이장폐천(以掌蔽天)의 어리석음은 그만두고 모든 사실을 공개한 후 떳떳하게 조합장 선거에 임하기를 바란다.




■ 논산농협 내동주유소의 재고부족 사태 


[주유소 직원들 인수인계 후 재고부족 변상]

2022년 8월 25일 인사발령으로 주유소장 등이 교체되면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재고조사 및 인수인계에서 재고 부족분을 확정하고 8월 26일 재고 부족분에 대한 금액 '8천8백만 원'을 주유소장과 지점장, 정규직 및 기능직 직원들이 함께 변상했다.

지도상무가 이사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변상조치는 '주유소 재고 부족에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정리를 했다>"며, "재고부족 현황은 <휘발유 18,000리터에 2천7백만 원>, <경유 18,000리터에 2천9백만 원>, <등유 22,000리터에 3천2백만 원> 총 <58,000리터에 8천8백만 원>"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에 대한 정리현황은 "<8.23. 8백만 원>, <8.24. 2천4백만 원>, <8.26. 5천6백만 원> 총 <8천8백만 원>"이다.

그런데 당초 6월 감사에서 지적되었던 재고 부족은 97,000리터로 파악되었는데, 2달도 안 돼 재고 부족이 58,000리터로 바뀐 정황에 대해서는 취재가 불가능하여 설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변제금액의 "산정기준이 무엇이냐?"는 의문점이 불거진다. 재고량 부족분에 대한 정확한 수량도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부족분에 대한 단가를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기 때문이다.

논산농협 측에서는 "가수금으로 미결산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회계 처리했다"고 이야기한다. 만약 본인들에 대한 "과실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추후 이사회 등의 의결을 거쳐서 "변제를 해 준다"는 방침이다.


[주유소 재고 및 마감 관리는?]

일반적으로 주유소는 당일 시작한 재고량에서 주유기별로 판매한 물량과 탱크로리로 배달 판매한 물량까지 합산해 재고와 시재가 맞지 않으면 그걸 찾을 때까지 계속한다. 그래도 못 찾을 경우는 소장이 물어낸다. 마감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퇴근이나 교대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중간에 교대 근무가 있는 대형주유소의 경우는 잠시 영업을 중단하면서까지 교대 근무자 간의 인수인계도 철저하게 시행한다. 이는 한번 어긋난 재고는 차후 바로잡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논산농협 내동주유소는 재고조사를 분기에 한번, 그러니까 1년에 4번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욱 기막힌 것은 그 기록 자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유소 근무자들은 재고 부족에 대해 그저 "어떻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만 하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답답함을 더해주고 있다. 주유소장은 "주유소 재고가 몇 리터 정도 부족한 건 알고 있었지만, 주변에 물어봐도 정확한 답은 없고 온도 차 때문에 기름의 양이 떨어지니까 온도만 회복되면 정상으로 되지 않겠나?"하는 막연하게 책임감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관리 부재이다.

농협은 여신업무이든 주유소이든 지정된 서식에 의해 1일 결산을 해야 한다. 그런데 내동주유소는 농협주유소 관리시스템, 주유기 POS 시스템과 컴퓨터 등의 작동법이 제대로 숙지가 되지 않아, 클릭 한 번이면 출력이 되는 것을 엑셀에다 계산기까지 갖다 놓고 마감을 했다. 처음부터 자기가 아는 상식 내에서 자기만의 서식을 만들어 발췌하고 엑셀에 넣어서 통계를 잡고 하였으니 참으로 기막힌 일이다.

그런 보고를 받고 싸인을 해준 경영진은 더욱더 기가 막힌 노릇이다.

국내 석유류 제품은 정유회사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이 도매상(석유류 대리점)을 거쳐 소매상(주유소, 일반판매소)으로 유통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논산농협 내동주유소는 소매상이고 이에 제품을 공급하는 도매상은 NH농협 석유사업부이다. 즉, SK의 석유제품이 NH농협을 거쳐 내동주유소로 입고되는 것이다.

이렇듯 논산농협 내에는 주유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전무하다. 따라서 주유소를 경영하고자 했으면, SK 또는 NH농협 석유사업부에 의뢰해 직원들의 실무교육을 정상적으로 실시해 전문화된 경영을 꾀하든지, 아니면 전문가를 영입했어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다.


[탱크나 배관, 밸브 등 지하시설물에서 누유가 되나?]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논산농협 내동주유소의 재고부족 사태를 조사하는 세종기술원에서 제일 먼저 점검한 부분이 탱크, 배관 등의 지하시설물의 점검이었다.

논산농협 임시이사회 보고 내용에 의하면 "탱크 청소 후, 탱크 안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서 점검하였고, 배관에 압력도 걸어보고 여러 가지 비파괴검사법으로 탱크 및 배관 검사를 시행해 본 결과 '지하시설물에는 누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해주었다. 

또한, "탱크가 새지 않아도 과충전으로 유류가 넘칠 수도 있어 탱크 주변의 건수 및 토양을 점검한 결과도 유류의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고 되었다.


[휘발유 경유의 온도에 따른 부피의 차이는?]

석유제품 대리점이나 주유소 등의 거래명세표를 보면 제품의 온도를 상온 15도를 기준으로 하여 비중과 부피를 출고 당시의 온도와 비교‧환산된 것으로 제공한다. 따라서 주유소는 기름의 온도를 15도로 환산하여 재고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석유제품의 특성상 온도가 1도만 올라가도 부피가 크게 늘어 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모든 물체는 같은 질량이라고 해도 온도가 높아지면 부피가 팽창하고 온도가 낮아지면 부피가 줄어든다.

이는 금속보다 물의 변화 정도가 심하며, 석유제품은 물보다 변화의 정도가 더욱 심하다. 온도 1도가 변화될 때마다 휘발유는 0.11%, 경유는 0.08%씩 부피가 달라진다.

산업통상자원부 설명에 따르면 "온도변화에 따라 부피가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세금 징수와 환급을 위해 15도를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업계에서 사용하는 각 석유제품의 질량과 부피의 관계를 정해 놓은 표가 있는데, 이를 <부피환산계수표>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 표에 따라 제품을 출고하는 것을 <온도보정작업>이라고 부른다.

정유사에서 석유 판매대리점이나 주유소에 석유류 제품을 공급할 때는 15도를 기준으로 온도보정을 통해 판매한다. 반면, 주유소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는 온도보정이 안돼 "소비자들이 수백억 원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석유관리원에서 실시했던 연구용역 결과, "우리나라는 계절별 온도 차이가 적어 <온도보상제도 도입>의 타당성이 적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런 온도에 따른 부피의 증감이 '주유소 재고 파악'의 어려움을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내동주유소의 탱크 내부 온도나 주유기의 문제점은?]

기름이 입고되는 온도는 따뜻하고 탱크 속의 온도가 차가우면 온도가 차가운 만큼 부피가 줄어서 재고가 자연스럽게 적어질 수 있다는 가정이 존재한다.

따라서 세종기술원에서 내동주유소의 탱크 속 온도를 측정해 본 결과, "지열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탱크 속 온도는 김칫독처럼 일정하므로 외부 온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하루 종일 온도의 변화는 0.2°C 내외이다"라는 연구논문 결과도 존재하고 있다. 

또한 주유기 자체에 대해서도 "큰 문제점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지난해인 2022년 4월, 5년간의 감가상각이 끝난 주유기를 모두 교체한 상태라 그 전의 교체된 주유기에 대해서는 이상 여부를 판가름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재고 부족에 대한 문제점 분석


위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기계적 부분이나 환경적 부분에서 결함이 없다면 사람이 개입된 행위로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이 크다.

즉,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기름이 덜 왔던지, 판매하는 과정에서 기름이 더 갔던지를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주유소 석유제품의 입고와 출고는 정확했는지?]

주유소는 주유기로 판매하는 방법 이외에도 탱크로리로 배달 판매한다. 특히 경유와 등유 같은 경우에는 면세유뿐만 아니라 배달 판매하는 물량이 상당수다. 따라서 탱크로리를 통한 배달 판매의 제반 사항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① 구매한 석유류 제품은 전량 입고되었는지?

② 배달 탱크로리의 계량은 정확한지?

③ 탱크로리로 배달 판매되고 남은 잔량은 정확하게 회수되었는지?

우선, ①번 항목에 대한 "구매한 석유류 제품이 전량 입고 되었는지?"의 문제는 SK에서 발부한 거래명세서와 내부 거래 장부를 대조하면 간단하게 처리될 수 있는 사항이다. 

②번, ③번의 문제에 대해서는 논산농협 이사회에서 문제점이 구체적으로 보고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탱크로리에 기름을 주입하는 주유기는 주유소 측면에 별도로 세워져 있다. 이는 자동차에 기름을 주유하는 주유기와는 별도의 주유기이다. 이런 탱크로리의 배달을 위해 기름을 주유해 주는 별도의 주유기 검량 결과를 보면 기준 되는 양보다 많은 양을 토출되는 것으로 이사회에 보고되었다. (아래사진참조)


경유 주유기와 등유 주유기가 허용오차 범위를 벗어나 토출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탱크로리 대당 3천 리터에 30리터 안팎으로 더 나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수치를 주유소 개업 당시부터로 환산하면 상당량의 재고부족이 추산되는 것이다. 

또한 배달하고 남은 "잔량의 기름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등의 의문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계절에 따라 판매량이 상이한 등유 탱크의 관리는?] 

SK에서 출하되는 여름철 등유의 출하 온도는 31도 정도이다. 그런데 탱크 내부의 온도는 23~24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7도 정도의 온도 차이가 발생하면서 온도가 내려가는 만큼 부피가 줄게 된다. 반면, 겨울철에는 찬 기름이 따뜻한 탱크로 입고되면서 부피가 늘어나게 된다. 

그렇게 하절기의 손해를 반대로 동절기에는 이득을 보아야 하는데, 동절기에는 바로바로 판매되면서 부피가 늘어날 여유도 없이 소진되기 때문에 온도변화에 따른 이득을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유가의 변동 및 온도의 변화에 따른 지하 저장탱크의 효율적인 운영의 묘가 필요한 대목이다. 즉, 겨울철 배달이 많은 시기에는 기존의 탱크 1기를 등유로 변환해서 차가운 기름의 재고를 늘려주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논산농협 내동주유소의 재고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난 후, 지난해 8월부터 전문기관에 의뢰해 재고부족 사태에 대한 여러 가지 사항을 분석한 결과, 기본적인 원인은 어느 정도 결론이 도출되어 있다.

그러나 논산농협은 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유불리가 형성될 수 있는 부분이기에 '3월 말까지 조사한다'는 기본 방침을 정해 놓고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반면, 지난 한 해에만 기준금리가 2.25%포인트 오르면서 고금리 기조와 함께 국내 은행의 이자수익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시중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하면서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20조 원 규모에 달한다. 그런 결과 NH농협은행은 성과급을 무려 기본급의 400%를 책정했다. 서민들의 피눈물이 섞인 이자가 그들에게는 성과급이 되는 것이다.

총체적인 경영미숙과 관리 부재는 장두노미(藏頭露尾)하고, 폭탄 금리에 의한 이자수익을 경영성과로 착각하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이장폐천(以掌蔽天)의 행위는 이쯤에서 멈췄으면 한다.


-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