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주목한 상월면 산성리

놀뫼신문
2020-02-05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주목한 상월면 산성리]

『주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에서 주목하는 곳이 있다. 논산시 상월면 산성리이다. 최근 이 위원회에서 보고서 하나를 발표하였다. “주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인데 전국 다섯 곳을 비교 분석한 내용이다. 이 보고서에는 산성리 마을 현황을 외관뿐 아니라 내부에서 조명하고 있다. 

산성리는 노성면과 경계이다. 노성산의 노성‘산성’ 아래 위치해 있어 동네이름이 ‘산성리’다. 산 아래로 연못이 있고 그 아래로 54가구 110명이 사는 마을이다. 

농촌마을은 대개 스산하다. 빈집이 늘어나고 고령화 추세이다. 그런데 산성리는 귀농귀촌마을로 소문이 자자하다. 산성리는 지금 귀농인들을 위한 대단위 프로젝트가 추진중이다. 소택지 아래에서 조금 내려와 마을(2반) 한복판이랄 수 있는 곳에 18가구가 들어서는 대단위 주택단지를 조성중이다. 마을주택사업 부지 2600평에 11채, 개인땅 2필지 중 900평에는 4채, 700평에는 3채인데 작년도에 두 채 지었다. 마을에서 분양한 2600평 땅엔 금년 봄부터 건축이 시작된다. 

컨설팅업체가 이런 작업을 한다면 평당 최소 50만원 잡아야 하지만 이 동네는 10만 단위에서 분양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가구수에서는 물론 가격에서도 획기적인 사례인데, 동호인 등을 위한 전원주택이 아니고 실제 귀농하는 생활주택이라는 점에서 더욱 유의하다 하겠다. 정책적 지원 없는 마을 주도의 진행 과정이라서 생각처럼 순탄하지는 않지만, 김흥수 이장의 집념 어린 의지와 마을자치회의 호응과 협조로 진도를 한걸음 한걸음씩 나가는 동네이다. 

이 사례 하나만 보더라도 산성리가 얼마나 삶의 질을 추구하는 마을인지 짐작이 간다.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주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대상 지역 중 하나로 주목한 이유는 많다. 산성리는 아이들이 1년내 농사를 직접 지으며 수확까지 관통하는 꼬마농부 체험교실을 내실있게 운영중이다. 아이들과 함께 재배하는 옥수수나 공동작물들은 출향인들에게 택배로 보내준다. 연못가에 조성해 놓은 공원에서 동네사람들이 어울려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번개팅도 가끔씩 하는 진풍경이다.

3년 전 김흥수 이장이 부임하기 전 청년회조차 없던 마을이다. 그동안 마을 주민이 똘똘 뭉치고 중지를 모아 분투한 결과 총 2억 여원의 지원금을 받아서 마을을 대대적으로 변모시켜갔다. 올해는 ‘마을가꾸기’ 공모에 당선되어 5억 사업이 출발하는 원년이다. 



전국 명소 5곳과 어깨 겨루는 상성리


이처럼 전국에는 마을마다 각각의 방식으로 삶의 질을 추구해가고 있다. 자치분권위원회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동네 5곳을 뽑아냈다. 

[부산 아미동 비석마을] 기찻집 예술 체험장, 아미문화학습관, 아미골행복센터 등 다양한 사업 추진으로 주민 주도의 자활과 마을경제 활성화의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는 동네.

[여수시 반월마을] 여수 도심권과는 떨어진 작은 어촌 마을이지만 율촌 유채꽃밭은 봄이 되면 입소문을 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숨은 명소

[고양시 대덕동 무궁화꽃마을] 2016년 고양시 자치공동체 사업으로 선정되어 마을에 무궁화 묘목을 심고  ‘무궁화 꽃마을, 대덕동 천지에 피다’로 유명해진 마을

[장성군 대곡마을] 축령산 자락에 위치하여 울울창창 빼곡한 편백나무 숲에 위치한 마을로 축령산 치유의 숲과 연계한 체험 휴양인프라 구축으로 각광받는 산림휴양촌.

이런 굴지의 마을에 비하여 출중하게 내놓을 게 별로 없는 논산시 산성리마을은 보고서의 소개글도 단촐하다. 

<노성산성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산성골’이라 하여 구릉성 산지의 완사면에서는 밭농사, 평야 지대에서는 벼농사가 이루어짐>

설문대상 5개 마을 분석 비교는 골고루, 치밀하게 진행하였다. 

 “5개마을은 제가 2년 여간 마을활동을 모니터링한 지역으로 단순데이터 비교로 5개 마을의 우열을 분석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생활여건이나 기본환경 만족도는 도심지와의 거리 등 주변환경과의 상대적 비교에 의한 부분이 많아 수치가 낮다 해서 환경이 안 좋다, 생활여건이 안 좋다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노계향 자치분권위원회전문위원의 전제이다. 

이 보고서의 분석은 강원연구원의 김주원 박사가 하였으며, 분석내용은 노위원이 논산 부분만 따로 정리해놓았다.



설문대상 마을의 생활여건 만족도로 시작해서 기본환경 만족도, 전반적인 삶의 질 만족도를 조사하였다. 지도자 일반적 역량과 마을조직의 사업추진 역량도 따져 물었다.  특히 마을 사업 발전에 대한 주민의견은 5갈래로 나누어서 조사했다. 즉, 투명한 운영과 고객 관리, 일하는 방식, 사업후 성과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산성리의 경우 마을지도자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마을 조직이 활발하게 잘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산성리가 최근 2~3년간 이장님 중심으로 청년회가 활발하게 마을을 변화시키고 나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지요.” 노계향 자치분권위원회전문위원의 설명은 이어진다. “사업 후 성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아직 성과 배분까지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이 나타납니다. 이장님이 마을수익을 위한 방안을 계속 고민중이신 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정책(政策)은 마을 실태에서 출발 


이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는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마을 인구규모에 따른 전반적 삶의 만족도 = 마을의 인구규모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150명 미만 마을의 경우 이웃관계, 마을축제같은 공동행사운영 등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다. 250명 이상인 마을의 경우에는 소득, 생활환경, 교육·문화·보건 등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다.


2) 중심지로부터의 거리에 따른 만족도 = 생활거리가 중심지로부터 가까운 마을의 경우 상하수도, 도로교통, 생활환경의 쾌적도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다. 생활거리가 중심지로부터 먼 마을의 경우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 SOC 범위가 좁게 나타났다. 즉, 생활 SOC(상하수도, 도로, 교량 등)의 범위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마을사업 진행 정도에 따른 만족도 = 마을사업 경험이 많은 마을의 경우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 SOC 범위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마을사업 경험이 적은 마을의 경우 마을의 생활여건보다는 개인의 소득, 학력 등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다. 즉, 진행도가 높을수록 생활 SOC가 발달되어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정책에 반영되는 기초자료가 된다. 이번 조사결과의 정책적 시사점을 총정리해 본다. 


[하나] 마을단위 지원사업은 마을의 발전에 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마을공동체성 회복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마을단위 지원사업의 시행을 통한 마을발전에 있어 리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나며,

- 역량있는 리더 발굴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리더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둘] 마을공동체 복원이 우선시되는 마을단위 지원사업 구성

- 마을공동체 복원은 주민참여라는 기본적 뿌리는 동일하나, 정책을 마련하는 단계에서의 형식적 참여가 아닌 주민들이 생활하는 ‘지역’이라는 공간 속에서 주민들이 직접적으로 참여 사업을 기획하는 생활자치 영역이 강조되어야 한다.

- 주민주권 구현의 토대가 되는 공동체 복원을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교육 및 취미 시간만을 제공하는 단편적 마을공동체 사업이 아니라, 주민참여와 사회적・경제적 개선과 함께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생활 속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필요하다. 



이상 두 가지 정책적 시사점이 자치분권의 정신에 따라서 조만간 농어촌 정책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 거기에 산성리 주민들의 진정성과 줄기찬 의지가 거침 없이 구현되어서 ‘삶의 질’을 표상하는 대한민국 농촌낙원의 전범(典範)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2020 마을가꾸기 원년이다.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