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 생활전문가 초청교육] 계룡명소 팥거리의 팥죽전문점 “콩쥐팥쥐”

놀뫼신문
2019-11-13

[계룡시 생활전문가 초청교육]

계룡명소 팥거리의 팥죽전문점 “콩쥐팥쥐”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에 주력하는 계룡시가 생활전문가 초청 교육도 진행중이다. 지역의 생활업소들을 찾아가 거기 사장님으로부터 평소 궁금했던 이야기를 주고받는, 이동하는 현장교실 프로젝트이다. 그 첫 이야기를 예전 두계시장(팥거리2길 4-3)  콩쥐팥쥐 팥죽집에서 진행하였다. 



팥죽집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이 동네가 처갓집 동네고, 이 자리가 국밥집하다가 다방으로 바뀐 자리였어요. 내가 총각 때 집식구가 두마우체국 직원였는데, 선을 바로 이 자리에서 봤어요. 집식구는 나와 결혼하면서 직장 그만 두고 나를 따라 서울로 올라갔었죠. 서울에서 퇴직 설계를 하던 중, 집식구가 “친정집으로 가자” 하더라구요. “무슨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거기가 팥거리니까 팥여행 겸하여 전국의 팥집도 쭉 돌아보자는 거예요. 

몇 달이 걸리더군요. 지역마다 특성이 있어요. 전주는 좋은 재료가 풍부하여 푸짐합니다. 서울은 어려운 과정으로 공수된 재료 탓인지 멋스런 식단 위조로 차려지더군요. 가장 정겹고 식감이 뛰어나고 푸짐한 먹거리로 재연키 위해 다소간 시행착오도 거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집식구가 자기 이름 오세화로 개업을 하더라구요.


다른 팥죽집과의 차이가 있다면?

나는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해왔고, 우리 가족 중에도 장사를 하는 사람이 없어요. 개업 후에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는데, 내가 매스콤 몇 번 타면서 결국 가족들이 알게 되면서 놀랐죠. 

개업 후 몇 달 간은 가게에 들렀다가도 쑥스러워서 1시간쯤 후 도망치곤 하였어요. 그런 생활이 몇 달 되면서 집식구가 안쓰럽기도 하여 ‘뭐 도와줄 거 없나?’ 하다 보니 메뉴판도 써줘야겠다 싶었고..... 그러다가 이제는 손님을 반갑게 맞는 서빙맨이 되어 있고 계룡 팥전도사로 홍보대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1. 기름을 쓰지 않아 담백하고, 가게에 음식점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팥죽을 테이크아웃도 하는데, 그 음식이 남아서 나중에 먹어도 거부감이 없다.

2. 주방에서 정갈하게 만들고, 홀의 분위기도 정돈하여 식후 찻집으로서의 분위기도 손색이 없도록 관리한다.



그간 KBS ‘한국인의 밥상’ 등 유명 매스콤을 수차례 타셨는데요? 

방송사에 특별히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각각 다른 프로에서 5회에 걸쳐서 방송이 됐어요. 해외에서는 대사나 영사가 허가를 해줘야 재방이 되는데, 뉴질랜드와 미국 한인방송 덕분에 교포께서 우리 가게를 봤대요. “저 사장님, 내가 아는 분”이라고 소리치며 봤다면서 한국이 그리워 귀국하면 꼭 우리집 들려 팥죽을 먹고 가십니다. 

시카고에서 오신 아주머니는 박(바가지) 하나 갖고 싶다 해서 드렸더니 그걸로 겉절이 절여서 가족들에게 먹이고 싶다 하셨죠. 걷기조차 힘드신 노부부 서로 의지하면서 어렵게 식사하고 가시던 분들 가끔씩 떠오를 때면 가슴 한구석이 짜릿해옵니다.

물론 국내분들이 대부분이죠. 어느날 서울에서 손님이 기사를 대동하고 내려왔어요. 내비가 문제가 있었는지, 내려서 물어물어 찾아왔어요. 마침 고구마를 굽고 있었는데, 식후 고구마를 챙겨주니 그 냄새를 맡으며 추억에 젖어들더라구요.”


평소에도 보면 ‘정확’을 모토로 하시는 거 같던데요ㅎ.... 

촬영 중 방송 작가가 주문을 하더군요. “여기 두계 장터가 없어진 이유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계룡 전체가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변한 거다’라고요~ 그러나 그런 멘트를 따르지 않았어요. 시골장이 없어진 것은, 그런 이유에서라기보다 농촌생활이 체질적으로 변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여섭니다. 방송 출연시 머리 염색을 하고 나오라는 당부도 따르지 않았어요. 평상시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맞는 컨셉이라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계룡역 거대한 돌에 새겨진 팥 이야기 내용 중 과장된 것이 있어요. 서양인의 기록이기도 해서인데, 팥거리 조성붐도 중요하지만, 진실이 앞서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팥죽거리의 유래를 정확하게 설명한다면요~?

신도안에서 큰 공사 벌어졌을 때 인부들에게 먹거리가 필요했겠지요. 쌀이 넉넉지 않은 이곳에서 팥이 많아, 그걸로 죽을 해먹었다고 하는데, 그 공사는 어떤 공사였는지는 이야기가 좀 길어집니다. 

산세 좋고 경치 좋은 국립공원 계룡산은 동학사, 갑사, 신원사 같은 대찰이 포진하고 있잖아요? 무속인 세계에서는 계룡산 순례가 대단한 일로 내세울 만큼 계룡산은 영험한 곳, 정기 서린 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내로라 하는 무속인들이 꼭 한번씩 들려가는 계룡산인데, 그 중 신기가 가장 높다는 곳으로 신원사를 꼽습니다. 

780m 관음봉에서 남동쪽으로 내려다보면 연화골(저속한 말로 ‘연애골’)이라는 계곡을 타고 신원사로 가게 됩니다. 좌·우로 무속인들만의 아지트가 즐비했으나 시대의 흐름으로 지금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하대요. 계룡산에서 꼭 봐야 할 또 한 곳은 천왕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곳, 지금의 삼군본부 자리입니다. 지금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되어 있지만, 2020년 10월 세계군문화엑스포가 열릴 곳입니다. 

지금의 계룡은 예전의 두마, 두계면이며 팥 두(豆) 시내 계(溪)라 불렸다고 해요. 80년 이전에 나온 옥편을 보면 콩두(豆)로 표기돼 있으며, 삼군본부가 들어서면서 닭계(鷄)로 후세들이 해석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이성계가 무학대사와 함께 계룡산으로 와서 둘러보고 건축을 명하였는데, 여기에도 이론이 있더군요. 새나라 개국을 하기 위해 신도안, 즉 천도하고자 궁궐공사를 시작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한편 궁궐이라기보다 신원사와 맞닿은 이 지역이 영험하므로 천도재를 지낼 만한 큰 집을 지으려 했다는 설도 있고요....



“팥죽을 쑤려면 곱게 갈아야 하는데 신도안에 도읍 조성시 수많은 인부가 먹을 팥죽을 동네맷돌로 한꺼번에 갈다보니 팥 가는 고을, 즉 두마(豆磨)라는 명칭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요...?

풍수지리적으로 대길지(大吉地)라고 하여 ‘천도’ 후보지로 결정하고 전국에서 내로라는 장정들을 불러 모아 지추석부터 공사를 시작했답니다. 당시 경기도 관찰사 하륜은 풍수지리학의 대가였는데, 하륜에게 공사가 진행중인 이곳 계룡산 터에 대한 심사를 의뢰합니다. 그 결과 보고서는 부정적이대요. “첫째, 공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물자와 인원을 지원하려면 지리적으로 너무 멀다. 둘째, 물이 부족하다.” 이 보고에 따라 1년 후 지추석 115개만을 남긴 채 대공사를 중단하였다고 해요. 115개 남은 지추석은 지금 지방문화재 66호로 지정되어서 보존중이고요....


거리이름도 팥거리요, 아랫장터와 연결되어 있는 지하도의 벽화도 온통 팥죽인데 ‘콩쥐팥쥐’가 유일하다시피한 팥죽집이네요. 문 앞에 붙어 있는 <미더유> 인증업체는 무엇인가요? 

2014년 이 인증제도를 시작할 때 7개만 선정되었는데, 우리가 최초의 선정업체예요. “충남을 대표하는 건강한 로컬푸드 음식점” 미더유는 충남농어업6차산업화센터에서 인증해 줍니다. ‘미더유’ 인증 기준 중 하나는 지역농산물 60% 이상 써야 한다는 겁니다. 

팥은 콩 중에서 제일 늦게 수확하고, 제일 먼저 상하기 때문에 구매가 최대 관건입니다. 우리는 로컬푸드 100%입니다. 개업할 때 처음에는 여기 처갓집에서 아는 사람들의 것만 구매하였어요. 이제는 동네에서 직접 재배하는 분들 다 알게 되어서 재배 전부터 얘기하고 심는 분도 있어요. 현재는 1kg에 8~9천원인데, 한때 1만5천원 호가했던 때가 있었어요.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기에, 그 한해는 현상유지만 했답니다. 김치도 우리 재료로 정선하여서 직접 담가요. 가끔 1/5 가격으로 유혹하는 업자가 있지만 단박에 거절해왔어요. 



팥의 효능이 궁금하고요....맛있게 먹는 법이 있다면요?

팥죽집이니까 ‘팥의 효능’에 대하여 써놓으라는 손님도 있지만 나는 붙여 놓지 않아요. 문헌에는 “위산이 많은 사람에게 팥은 궁합이 맞지 않다”고 나와 있는데, 그런 것 빼고서 좋은 것만 써넣을 수는 없어서죠. 

차제에 말로 한다면, 전체적으로 영향균형이 뛰어나고 많은 식이섬유가 함유되어 있다고 해요. B2, A, 니코틴산, 칼슘, B1 포만감이 높아 과식예방에 좋아서 최근에는 다이어트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죠. 팥의 외피에는 사포닌과 안토시안이 풍부하여 사포닌은 혈중 콜레스트롤 수치를 저하시키고 심장병을 예방하고 이뇨작용으로 체내 불필요한 수분을 제거하여 심장병, 각기병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검붉은 색소성분인 안토시안은 노화 성인병의 주역인 활성산소를 없애 노화방지에 탁월하다고 합니다. 용혈작용이 있어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설사할 수 있고요, 특히 당뇨병 환자는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혈당이 상승하기 때문에 적당히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팥죽을 먹을 때 설탕을 듬뿍 넣으면 사포닌 기능이 파괴되므로 설탕보다는 소금을 조금 넣은 편이 나을 겁니다. 


[대담]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