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논산계룡교육지원청 영재교육] 자녀교육특강 '김홍신의 인생수업'

2025-03-24

[2025 논산계룡교육지원청 영재교육]

“영재 한 사람 제대로 길러내면” 


논산계룡 영재교육입학식, 23회째 

자녀교육특강 “김홍신의 인생수업”  

 현장체험과 인문교육 강화


지난 22일 영재교육원 입학식이 열렸다. 장소는 건양대학교 경상학관 대강당. 23회째를 맞는 이번 입학생 수는 127명이다. 입학식은 9시 반부터 시작되었다. 박양훈 교육장은 입학을 허가했고 신입생 대표 두 명은 선서를 하였다. 

김경태 장학사가 나서서 교육과정을 안내했다. 교과활동은 3~11월 매주 토요일 4시간씩 총 70시간 진행된다. 현장체험 등 재량활동은 32시간, 그래서 총 100여 시간의 영재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설명이다. 셔틀버스 운행하는 지역이 별로 없지만, 논산에서는 영재교육을 위해 교통서비스도 제공한다.  


영재교육 특강 주제는 “김홍신의 인생수업과 자녀교육”


[특강] 범상찮은 땅 논산에 경탄하라


그 다음 한시간 반은 특강시간으로 할애되었다. 영재교육 입학생 보호자들이 동석하였다. 지도교사와 강사도 40여 명, 이렇게 300여 명이 함께하는 자리가 되었다. 강사로 나선 김홍신 소설가는 “관중층이 다양하여 초점 맞추기 어렵다”며 우리가 사는 지역이야기부터 시작해 보겠다고 운을 띄웠다. 계백의 혼, 논산이 발원지인 기호유학, 동학농민군, 궁터와 훈련소, 스승의날 발원 등등 문무 겸비한 충청도 논산땅의 지역사를 열거하면서, 앞으로 새 시대는 논산의 선비주의와 양반정신이 새로운 제도로 떠오를 것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어머니의 훈육 이야기가 이어졌다. 장애친구를 놀렸을 때 억지 사과를 하면서도 죄책감은 별로 없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회초리를 가져오라 하더니만 “내가 너를 잘못 키웠으니 이제 네가 엄마 종아리를 쳐라”고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이 가르침은 평생 이어졌다. 졸업 후 나병환자 관련 일을 하였고, 국회의원 시절에는 장애인관련법 제정 등 약자를 위하여, 요즘은 필리핀 미개지역에 학교 세우는 활동 등으로. 

특강에서는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나 자신에 대한 경탄, 자존감이 강조되었다. 마친 후 안내 멘트가 없었는데도 아이들은 무대쪽으로 나왔다. 『겪어보면 안다』책에 사인을 받기 위해서다.  “작가님 말씀 듣고 저 자신이 명품이 되기로 했어요!”  1.5시간은 학생 입장에서는 길다면 길기에 도중 딴청 부리기도 했는데, 와중에 들을 건 다 듣고 요점정리까지 하고 있던 영재들이다. 


특강이 끝나고 나서 “겪어보면 안다” 책의 저자 사인 


[프로그램] 특별활동, 현장체험 보완 


입학식을 마치고 교육장과 장학사, 학부모가 함께하는 자리에서 김홍신 작가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창의성, 개별성, 홍익인간 그런 이야기를 좀더 나눴어야 했는데 ‘현실적으로 국영수는 어쩔 수 없다’는 쪽에 비중이 더 컸네요.” 박교육장이 말을 받는다. “교육계에서도 교내 특별활동이나 현장체험학습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입시제도나 안전사고 등의 벽 넘기가 쉽지 않다 보니까요.....”

이번 영재교육의 재량활동 중 현장체험학습은 여름방학 때 잡혀 있다. 장소는 국립청소년바이오생명센터. 소중한 생명 및 생명공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여기에는 이번에 선발된 논산계룡 지역 영재학생 120명이 1박2일 합숙하지만 평상시에는 8개 반으로 나누어서 활동한다. 수학과학반은 초5반과 초6반 16명씩 따로이다. 지역상 논산, 계룡 역시 따로인데 논산시는 양촌면에 있는 ‘논산AI미래배움터’ 계룡시는 ‘청소년별마루센터’가 영재들의 배움터다.

중학교 수학과학반은 역시 중등1과 중등2 두 반으로 나뉜다. 영재교육은 수학과학 위주로 운영되다가 올해부터 추가 신설된 반이 있다. 초등은 AI·SW반, 중등은 인문사회반이다. 영재는 구분하기에 따라 예체능영재 등 분야별로 다양한데, AI·SW나 인문사회 영재반 신설은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으며 주도하려는 교육적 의지다. 


 특강 도중의 장면들 스케치 


[신설] 초등 AI·SW반, 중등 인문사회반


인문사회 커리큘럼을 보면 국어, 역사, 사회학 등 인문분야 전반이다. 외부강사도 투입되면서 연극 비중이 큰데, 인권, 낭독, AI와 함께 글쓰기 등 다양하다.

영재교육 프로그램 중에는 방학에 16시간 집중하는 <사사교육과정>도 포함되어 있다. 지도교사 1명이 학생 4명 단위 소그룹에서 멘토를 하면서 단행본 같은 결과물도 내려는 소수정예반이다. 여기서도 강조되는 것은 글쓰기다. “글쓰기나 발표는 국어교육의 한 분야라기보다 모든 교육활동의 근간이라고 봅니다. 영재교육에서뿐 아니라 일상 교육 전반에서 보편화되면 좋겠습니다.” 이런 교육관을 피력하는 박 교육장은 기차 타고 떠나는 문학관기행, 고교생까지 포함한 글쓰기반, 청소년문학상 등으로 글쓰기의 영토 확대를 꾀한다.  


[향방] 소수의 영향력, 다수의 행복


어느 한 사람의 영향력이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예외도 적잖다. 가끔씩 어떤 인물이 부상하여 역사의 물꼬를 바꾼다. 그게 천재일 수도 있고, 문제아일 수도 있다.

길을 잘못 든 해커가 어떤 계기가 되어 요직에 앉게 되고, 기여도가 높은 인물로 변신하는 스토리는 영화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존재한다. 한 사람의 힘이 선한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김홍신의 영재교육 특강도 일맥상통한다. 다만 우주에 단 하나뿐인 자신의 소중함을 깊이 인식할 때, 그런 각자가 모일 때 세상은 달라질 거라는 믿음이다.

자기 자신의 존귀함을 자각하면서 그런 자신을 잘 가꾸고 힘든 고개도 넘다 보면, 어느 사이 소중한 곁들도 존중하면서 더불어 행복해지는 세상이 되리라는 희망적 낙관론이다. 


- 이진영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