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발행인 동호회 ‘문화기행’]
‘문화기행단’의 인문학~경영학 여행, 논산편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지금도 간간이 회자되는 카피다. 현대카드의 이 광고 카피는 누가 썼을까? 김흥기 한국사보협회장이다. 전설적인 카피라이터가 논산을 찾았고, 김홍신문학관에서는 카피 라이팅을 주제로 시민강좌도 펼쳤다.
그는 2월 6일 목적지로 논산을 선택한 문화기행팀의 일원이다. ‘문화기행’은 한국잡지협회 회원사 중 문화기행을 목적으로 구성된 인문학&경영학 동아리다. 두 달에 한번씩 떠나는데 지자체, 문학관, 기업을 순방한다. 작년 10월 공주시 나태주문학관을 시작으로 12월에는 고양시 김영진문학관을 코스로 잡았다. 올해 들어 첫 방문지로 잡은 곳이 논산이다.

문화기행팀 논산시장과의 대화

잡지발행인들에게 논산을 소개하는 백성현 시장

질문하는 최서임 “팜&마켓”발행인
[논산시청] 문무양반도시에서의 농촌관광
여의도 한국잡지협회 회관에서 출발한 버스는 김홍신 작가 동승 겸 서초구를 경유했는데, 서초구청장의 덕담을 듣고서 출발했다. 버스 안은 김홍신 작가의 논산이야기 독무대였다. “논산 하면 연무대라서 군 이미지가 강하지만 충청도 논산은 양반(兩班) 도시다. 논산의 돈암서원은 사계 김장생 선생이 송시열 같은 예학의 대가들을 길러낸 기호유학의 진원지다. 얼마 전에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설립되어 기호유학과 국학을 본격 진흥하는 센터가 되었다. 이처럼 논산은 문과 무가 동시에 흥왕하는 양반도시”임을 강조하는 시공이었다.
11시 논산에 도착하니 백성현 논산시장이 청사 입구에서 30여 방문객 하나하나를 맞아주었다. 회의실에는 논산 11경 팸플릿과 딸기 등이 낯선 외지인들을 반겼다. 대형모니터는 논산의 전통시장인 화지시장 등 이곳저곳으로 줌인해 주었다. 논산시장의 환영인사 후는 자유로운 대화시간이었다. 딸기축제 등 현안 질의 응답과 함께, 논산시에 대하여 보고 느낀 소감도 나왔다. 인천의 갤러리 고마루 박지윤 관장은 “논산을 제대로 느껴보기 위하여 하루 전 내려와 한옥집에서 1박 하였고 아침에 돈암서원을 둘러보고 오는 길”이라면서 본인이 선호하는 여행 테마가 “고택, 사원, 동굴, 릉” 등인데 “그런 여행이 메리트가 커 보인다”는 제언도 곁들였다.


문학관 곳곳을 해설한 후 신춘특강을 이어가는 김홍신 작가

김흥기 한국사보협회장의 “카피 라이팅” 열강
[김홍신문학관 시민강좌] 문화 확산 ~ 심금 울리는 카피
논산시장과의 환담은 예정된 시간을 넘겼지만, 토속식당 ‘산아래’ 시레기 한정식은 고향집 분위기였다. 김홍신문학관에는 1시 넘어 도착하였다. 감기 기운에도 아랑곳이랴, 김홍신 작가는 마이크를 잡고 유창한 해설사로 변신하였다. 1층에서부터 간간 삽입되던 비하인드 스토리는 2층 발해관에서 절정에 달했다. 발해관련 자료 수집 당시 김일성 친필이 들어있는 책 들여오는 첩보 방불의 비사를 들으면서, 최해혁 문화기행 대표가 불쑥 제안을 한다. “발해 역사와 뿌리를 찾아 떠나는 문화기행으로 5월에는 속초 발해역사관, 가을에는 발해 수도 동모산 등정을 해보자”는 발의!
해설을 마친 김 작가는 서둘러 세미나실로 향하였다. 문학관에서 논산시민들과 함께 나누기로 한 “신춘덕담” 시간이 임박해서다. 최근 계엄과 관련 김홍신 작가 이름으로 나도는 가짜글은 SNS 세상의 독소지만, 동치미의 “겪어보면 안다”는 낭송 동영상은 노작가를 현실무대로 소환해주는 훈풍으로, 이 둘은 유명세의 명암인 듯싶었다. 구랍 법륜스님과 함께 다녀온 필리핀 오지 이야기 역시 입춘 훈풍이었다.
문학관시민강좌 두 번째 순서는 김흥기 한국사보협회장의 카피 특강이었다. “상업적인 광고문구에 매달리다 뒷전으로 밀렸던 시를 최근에서야 펴냈다”고 술회하는 그의 마음바탕에는 처음부터 문학적 감성 깔려 있는 듯 보였다.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 경동보일러 카핀데, 당시 기술력만 부각시키던 타사 보일러와는 접근의 차원을 달리했던 거 같다. 그 후 경동이 모스크바 등지로 수출길 트며 성장한 기업 이야기.... 런던국제광고제 한국대표이기도 한 그는 “한국광고는 성윤리 등 이러저런 걸림돌이 많다보니 세계시장에서는 밀리고 있다”는 광고업계의 현주소도 일깨워 준다.

스마트팜 농장을 설명하는 김성억 팜팜(주) 재배팀 본부장


8천여평의 대규모 유리온실에서 숙성중인 고품질 토마토를 보면서
[팜팜] 스마트팜 거대 온실에서 본 한국농업 비전
2시 반, 이제부터는 현장학습을 위해 떠난다. 첫 번째 필드는 금강대학교 앞 팜팜㈜ 농장이다. 문학관에서 30여 분 가는 동안 버스 안에서는 논산이야기가 메아리쳤다. 유유철 문화관광해설사는 논산에서 발견되는 청동기 시대 유물부터 지목하면서, 황산(黃山)이 아주 오래 전부터 농사짓기에 최적지였음을 소환했다.
고구마 축제장였던 금강대 앞 옥토가 몇 년 전부터 상전벽해하였다. 8500평의 거대한 유리온실이 들어서면서다. 젊은 농부 양광식 대표는 광석면에서 4반세기 넘게 토마토 농사만 짓다가 2017년 농업회사법인 팜팜(Parm Farm)을 설립한다. 팜(Parm)은 농산물을 ‘판다’는 팜으로, 농산물 생산업체가 유통을 겸하는 회사로 사세를 확장한 케이스다. 현재 팜팜은 딸기 유통뿐 아니라 신세계와 쿠팡에서 토마토 판매를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스테비아는, 방울토마토로는 물론 쉽게 빨아먹는 주스 제품도 가공 생산 중이다.
상월 농장에 도착하자 비타베리 딸기와 스테비아 토마토(스위프리)가 우리 일행을 반겨준다. 그 맛과 향을 즐기노라니 원예과 출신 김성억 본부장이 우렁찬 목소리로 대형모니터를 통해 스마트팜 농장 구석구석을 비춰 준다. “아니, 저런 노하우와 영업 기밀까지 공개해도 돼요?” 기자의 놀람에 양 대표 표정은 무덤덤하다. “괜찮아요. 어차피 우리 따라올 상대는 없으니까.” 거대 시설에 정부 보조 당연해하는 사람들 적잖은데, 아니란다. 50억 자본금으로 모자라 나머지 50억은 금융기관 융자로 완성한 피와 땀의 결정체라는 거다. 시설투자 50%인 부여군과 대조가 되는 대목이다.

유유철 논산문화관광해설사의 논산이야기


양촌양조장 2층에서 발효과정 지켜본 후에 여행마침표
[양촌양조] 고향 향수 달래주는 100년 전통술
마지막 목적지는 양촌양조장! 이동중인 30여 분 동안 논산이야기는 속편이다.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대중불교가 되었기에 은진미륵불이 논산1경이 되었다든가, 훈련소가 제주도에 있었는데 1951년 논산 구자곡면으로 이전하면서 지명도 연무(대)읍으로 바뀐 이야기.... 어느덧 해는 어스름이고 산골인 양촌은 더 춥다. 막걸리 한 잔 딱 땡기는 타이밍에 문 열고 들어선 양촌양조장! 가업 3대째인 이동중 대표가 마이크를 준비해놓고 있는데, ‘찾아가는 양조장’ 주인장 포스다. 이제 100년 안팎의 술도가는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으로 꼽아야 하는 현실이다.
이 대표는, 안정적인 온도 유지를 위해 반지하에서 누룩을 발효한다는 설명부터 시작한다. 1층은 작업장이고, 반 2층 마루바닥은 관람석 같다. 거기서 유리창 밑으로 아래를 보면 발효 현장이고, 위 대들보 상량문에는 昭和 6년이 써있다. 환산하면 1931년. 마당으로 나와 보니 예전에 썼던 양조 도구와 각양각색의 항아리들이 도열해 있다. 쭉 들어가 보니 막다른 곳에 자리잡은 카페, 막걸리 카페! 밖으로는 양촌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인천이 내려다 보이고 실내는 막걸리 타입의 고색창연 인테리어다. 정조때 하사받았다는 군신제회도와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압권이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개원할 때 선조들 유품을 기탁하였는데, 그 중 두 유품을 복원한 것이란다.
양촌양조는 막걸리만 생산하는 양조장이 아니다. 우렁이쌀로는 손막걸리(& 드라이), 14도의 청주를 양조한다. 1956년도 소주를 구현한 ‘양촌여유소주’는 19, 25, 40도 짜리로 구분된다. 미대 출신인 자제 덕인지 2014년에는 세계 3대디자인 어워드 ‘Reddot’ 입상을 한다. 포장도 멋들어진 선물세트 박스에 이 대표는 6종을 하나씩 바리바리 담았고, 그 보따리는 관촉사 초입의 오리집 ‘예가원’에서 널럴 펼쳐졌다. 향토색 진한 논산땅의 술내음이 리무진 버스와 함께 올라갔다, 한양땅으로.
참, 부산 등 아랫역에서 올라온 일행도 배웅했다. 이들 모두는 자비로 논산땅에 왔고, 귀가하면 각자 자신이 발행하는 매거진에 논산을 본대로 느낀 대로 채색할 것이다. 홍보 측면에서 볼 때 논산으로서는 덩굴째 굴러들어온 호박이다. 그러고 보니, 어느 지자체나 팸투어가 있다. 그 대상자 모집시 가능하면 언론계 종사자 등 인플루언서 그룹을 우선 선발한다면? 홍보 가성비는 확 달라질 거 같다. 일반 관광을 넘어서 문학, 풍속 등 문화예술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집중 기획한다면 금상에 첨화이지 않을까 싶다. 만지지탄이 아니라, 지금부터다.
- 이진영 편집위원
[잡지발행인 동호회 ‘문화기행’]
‘문화기행단’의 인문학~경영학 여행, 논산편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지금도 간간이 회자되는 카피다. 현대카드의 이 광고 카피는 누가 썼을까? 김흥기 한국사보협회장이다. 전설적인 카피라이터가 논산을 찾았고, 김홍신문학관에서는 카피 라이팅을 주제로 시민강좌도 펼쳤다.
그는 2월 6일 목적지로 논산을 선택한 문화기행팀의 일원이다. ‘문화기행’은 한국잡지협회 회원사 중 문화기행을 목적으로 구성된 인문학&경영학 동아리다. 두 달에 한번씩 떠나는데 지자체, 문학관, 기업을 순방한다. 작년 10월 공주시 나태주문학관을 시작으로 12월에는 고양시 김영진문학관을 코스로 잡았다. 올해 들어 첫 방문지로 잡은 곳이 논산이다.
문화기행팀 논산시장과의 대화
잡지발행인들에게 논산을 소개하는 백성현 시장
질문하는 최서임 “팜&마켓”발행인
[논산시청] 문무양반도시에서의 농촌관광
여의도 한국잡지협회 회관에서 출발한 버스는 김홍신 작가 동승 겸 서초구를 경유했는데, 서초구청장의 덕담을 듣고서 출발했다. 버스 안은 김홍신 작가의 논산이야기 독무대였다. “논산 하면 연무대라서 군 이미지가 강하지만 충청도 논산은 양반(兩班) 도시다. 논산의 돈암서원은 사계 김장생 선생이 송시열 같은 예학의 대가들을 길러낸 기호유학의 진원지다. 얼마 전에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설립되어 기호유학과 국학을 본격 진흥하는 센터가 되었다. 이처럼 논산은 문과 무가 동시에 흥왕하는 양반도시”임을 강조하는 시공이었다.
11시 논산에 도착하니 백성현 논산시장이 청사 입구에서 30여 방문객 하나하나를 맞아주었다. 회의실에는 논산 11경 팸플릿과 딸기 등이 낯선 외지인들을 반겼다. 대형모니터는 논산의 전통시장인 화지시장 등 이곳저곳으로 줌인해 주었다. 논산시장의 환영인사 후는 자유로운 대화시간이었다. 딸기축제 등 현안 질의 응답과 함께, 논산시에 대하여 보고 느낀 소감도 나왔다. 인천의 갤러리 고마루 박지윤 관장은 “논산을 제대로 느껴보기 위하여 하루 전 내려와 한옥집에서 1박 하였고 아침에 돈암서원을 둘러보고 오는 길”이라면서 본인이 선호하는 여행 테마가 “고택, 사원, 동굴, 릉” 등인데 “그런 여행이 메리트가 커 보인다”는 제언도 곁들였다.
문학관 곳곳을 해설한 후 신춘특강을 이어가는 김홍신 작가
김흥기 한국사보협회장의 “카피 라이팅” 열강
[김홍신문학관 시민강좌] 문화 확산 ~ 심금 울리는 카피
논산시장과의 환담은 예정된 시간을 넘겼지만, 토속식당 ‘산아래’ 시레기 한정식은 고향집 분위기였다. 김홍신문학관에는 1시 넘어 도착하였다. 감기 기운에도 아랑곳이랴, 김홍신 작가는 마이크를 잡고 유창한 해설사로 변신하였다. 1층에서부터 간간 삽입되던 비하인드 스토리는 2층 발해관에서 절정에 달했다. 발해관련 자료 수집 당시 김일성 친필이 들어있는 책 들여오는 첩보 방불의 비사를 들으면서, 최해혁 문화기행 대표가 불쑥 제안을 한다. “발해 역사와 뿌리를 찾아 떠나는 문화기행으로 5월에는 속초 발해역사관, 가을에는 발해 수도 동모산 등정을 해보자”는 발의!
해설을 마친 김 작가는 서둘러 세미나실로 향하였다. 문학관에서 논산시민들과 함께 나누기로 한 “신춘덕담” 시간이 임박해서다. 최근 계엄과 관련 김홍신 작가 이름으로 나도는 가짜글은 SNS 세상의 독소지만, 동치미의 “겪어보면 안다”는 낭송 동영상은 노작가를 현실무대로 소환해주는 훈풍으로, 이 둘은 유명세의 명암인 듯싶었다. 구랍 법륜스님과 함께 다녀온 필리핀 오지 이야기 역시 입춘 훈풍이었다.
문학관시민강좌 두 번째 순서는 김흥기 한국사보협회장의 카피 특강이었다. “상업적인 광고문구에 매달리다 뒷전으로 밀렸던 시를 최근에서야 펴냈다”고 술회하는 그의 마음바탕에는 처음부터 문학적 감성 깔려 있는 듯 보였다.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 경동보일러 카핀데, 당시 기술력만 부각시키던 타사 보일러와는 접근의 차원을 달리했던 거 같다. 그 후 경동이 모스크바 등지로 수출길 트며 성장한 기업 이야기.... 런던국제광고제 한국대표이기도 한 그는 “한국광고는 성윤리 등 이러저런 걸림돌이 많다보니 세계시장에서는 밀리고 있다”는 광고업계의 현주소도 일깨워 준다.
스마트팜 농장을 설명하는 김성억 팜팜(주) 재배팀 본부장
8천여평의 대규모 유리온실에서 숙성중인 고품질 토마토를 보면서
[팜팜] 스마트팜 거대 온실에서 본 한국농업 비전
2시 반, 이제부터는 현장학습을 위해 떠난다. 첫 번째 필드는 금강대학교 앞 팜팜㈜ 농장이다. 문학관에서 30여 분 가는 동안 버스 안에서는 논산이야기가 메아리쳤다. 유유철 문화관광해설사는 논산에서 발견되는 청동기 시대 유물부터 지목하면서, 황산(黃山)이 아주 오래 전부터 농사짓기에 최적지였음을 소환했다.
고구마 축제장였던 금강대 앞 옥토가 몇 년 전부터 상전벽해하였다. 8500평의 거대한 유리온실이 들어서면서다. 젊은 농부 양광식 대표는 광석면에서 4반세기 넘게 토마토 농사만 짓다가 2017년 농업회사법인 팜팜(Parm Farm)을 설립한다. 팜(Parm)은 농산물을 ‘판다’는 팜으로, 농산물 생산업체가 유통을 겸하는 회사로 사세를 확장한 케이스다. 현재 팜팜은 딸기 유통뿐 아니라 신세계와 쿠팡에서 토마토 판매를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스테비아는, 방울토마토로는 물론 쉽게 빨아먹는 주스 제품도 가공 생산 중이다.
상월 농장에 도착하자 비타베리 딸기와 스테비아 토마토(스위프리)가 우리 일행을 반겨준다. 그 맛과 향을 즐기노라니 원예과 출신 김성억 본부장이 우렁찬 목소리로 대형모니터를 통해 스마트팜 농장 구석구석을 비춰 준다. “아니, 저런 노하우와 영업 기밀까지 공개해도 돼요?” 기자의 놀람에 양 대표 표정은 무덤덤하다. “괜찮아요. 어차피 우리 따라올 상대는 없으니까.” 거대 시설에 정부 보조 당연해하는 사람들 적잖은데, 아니란다. 50억 자본금으로 모자라 나머지 50억은 금융기관 융자로 완성한 피와 땀의 결정체라는 거다. 시설투자 50%인 부여군과 대조가 되는 대목이다.
유유철 논산문화관광해설사의 논산이야기
양촌양조장 2층에서 발효과정 지켜본 후에 여행마침표
[양촌양조] 고향 향수 달래주는 100년 전통술
마지막 목적지는 양촌양조장! 이동중인 30여 분 동안 논산이야기는 속편이다.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대중불교가 되었기에 은진미륵불이 논산1경이 되었다든가, 훈련소가 제주도에 있었는데 1951년 논산 구자곡면으로 이전하면서 지명도 연무(대)읍으로 바뀐 이야기.... 어느덧 해는 어스름이고 산골인 양촌은 더 춥다. 막걸리 한 잔 딱 땡기는 타이밍에 문 열고 들어선 양촌양조장! 가업 3대째인 이동중 대표가 마이크를 준비해놓고 있는데, ‘찾아가는 양조장’ 주인장 포스다. 이제 100년 안팎의 술도가는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으로 꼽아야 하는 현실이다.
이 대표는, 안정적인 온도 유지를 위해 반지하에서 누룩을 발효한다는 설명부터 시작한다. 1층은 작업장이고, 반 2층 마루바닥은 관람석 같다. 거기서 유리창 밑으로 아래를 보면 발효 현장이고, 위 대들보 상량문에는 昭和 6년이 써있다. 환산하면 1931년. 마당으로 나와 보니 예전에 썼던 양조 도구와 각양각색의 항아리들이 도열해 있다. 쭉 들어가 보니 막다른 곳에 자리잡은 카페, 막걸리 카페! 밖으로는 양촌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인천이 내려다 보이고 실내는 막걸리 타입의 고색창연 인테리어다. 정조때 하사받았다는 군신제회도와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압권이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개원할 때 선조들 유품을 기탁하였는데, 그 중 두 유품을 복원한 것이란다.
양촌양조는 막걸리만 생산하는 양조장이 아니다. 우렁이쌀로는 손막걸리(& 드라이), 14도의 청주를 양조한다. 1956년도 소주를 구현한 ‘양촌여유소주’는 19, 25, 40도 짜리로 구분된다. 미대 출신인 자제 덕인지 2014년에는 세계 3대디자인 어워드 ‘Reddot’ 입상을 한다. 포장도 멋들어진 선물세트 박스에 이 대표는 6종을 하나씩 바리바리 담았고, 그 보따리는 관촉사 초입의 오리집 ‘예가원’에서 널럴 펼쳐졌다. 향토색 진한 논산땅의 술내음이 리무진 버스와 함께 올라갔다, 한양땅으로.
참, 부산 등 아랫역에서 올라온 일행도 배웅했다. 이들 모두는 자비로 논산땅에 왔고, 귀가하면 각자 자신이 발행하는 매거진에 논산을 본대로 느낀 대로 채색할 것이다. 홍보 측면에서 볼 때 논산으로서는 덩굴째 굴러들어온 호박이다. 그러고 보니, 어느 지자체나 팸투어가 있다. 그 대상자 모집시 가능하면 언론계 종사자 등 인플루언서 그룹을 우선 선발한다면? 홍보 가성비는 확 달라질 거 같다. 일반 관광을 넘어서 문학, 풍속 등 문화예술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집중 기획한다면 금상에 첨화이지 않을까 싶다. 만지지탄이 아니라, 지금부터다.
- 이진영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