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동호회] 어르신 한지공예가 “우리, 텔레비 새해 첫방에 떴어요!”

놀뫼신문
2018-01-01


2018년 1월 2일 화요일 아침 8시 30분 대전 MBC “아침이 좋다”에 논산문화원 한지공예반이 방영되었다. 논산문화원에서 촬영해간 “100세 한지사랑”이 이 프로 첫 코너에서 10분간 송출된 것이다. 


담당 최용희 작가는 “『찬슈 왔슈』라는 코너는 지역에서 활발하게 운영중인 동호회를 소개”하는 것이 기획 의도라고 밝히면서, 2018년을 맞아 건강하게 노년을 즐기고 있는 논산의 <100세 한지사랑>을 첫 번째로 내보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느지막이 배운 한지공예 덕분에 노년의 외로움도, 몸의 병까지 말끔하게 날려버렸다는 신통방통한 이야기, 어르신들의 한지사랑을 박찬규 리포터가 생동감 있게 들려주는 시간이었다. 한지 하면 규방공예처럼 여성들만 선호할 거 같지만, 논산 한지사랑반은 반장이 남자이다. 막상 하다 보니까 너무 좋아 부인에게도 권하여 캠퍼스 커플처럼 함께 나오는 경우도 있다. 논산시 백세행복과처럼 100세를 강조한 것은, 다른 공예도 100세 건강에 유익하지만 한지공예처럼 예전부터 친숙해왔고 좌뇌우뇌 총 가동함으로써 치매 예방에도 이처럼 탁월한 선택이 없기에 “100세 한지 사랑”이란 타이틀을 달고 나가게 된 것이다. 


논산문화원에서 2017년도 봄부터 시행한 이 사업의 공식 명칭은 “전통 한지에 담긴 어르신 공예가의 꿈”이다. 이 사업은 지난 2월 한국문화원연합회 공모사업에 선정된 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매주 월요일 오전 논산문화원에서 김현숙 강사로부터 한지 이론 및 실습과정을 거쳤다. 11월 24~26일에는 모든 교육과정을 마치면서 발표회와 오픈 강좌를 열었다. 오픈하는 날 16명의 참가 어르신들 하나하나 소개가 있었다. 자신이 만든 한지공예 작품을 설명하는 동안 다소 부끄러워하면서도 입가에 스스로 대견하다는 듯 미소가 멈추지 않았다.


11월 29일에는 충남문화재단 주최 ‘보부상 문화를 만나다’ 행사에도 체험부스를 운영하였다. 한 어르신은 이번 교육을 통해서 평생 학습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특히 외로움을 잊고 자존감도 생겨나 정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소감을 표현하였다. 




개인의 의지가 기관과 만날 때


“전통 한지에 담긴 어르신 공예가의 꿈” 사업은 대한민국 한지공예 명인인 김현숙 강사와 논산문화원의 합작품이다. 그 동안 주민센터나 협조가 되는 공공기관에서 어르신들 대상으로 꾸준하게 재능기부를 해오던 김현숙 명인이 이곳저곳 전전하다가, 문화원 새 건물이 완성되고 정식 강좌를 오픈하면서 정착을 한 모양새이다. 전문가와 문화센터가 만나서 성공한 윈윈 모델이다. 거점은 문화원에 두었지만, 교육 외 활동으로 논산시 청소년 진로직업 박람회, 논산시 복지박람회, 남부평생학습축제 등 지역 내의 각종 행사 체험 부스에도 참가하여 재능기부 활동을 자유롭게 펼쳐나갔다. 이렇듯 여러 기관과 협력하여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문화원과 다른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도 지역사회 기관간의 연결 고리가 되어 주었다.


또다른 괄목 성과의 하나는 어르신 이수자 보조 강사제였다. 이수자 보조강사를 선정하여 수업의 보조진행을 맡긴 결과, 수강생들이 수업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동기 유발을 해주었던 것이다.  나와 진배 없었던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눈높이 교육에 따른 작품의 완성도 및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급상승한 것이다.

4월 개강시 ‘꼭두 이야기’ 특강부터 시작하였다. 총 20회수업과 실습, 교육외 활동 5회를 진행해간 결과 초보자가 이제는 한지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데까지 이르렀다. 나만의 종이청화백자, 와인딩 꼬마 스탠드, 멋진 내 가방 디자인, 내 방 만들기, 실내외 디자인 등 생활과 직결된 실용예술 세계쪽으로 수업을 이끌어갔다. 처음에는 소극적이던 어르신들의 수업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면서 자신들의 노하우나 아이디어를 더해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개척해나가게 된 것이다. 지역사회와도 연계하여 본다면, 어르신 정서에 딱 맞으면서도 수준 높은 프로그램이 되어서, 문화원을 중심으로 한 건전한 어르신 문화의 방향까지 설정해준 케이스이다. 


완성된 작품들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발표회 및 전시회 때 판매를 하여 수익을 창출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까지 제시되었다. 작품성이나 실용성에서 판매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한지 자체의  세계화와 확장성도 놀랍지만, 노인일자리 창출까지 확장일변도인 논산한지공예반은 방송국 2018 새해 벽두 아침을 활짝 열어제칠 만도 하다.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