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논산보건소 조현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필요한 도움을 주는 '간호사'가 되겠습니다"

놀뫼신문
2023-03-08

[인물] 논산시보건소 조현준 주무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필요한 도움을 주는 '간호사'가 되겠습니다







"간호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냐?"고 청년 조현준에게 물었다. "간호사는 의학적‧과학적 소양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공감과 연민 그리고 이들을 위해서 희생할 수 있는 사명감이 먼저"라는 명료한 대답이 이립(而立)의 청년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인간의 아픔은 질병 때문만은 아니며 질병의 원인조차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간호사는 때론 보호자로 때론 사회복지사로 때론 장례지도사이자 신의 대리인으로 아픈 사람 곁을 끝까지 지키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빛났던 대한민국인을 뽑는다면 그 주인공은 살을 에는 강추위와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도 선별진료소 등 K방역 최전선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국민의 생명을 지킨 보건의료진일 것이다.

지난 3년간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며 “메멘토 비베레(Memento vivere, 살아야 할 운명임을 기억하라!)”를 하루에도 몇 번씩 기억하였던 논산시보건소 남자간호사 조현준 주무관을 만나본다.




(화지중앙시장에서 코로나19 4차 접종 홍보 캠페인)


□ 본인 소개 및 보건소 업무를 말씀해 주세요


논산시보건소 감염병정책팀 조현준 주무관입니다.

논산시보건소에는 한미옥 소장님을 비롯해 보건행정과, 건강증진과, 보건위생과, 감염병관리과에서 과장님, 팀장님 등 250여 명의 직원이 시민들의 보건과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와 같은 간호직은 보건과 건강에 관한 업무를 맡아보는 전문직급으로 행정, 사업, 집행 등에 관한 일을 맡습니다. 논산시 간호직은 총 61명입니다.

우선 <보건행정과>는 보건기관 시설 유지관리, 회계, 예산, 지역보건의료계획, 관용차량 관리, 진료업무 등 행정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추진하며, 의무분야 행정처분, 무허가 및 부정의료업자 단속, 안마업소, 의료기사에 관한 사항, 마약류 취급자 관리, 의료기기 판매 및 수리업에 관한 사항, 헌혈자 지원사업, 취약계층 의료지원 사업 등 의약과 관련된 업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건강증진과>는 통합건강증진사업, 금연·절주·아토피·천식 사업, 만성질환예방관리, 구강보건업무, 운동처방센터 운영 등 건강정책 업무를 수행하며, 국가암검진 및 암환자의료비지원, 분만 취약지 지원, 난임부부지원 등 모자보건사업의 전반적인 업무,  직접 방문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건강관리, 우리마을 주치의 사업 등을 실시하며, 체력측정 및 운동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건강생활지원센터 등의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보건위생과>는 식품접객업 영업신고, 모범음식점 및 위생등급제 지정관리, 집단급식소 등 인허가 사항, 공중위생 인허가 업무 등의 위생관리 업무, 공중위생관리업소 지도 및 점검을 담당하는 위생지도업무, 자살예방, 정신건강증진시설 관리, 희귀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지원 등 지역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하는 정신건강업무, 치매조기검진사업, 치매인식개선사업, 치매환자 사례관리, 치매안심마을 운영 등 치매안심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근무하는 <감염병관리과>는 법정감염병 1~4급 관리, 감염병 예방을 위한 홍보 및 교육, 국가예방접종사업, 검사실 운영 등 감염병의 전반적인 업무를 맡는 감염병 정책 시행, 코로나19 대응, 재택치료와 관련된 사항, 수인성 및 식품매개감염병 대응 등에 대한 감염병대응 업무, 결핵·한센 등 만성감염병질환에 대한 관리, 방역 및 소독업무와 관련된 감염병 방역 업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 간호직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적 우연히 알게 된 간호사라는 직업, 남자로서 상당히 생소했습니다. 옛날 동·서독에 파견 간호사를 나갔던 고모는 모 대학병원 수간호사 생활하셨습니다. 고모는 간호사에 대해 여러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중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라는 나이팅게일 선서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느낌을 주었고 저를 간호사라는 직업에 매료시켰지요.

간호사로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그 무엇보다 '환자와 일상을 공유'하고, 사람과 사람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상처나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과 영적인 부분까지 케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렇게 일하던 중, ‘더 많은 사람과 더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에 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보건소 간호사가 해답이란 생각에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 간호직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공직자의 첫걸음으로 면사무소에 배치받았습니다. 그곳에서 맡았던 업무는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였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겪어보니 대다수의 대상자는 자신의 건강 상태보다는 당장의 현실에 대한 우려가 깊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업무로써 다가가는 것이 아닌 속 마음을 터놓고 일상대화를 하는 것. 그리고 그중에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행태가 무엇이 있는지, 정신건강을 해칠 수 있는 환경인지를 파악하여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상담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노력한 마음을 알아주신걸까! 처음 냉담했던 반응들은 어느새 아들 손주를 맞이하듯 따뜻한 반응으로 돌아왔습니다.

면사무소에서 근무한 지 5개월이 지난 시점 갑작스레 다가온 ‘코로나19’로 보건소에 발령받게 됐습니다. 보건소 직원들은 감염병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수많은 밤을 새었습니다. 

수 없이 진행했던 감염병 발생 시나리오 모의 훈련, 지역사회 내 전파 방지를 위한 방역조치와 역학조사 등 짧은 기간 동안 수많은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그중 논산 내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환자를 격리치료기관까지 수 시간을 달려 이송하였던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 갑자기 닥친 비상사태에 몸과 마음 모두 정신없고 지쳐있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현재 우리가 닥친 상황보다 대상자가 처음 겪었을 감염병이라는 무서움, 당황스러움, 혼란 그리고 건강이 걱정되었습니다. 

제 역할은 수 시간을 달리며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것보다, 대상자의 ‘마음속 한마디’를 더 귀담아 들으려 노력하는 것이었어요. 점점 편안해지는 대상자를 보며 우리는 시민의 안녕을 바라는 일원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그후 2021년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전국민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실시하게 되면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마음이 아팠던 기억을 잊지 못합니다. 

우리 지역은 특성상 어르신들이 많아요. 코로나19 백신접종은 어르신들을 우선하여 접종하게 되었는데, 접종 후 예기치 못한 부작용들로 문의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그때마다 ‘하소연을 할 곳이 없다. 그런데 정말 내 자식같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해주려고 노력해줘서 무척 고맙다’라는 말을 해주실 때는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흐르는 것을 느꼈답니다.



□ 향후 어떤 일들을 계획하고 있으신지?


논산은 현재 인구의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며 지역소멸 위기에 처해있는 고위험 지역입니다.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음에 따라 시민들의 건강 수준은 높아져야 해요. 

보건소는 지역주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관리하는 컨트롤타워라고 생각합니다. 보건소는 기초 의료제공 및 시민들의 일상이 윤택해질 수 있도록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건상 보건소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시는 대상자들을 위하여 보건소 직원들이 직접 방문하여 시민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보건소는 가장 낮은 곳에서, 하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묵묵히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며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논산을 새롭게, 시민을 행복하게>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백성현 시장님의 간절한 염원은 일선의 직원들에게도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늘 시민의 가까운 곳에서 시민들 건강과 행복의 밀알이 될 수 있도록,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장님의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새로운 변화는 논산뿐만 아니라 모든 지방정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민선8기의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소멸의 도시가 부흥의 도시’로 바뀌는 그 날을 기다리며, 시민의 보건과 건강을 위하여 오늘도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필요한 도움을 주는 보건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