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계룡] 농림과 김용수 주무관 "식물이 전해주는 진심 ‘애기애타(愛己愛他)’"

놀뫼신문
2023-03-25




육근상 시인의 시집 '여우'에서처럼 "무엇이든 끌어안고 있으면 한 생명 다시 얻을 수도 있을 것" 같은 3월을 지나, 생명의 등불 같다는 4월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오고 있다.

계룡시에서 봄을 가장 먼저 준비하고 맞이하는 농림과 녹지조경팀 김용수 주무관을 만나 계묘년의 상큼하고 따뜻한 봄소식을 전해본다.





Q. 김 주무관님, 도대체 봄은 언제부터 입니까?, 그리고 본인 소개도 


답부터 이야기하면 우리나라의 '봄은 3월 14일'에 시작합니다. 

유럽인들은 춘분(3월 21일)을 봄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조금 더 과학적입니다. 최저기온과 최고기온, 평균기온을 모두 합한 값이 15도 이하인 마지막 날을 봄의 시작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1974년부터 2003년까지 30년 동안 평균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봄은 3월 14일에 시작했습니다.

저는 청양에서 태어나 예산농업전문대 식물보호과를 졸업했습니다.

2004년부터 계룡시청에서 산불 및 등산로 관리 업무를 하다가 엑스포준비때문에 가로화단 및 가로수 관리, 도로변 꽃심기, 육묘장 관리 등의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제 손을 거쳐서 "엑스포 조경을 조성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랑스러웠고 감개무량했습니다. 무엇보다 성공리에 엑스포가 마무리될 수 있어서 무척 기쁩니다. 


Q, 오다보니 목련이 만발했습니다. 꽃, 나무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동아시아가 원산지인 목련은 꿀샘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벌과 나비가 나타나기 전인 백악기 공룡시대에 등장한 꽃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그때도 바퀴벌레와 같은 딱정벌레는 있어서 목련이 수분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지요.

세상에 목련만큼 허무한 꽃도 없을 것입니다. 목련꽃이 피었을 때는 더할 나위없이 희고 곱지만 땅에 떨어지면 흡사 비닐처럼 바닥에 들러붙어 쓸어내려 빗질을 해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목련을 가리켜 "뒤끝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북한이 그 많은 꽃 중에서 목련을 국화(國花)로 삼아서 그런지 북한도 뒤끝이 좋지 않습니다.

말이 없는 꽃과 나무도 결국 사람사는 세상이야기와 다름이 없습니다.

저는 꽃과 나무와 함께 지나면서 이장선위(易長先萎) 만취득수(晩翠得壽)를 항상 유념하고 있습니다.

이장선위(易長先萎)는 '쉽게 쑥쑥 자라는 것이 제일 먼저 시든다'는 말로 잘나간다고 호기를 부리다가 제 먼저 고꾸라진다는 뜻이고, 만취득수(晩翠得壽)는 '송백처럼 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아야 수명이 오래 가며 시련 속의 푸름에서 천년을 버티는 힘이 나온다'는 말입니다. 

식물의 세계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합니다. 

꽃이 작은 대추, 살구, 사과, 배 등은 열매가 많이 열리는 반면, 모란과 작약은 꽃은 크고 이쁘지만 열매가 없습니다. 여기에 바닥을 기며 넝쿨로 자라는 수박과 참외는 열매는 큼직합니다.

두꺼운 동백잎은 추위를 견디면 겨울을 나지만, 오동잎은 제일 먼저 시들며 가을 소식을 알립니다. 또한 봄꽃인 매화나 벚꽃은 꽃잎이 날려 떨어지는 반면, 가을꽃 국화는 꼭지째 말라 떨어집니다. 

이렇듯 저는 식물의 세계를 바라보면서 그들만의 진화와 성장 속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실천적 진실인 '애기애타(愛己愛他)'를 배우고 있습니다.

'애기애타'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타인에 대한 사랑을 강조한 말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겨야 이후를 도모할 수 있다"는 어른의 가르침을 식물이 저에게 전해주는 것입니다.



Q, 향적산 치유의 숲을 본격 개장했다는데 


지난 3월 14일부터 향적산 치유의 숲을 개장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습니다. 향적산 치유의 숲은 계룡시를 대표하는 향적산을 시민 면역력 증진 및 심신 건강을 도모하기 위한 치유공간으로 조성한 사업입니다.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총 5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치유센터 ▲데크로드 ▲동행‧상상‧가치의 숲 ▲치유숲길 1.6km 등 53ha 규모로 치유의 숲 조성을 완료하고 작년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시범운영을 실시했습니다.

향적산 일원은 작년 4월 산림청으로부터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됐으며, 시는 향적산 자연휴양림에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등의 숙박시설은 물론 산책로, 등산로, 숲길 등 다양한 산림체험 및 교육시설 등을 조성해 치유의 숲과 연계한 명실공히 중부권을 대표하는 명품 휴식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한편, 산림치유프로그램은 휴관일인 월요일과 명절 연휴를 제외하고는 상시 운영하며, 프로그램 예약 접수는 체험일 2일 전까지 치유의 숲 공식 홈페이지(grhealingforest.kr)를 이용하여 예약‧결제를 완료하시면 됩니다.


-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