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초대석] 대둔산지킴이 유옥근 "산이 좋아 산지킴이로 지낸 20년의 세월을 쫓아"

놀뫼신문
2023-04-20

[표지초대석] 대둔산지킴이 유옥근

산이 좋아 산지킴이로 지낸 20년의 세월을 쫓아






산세가 웅장하며 기암괴석과 폭포가 어우러져 있는 대둔산은 영욕의 역사를 담은 채 우뚝 서있다.

대둔산은 1894년 우금치전투에서 패한 동학 농민군이 정상에 요새를 설치하며 마지막 항쟁을 결의하였던 곳이다. 그러나, 채 석달도 버티지 못하고 어린 소년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사하는 아픔을 품고 있다. 그 당시 이들을 이끌던 동학 접주 김석순은 일본군의 포로가 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며 그의 갓난아기와 함께 투신 자결했다.

또한 6.25전쟁 직후 대둔산으로 잠입한 빨치산과 패주 북상하던 북한군을 섬멸하는 작전에서 전사한 대한민국의 경찰관, 국군, 애국청년단원 등 1,376명의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한 '대둔산 승전탑'이 108개의 돌계단 위에서 그들의 영령을 기리고 있다.

본지는 5월 11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을 맞아 대둔산을 지키며 그 산의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기록해 가는 유옥근 사진작가 겸 산지킴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다.





■ 대둔산 레인저(Ranger)가 되었습니다


유옥근 산지킴이는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고흥 팔영산이 고향이다. 그는 1979년 6월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논산국도유지관리사무소에서 공직을 시작하면서 논산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공직생활을 하던 그는 2002년 일생일대의 과감한 결단을 한다. 워낙 산과 사진을 좋아했던지라, 더 늦기 전에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기 위해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23년간의 공직생활을 청산한다.

유옥근 산지킴이는 "1970년부터 등반을 시작해 전국에 이름이 붙여진 산은 모두 다녀보았다"며, "산을 오르다 보니 '산에서 받은 영감을 사진으로 남겨야 되겠다'는 생각에 1974년부터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고 회상한다.

"처음에는 카메라 조리개 열고, 샷더 속도 맞춰서 찍기 바빴죠. 사진만 잘 나오면 잘 찍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선생님한테 많이 혼났습니다." 유옥근 작가의 이야기다.

그렇게 대둔산 레인저가 된 유옥근 산지킴이는 2007년부터 낙조대 대피소에서 조난, 구조, 산불 감시, 대피소 청소 및 쉼터 조성 등의 업무를 5년간 자원봉사 하였다.

그후 2012년부터는 기간제 근무자로 낙조대 대피소 지킴이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옥근 산지킴이는 코로나가 한창 극성을 부리고 있는 지난 2021년의 이야기를 꺼낸다. 

"아침 8시경, 순찰 중 조난자를 발견했지요. 일출을 보고 내려오다가 넘어져서 양쪽 다리 다 골절이 되었더라구요. 응급조치 후 구조대에 연락해 병원으로 후송 조치했습니다. 다행히 응급조치가 너무나 깔끔하게 잘 되어서 수술이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 분이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 제가 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고 그 당시를 회상한다.

유옥근 산지킴이는 "낙조대 대피소는 산행하는 사람들의 최후의 보루"라며, "이곳에서 저체온증을 대비하고, 가벼운 부상 등에 대한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으며, 휴식을 취하는 대피소로서 인명사고까지 연결될 수 있는 조난, 실종 등의 사고에도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장소"라고 강조한다.


V계곡 봄

V계곡 여름

V계곡 가을

대둔산의 봄 '낙조대 진달래와 일출'

대둔산의 겨울 '낙조대 설경'

대둔산의 봄 '삼남매바위'

대둔산의 여름 '소나무와 여명'

대둔산의 여름 '소나무와 여명2'

대둔산의 야경

대둔산의 야경2

대둔산의 가을 '소나무와 운해'

대둔산의 겨울 '장군봉에서 본 오대산 기슭'

대둔산의 여름 '장군봉 운해'



■ 가을과 봄이 특히 아름다운 대둔산의 사계


유옥근 작가는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운해가 아름다운 대둔산은 가을과 봄이 특히 절경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유 작가는 "최고봉인 마천대는 원효대사가 붙인 이름으로 '하늘에 닿는다'는 뜻으로 날씨가 좋으면 북으로는 계룡산, 남으로는 진안의 마이산, 서쪽으로는 부안군 변산까지 보인다"고 설명한다. "또한, 낙조대에서 감상하는 일출과 일몰은 가히 절경"이라고 부연한다.

유옥근 작가가 추천하는 수락계곡 등반 코스는 "수락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승전탑, 수락폭포, 군지구름다리를 거쳐 마천대에 이르는 것으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한다.

이어 "하산할 때는 마천대에서 낙조대 대피소를 거쳐 낙조대 능선을 따라 8번 등산로(수락랜드 길)로 하산하면 계룡산을 조망하면서 수락리 주차장까지 내려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유옥근 작가는 20년간 대둔산에 머무르면서 '대둔산의 사계'를 카메라에 담아 왔다. 그는 "그동안 그룹전 형식으로 대둔산 사진을 수차례 전시한 적은 있으나, 아직 개인전은 갖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전하며, "그래서 올가을에 '대둔산 사계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본지의 부탁으로 개인전에서 선보일 '대둔산의 사계' 사진 몇 점을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먼저 선보인다.


- 전영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