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식구들, 이틀간 김치동고동락] 김장하는 날, 한솥밥 식구가 되다

놀뫼신문
2018-11-28

[새마을식구들, 이틀간 김치동고동락]

김장하는 날, 한솥밥 식구가 되다



풀장에서 배추절이느라 감기 걸렸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사랑의 김장담그기, 올해도 왁자지껄 어수선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읍면동 회장님들이 일찍 나와 아침밥부터 먹은 다음 최연희 시회장님이 분담해준 역할 따라 척척 진행해 나갔다.

작년까지만 해도 직접 칼로 자르고 나누다 보니 우리들 어깨가 무척 힘들었다. 올해는 배추 자르는 기계가 구입되어 한 손 덜어 많이 수월해졌다. 많은 손길들이 모여 일을 진행하다 보면 손발이 잘 안 맞을 때도 없지 않았다. 최 회장님은 야단할 일도 사랑으로 감싸며 타일러주고,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다 보니, 불평 불만의 소리는 이내 웃음으로 바뀌었다.

이틀째 해가 기웃해질 무렵, 우리들은 따뜻한 사랑과 정성과 감동과 기쁨을 듬뿍 김치에 담아 사랑의 운율을 타고 어둡고 그늘진 곳을 찾아 불을 밝히는 등대가 되어 있었다.

이러한 사랑의 수고를 현장에서 직접 할 수 있도록 자리를 펴주신 새마을이 오히려 고맙다.  시 협찬으로 보람과 나눔의 기쁨을 만나게 하심도 감사요, 봉사에 참여하게 된 것도 특별한 감사다. 배추절임을 하느라 물속에 들어가 작업하느라 감기는 걸렸지만 영광의 훈장이다. 유관기관 단체장님들의 격려와 위로도 우리에게는 영광이요 흐뭇한 시간이었다. 현장으로 김치배달을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는 일그러지고 억새어진 두 손으로 우리 손을 꼬옥 잡으시고 눈물을 보이셨다. “멀리 있는 자식들보다 더 고맙다”며 반가워해 주셨다. 그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 보면서, 모쪼록 건강하시고 평안한 세월의 시간을 보내시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남은 올해도 추운 겨울도 어려움 없이 나기만을 바라며 “늘 고생하시는 새마을가족 여러분도 건강 잘 챙기세요!”

- 이영숙(연산면 부녀회장)



양념육수는 최고급 찹쌀풀로


논산시새마을지회는 지난 22~23일 이틀 동안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김장담그기를 하였다. 논산시새마을은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 정신에 맞게 모든 것을 스스로 가꾸고 만들었다. 배추는 휴경지를 이용하여 6000포기를 재배하였다. 양념은 하루 전에 시간 있는 회장들이 모여서 찹쌀풀 육수부터 준비하였다. 다시마, 밴댕이, 북어머리, 양파, 무 등을 직접 끓였다. 갓, 미나리, 무 등등 양념도 최고의 양념을 준비했다. 배추를 절여서 씻는 것, 김치를 담는 그릇까지 청결에 각별 신경 썼다.

이틀 동안 관계자만 300명분 식사는 물론 간식으로 찰밥, 수육 등 직접 조리하여 식사 비용을 절감하였다. 밥도 방앗간에서 쪄오면 편하지만 직접 했다.

담근 김치를 어려운 분들께 갖다 드릴 때는 작지만 큰 기쁨과 더 많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든다. 김치한통에 고맙다며 대문밖에 나올 때까지 인사하는 어르신 보며 가슴이 뭉클해진다. 부녀회장이라서 작지만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마음이 크게 와 닿는다. “어르신들, 우리가 더 고맙습니다.”

- 김경자(성동면 부녀회장, 시총무)



기계가 힘든 일 절반은 해주기에



특별히 맡은 역할은 없었지만 틈새, 사각지대는 새마을 시협의회 총무인 내가 찾아내어서 해야 할 일이다. 첫날은 배추를 절이기 위해 일찍 현장을 나갔다. 올해 처음 배추절단기 기계로 배추를 절단하였는데 신기하게도 잘 돌아가서 기계의 위력을 실감하였다. 교대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방호수의 분배기가 망가져서 교체작업을 서둘러야 했다. 세척하기 위한 파레트배치작업, 배추 담을 콘테이너박스 세체작업 등을 거들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지나갔다!^

둘째날엔 배추가 세척해서 나오면 속을 넣기 위한 준비작업, 배추 절였던 큰 함을 커팅기 및 너트 해체작업, 광석농협에서 빌려온 파레트세척작업 등 뒷처리를 끝냈다. 협의회 회장단은 늘 솔선수범해야 하는 자리기도 하지만, 전체 공정에 지장이 없도록 수시로 지켜보며 뒤에서 말없이 서포팅하는 자리임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새마을운동’이라는 단어를 어린 시절부터 기억해왔던 터에, 논산시 취암동 새마을봉사를 해온 지 벌써 10여년이다. 여러 활동 중에서 김장담그기는 남다른 느낌이다. 연말에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웃, 독거노인, 지체장애인분들을 위한 사랑의 김장담기 나눔봉사는 공식적으로는 2일이지만 준비까지 포함하면 3~4일 걸린다. 동참하시는 분들 하나하나 열정을 가지고 내일처럼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에 매진한다.

저녁때 보면 그분들 몸은 힘들고 피곤하여 파김치가 되는 분도 있지만, 그것도 잠시! 어려운 여건 속에 생활하고 있는 분들께 전달될 때, 그들이 웃으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피로가 싹 가시는 듯하다. 추운겨울에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훈훈해지고 뿌듯해진다. “이웃에게 더 많은 관심과 배려로 동고동락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논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내년을 기약합니다.”

- 조원상(취암동새마을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