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김세찬 논산시청 농촌활력과 주무관

놀뫼신문
2023-05-20

[인물] 논산시청 농촌활력과 김세찬 주무관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베푸는 사람이 되고파






“모든 건물은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바람, 하중, 진동... 있을 수 있는 모든 외력을 계산하고 따져서 그것보다 세게 내력을 설계하는 거야.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세면 버티는 거야”

그저 평범한 드라마 대사 같지만 인간의 본능적 사랑과 따뜻함을 노래한 어른들의 성장 드라마 ‘나의 아저씨’ 명대사 중 하나이다. 진실을 말해도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는 어두운 현실에서 “괜찮은 사람이에요 엄청! 좋은 사람이에요 엄청!”이라며 3만 살의 이지안(아이유 분)이 세상 모든 어른에게 경종을 울리며 시공간을 넘어 치열하고 냉정한 경쟁사회에서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하였다.

농촌활력과 김세찬 주무관은 “드라마는 아줌마만 보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많은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는데, 나는 누구에게 그런 관심과 사랑을 나누고 있는지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김세찬 주무관을 만나 본다.



■ 본인 소개와 하는 일은?

논산시청 농촌활력과에서 농업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식품공학과를 졸업하였고 2009년 논산시 공무원으로 임용되었습니다. 학창시절에 주유소, 레스토랑, 서적배달, 물류센터 등 아르바이트 경험은 많았지만, 4년이라는 길었던 공무원 준비기간으로 서른살이라는 조금 늦은 나이에 공직에 입문했습니다. 

첫 발령지인 벌곡면에서 사회초년생인 저를 동료 직원분들과 농업직 선배님들이 업무적이나 기타 생활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벌곡면, 연산면, 축수산과를 거쳐 현재 농촌활력과까지 15년 차 공무원이 되었지만 농업직뿐만아니라 공직자로써 아직도 선후배 및 동료 직원분들에게 배워야 할 부분 많다고 생각합니다. 

벌곡면에서는 1년간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했었고, 연산면에서는 1년여 간 회계, 선거, 주민등록 업무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소수 직렬인 저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농업 외의 다른 분야 업무를 경험함으로써 다른 직원분들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었고, 좀 더 성숙한 공무원이 되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경험해 보지 못한 업무도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현재 농촌활력과 농업정책팀에서 ‘농업인단체 지원’, ‘농업법인 관리’, ‘농촌발전기금’ 업무 등을 하고 있습니다. 


■ 농업직이 된 이유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은 식당을 운영하셨습니다. 당시 대부분 가정이 그랬겠지만, 30여 년간 3남매를 뒷바라지하시며 식당을 운영하신 때문인지 집에선 특히 밥상머리 예절을 중요하게 배웠습니다. 특히, 음식을 남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고 저는 지금도 그 습관이 남아있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잠시 바쁘신 부모님 곁을 떠나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맡겨져 그 동네 어르신들과 또래 아이들과의 추억도 남아있습니다. 그곳에서 어린 눈으로 바라본 농촌의 풍경은 항상 평온하면서도 활기차 보였습니다. 

대학 입학 후, 학년이 더해질수록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면서 먼저 농업직을 선택한 친구들을 벤치마킹하며 저의 진로 선택까지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 결과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촌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결심을 굳히게 되었죠.

공무원 입직 후에 우리 농촌의 현실을 깨닫게 되었고, 농업 농촌의 발전을 위해 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가장 강렬했던 첫 기억은 입사 첫날입니다. 

2009년 2월 9일, 벌곡면 도산리에 산불이 났습니다. 입사 첫날이라 어색한 정장에 구두를 신고 출근했었는데, 식사 시간 5분 전에 누군가에 이끌려 산불차를 타고 출동했던 순간부터 잔불 정리 후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면사무소를 빠져나올 수 있었던 기억이 저에게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후 4월 9일에도 벌곡면 양산리에 더 큰 산불이 났죠. 전 직원 동원 명령이 떨어져 1박 2일간 산불 진화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시는 “왜?, 소방관이 아닌 공무원이 산불을 끌까?”라는 많은 의구심을 가졌던 저의 흑역사와 같은 당혹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연산면의 ‘연산대추축제’ 담당자로서 소중한 경험입니다. 

일반인으로서 축제장을 방문할 때는 축제 아이템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이 들곤 했지요. 그런데 막상 축제담당자로서 축제의 기획부터 실행 및 평가까지 일련의 행사를 두 번씩이나 진행해 보니 모든 게 결코 쉽지 않은 과정임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면장님 이하 직원분들 모두 본연의 업무가 있음에도 행사 일정에 맞춰 3~4달 동안 축제추진위원회 임원진분들과 소통하며 지역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은 정말 어디서도 경험해 보지 못하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 과정에 험난하고 지치는 순간도 많었지만 행사가 잘 마무리되며 끈끈한 동료애와 자부심을 느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 향후 계획 및 하고 싶은 말은?

농업 농촌의 미래는 굉장히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농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뜻이겠지요. 여느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과거만을 답습하는 농업정책은 농업 농촌의 미래를 어둡게 합니다. 

과거 70년대 새마을운동 시절처럼 행정 주도적인 모습은 지양하고 민간의 자율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그 밑바탕을 받침해 줄 수 있는 정책개발과 때로는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혁신기술 도입 등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농업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농촌의 현실은 도시보다 더 심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지금의 선진국 반열로 도약할 수 있었던 씨앗은 고령 농업인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그 어르신들을 부모님과 같이 보듬어 드리며 그 농업을 계승 발전시킬 청년농업인을 적극 육성해 농업의 미래 추진동력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백성현 시장님은 잘사는 농촌과 농업의 활력을 위해 <육군병장>, <5촌2도> 등의 농업정책을 펼치고 계십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며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만들어주시고 계십니다.

저는 그러한 시장님의 농업정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12척의 판옥선으로 330척의 왜군을 격파한 이순신 장군의 지혜와 의지를 본받아 논산을 새롭게 하는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인구소멸의 수순을 밟고 있는 반면, 세계적으로는 인구가 굉장히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의 이상기후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농작물의 피해 또한 심각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한 식량문제로 발전하며 ‘농업은 곧 국민의 생명창고’가 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될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식량안보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며, 우리 종자, 우리 먹거리 보존 및 개발에 좀 더 힘쓰겠다는 각오를 다져봅니다.


-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