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이경준 전문경력관 "나의 희생과 봉사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는 공직자가 되겠습니다 "

놀뫼신문
2023-05-05

[인물] 논산시 농업기술센터 이경준 전문경력관

나의 희생과 봉사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는 공직자가 되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안전한 먹거리를 연령, 성별, 사회적.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넘어 자신에게 적합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먹거리 기본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작금의 시대적 과제인 ‘먹거리 기본권’ 해결을 위해 농업기술센터 농산물안전분석실에서 잔류농약 분석, PLS 농약안전사용 농업인 교육 및 현장지도, 논산로컬푸드 인증제 등을 담당하고 있는 이경준 전문경력관을 만나본다.




농산물안전분석실 직원들(오른쪽 첫번째 이경준 전문경력관)


■ 나의 작은 도움과 희생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길


아낌없는 사랑을 내어주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 이태석 신부님을 존경하는 이경준 경력관은 대학에서 분석화학을 전공했다.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제약회사 연구소와 분석전문 민간기관에서 근무하다가 농산물안전분석실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기 위해 2017년 11월 임용되어 현재까지 분석실에서 실무운영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Q. 전문경력관과 그 업무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전문경력관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경력직으로 세부적으로 가군(5급 상당), 나군(7급 상당), 다군(9급 상당)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해당학과 졸업 또는 해당경력을 보유하는 사항이 기본 채용 조건에 포함되며, 논산시에는 총 3명의 전문경력관이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산물안전분석실 분석전문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전문경력관은 잔류농약(463성분) 분석, PLS 농약안전사용 농업인 교육 및 현장 지도, 논산로컬푸드 인증제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① 잔류농약 분석

농산물안전분석실의 주요 업무가 농산물 중 잔류농약 분석입니다. 2018년 6월 분석실 개소 이후 현재까지 1만건 이상, 매년 3,500건 이상의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전국 농산물 안전분석실이 구축되어 있는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검사를 하고 있으며, 최신식 정밀분석 장비 확보와 석·박사급 전문인력으로 운영되어 전국적으로 분석결과의 신뢰성이 매우 우수한 분석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논산시 학교급식, 군급식, 로컬푸드, 수출농산물을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논산의 안전농산물 유통기반을 조성하여 농가의 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지킴이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② 농업인 PLS 농약안전사용교육 및 현장 지도

농산물안전분석실 운영을 통한 축적된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농업인 맞춤형 농약안전사용 교육과 1:1 현장 지도를 통해 관행적으로 농약을 오남용하는 농업인의 인식을 개선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작목이 생산되고 있는 도농 복합도시인 논산인 만큼 부적합 농산물 유통으로 인한 농업인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안전농산물만 유통되도록 하여 논산시 농산물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③ 논산로컬푸드 인증제 추진

로컬푸드가 활성화되어 있는 논산의 경우 로컬푸드 특성상 국가 단위 인증인 친환경 인증, GAP 인증 등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논산시가 자체적으로 2019년도에 안심농산물 인증제도를 도입하여 체계적인 안전관리 제도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논산로컬푸드 인증제”란 논산에서 생산되는 농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여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지역농업 활성화를 추구하고자 추진되는 제도로써 현재 135개 품목 265명의 농업인이 인증을 받았고, 인증받은 상품에는 인증마크를 부착하여 유통됨으로써 소비자에게 지역농산물의 높은 신뢰를 주고 있습니다.


④ 중앙정부와 협업 ‘농업자원 분석 전문가 양성’ 

논산시농업기술센터 농산물안전분석실은 운영초부터 중앙정부, 지자체 등 80여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자타공인 최고의 분석기관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농촌진흥청 주관 현장실습 기관으로 지정되어 매년 타지역의 분석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전문가 양성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Q. 전문경력관이 된 이유,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전문경력관으로 근무하기 전에는 민간분석기관에서 식품 중 여러 가지 유해물질 분석을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안전한 식품 유통을 위하여 단순히 단속 목적으로 분석을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부적합으로 적발되어 억울해하는 민원인과 상담한 후 생산자 입장에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분석능력을 식품 안전에 대한 사후 관리가 아닌 예방 차원에서 ‘내가 이끌어가는 분석실에서 더 큰 꿈을 이루어나가자’는 생각을 하게 되어 전문경력관이 되었습니다.

농산물 안전분석실 운영 초기에 미등록 농약 검출로 농약 안전사용 지도를 하기 위해 어느 농업인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이었는데, 성치 않은 몸으로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로컬푸드에 조금씩 물건을 내셨던 분이었습니다. 

손주들 용돈이나 주려고 농사짓는 거라며 농약 안전사용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의도하지 않게 부적합 농산물을 생산하고 적발된 후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분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이후로 안전성 사각지대에 있는 농업인을 위한 관리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안전관리 대상의 1순위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농업인대상 농약안전사용 교육


Q. 향후 계획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려요.


지금까지 5년간 농산물안전분석실을 운영하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힘든 시기를 지내며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많은 노하우를 쌓아왔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농업인을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확대 지원하겠습니다. 

‘2022년 농촌진흥청 공모사업’ 선정으로 ‘국비 10억’을 확보하여 더 나은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첨단 정밀분석 장비 도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과학적 결과를 기반으로 1:1 맞춤형 농업인 지도를 통해 안전성을 앞세워 논산시 농산물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일 계획입니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를 위한 나의 작은 도움과 희생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공무원으로서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슴속에 품고 있습니다.

농산물안전분석실은 농업기술센터 융복합지원과 과학영농팀 소속의 분석실입니다. 농촌지도직이신 박기례 팀장님, 전문경력관인 저와 이지현·이유정 선생님, 공무직 김보영·이민주 선생님 총 6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5년간 단 한건의 민원도 발생하지 않고 항상 묵묵히 열심히 일해주는 저희 분석실 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