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의 제례] 아시나요, 논산의 외손봉사와 공동제사

놀뫼신문
2018-09-22

[논산의 제례]

아시나요, 논산의 외손봉사와 공동제사


추석명절의 하이라이트는, 조상을 생각하며 모시는 차례(茶禮)이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지 이 전통의례가 퇴색되어가는 분위기이다. 제사음식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게 대세인가 하면, 명절 연휴때 해외로 빠져 나가는 인파가 통계수치에 잡힐 정도이니 말이다.

서양에서 들어온 기독교가 동양 조선에 들어와서 극렬하게 충돌한 부분은, 다름 아닌 제사 문제였다. 무수한 사람을 사형시키는 참극은 그쳤지만, 그 기세만큼은 여전했던 제례 논쟁 타겟이, 이제는 방향을 선회하는 듯하다. 선조에 대한 관심마저 앗아가는 현대인의 개인주의로 타겟이 옮겨가는 흐름이다. 이번 추석에도 우리 가족의 차례는 변해가고 있다.


노종파魯宗派의 외손봉사 제물 운반(사진제공 · 조중헌)


따끈따끈한『마을공동 조상 제사』


예전, 우리 논산땅에서 제사는 어떠했고, 이 전통의식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의 일단을 찾고자 논산문화원에서는 전통문화 제례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간단 없이 이어왔다. 그 동안 공을 들였던 『마을공동 조상 제사』가 9월중에 출간될 예정이다. 요즘 효도(孝道) 방식도 격세지감이다. 요양원에서 행하는 공동효(共同孝)가 불가피한 선택으로도 받아들여지는 현실이다. 사후 효도랄 수 있는 제사(祭祀)도 공동제사가 있었다고 하니, 공동효와의 상관 관계도 궁금해진다.

『논산지역의 제례의식』이라는 연구책자가 나온 때는 2006년이었다. 건양대학교 예학교육연구원 김문준 교수와, 문화원측의 류제협, 이준창 공저로 탄생한 이 책은 192쪽에 달하는 역작이다. 제1장에는 한국의 제사문화를 실었다. 기제사, 제의 준비, 기제사의 진행과 절차, 제사 관행의 변화 등을 다루었다. 논산지역 명문종가 제례현황은 제2장에 망라되어 있다. 우선 명문종가 제사로는 연산의 광산김씨, 노성의 파평윤씨가 소개되어 있다. ‘불천위제’로는 김겸광, 김국광, 김장생, 김준영, 김집, 민발, 윤황, 이상의 불천위제를 차례대로 소개하였다. 익안대군의 경우는, 배위제 불천위제까지 소개하였다. 그는 ‘영당제’로도 소개되었는데,  그밖의 영당제로 유봉, 백일헌 영당이 조사되었다. 파평윤씨는 문성공파와 노종파 대종중의 ‘시제’가 등장하고, 한평이씨 함성군파의 시제도 수록되어 있다.


부여 서씨 만죽萬竹 서익徐益의 외손봉사 제물 진설하는 모습. 이 집안은 홍동백서로 진설한다.(사진제공 · 조중헌)

처사 안공 외손 외손봉사 진설도(사진제공 · 조중헌)


외손봉사와 조중헌 논산향토연구회장


김문준 교수는 2012년 발행된 논산시 향토연구회지에 “제사의 변천과 외손봉사”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1986년에 창립된 논산군향토연구회는 1987년 향토연구회지 창간호를 발간하였다. 오늘날의 ‘논산향토문화연구회’는 당시 창립 회원 중 하나였던 조중헌 씨가 회장을 맡으면서부터이다. 조사 연구와 발간사업을 개시하였는데, 2011년에는 유명 집안들을 조사하여  “논산지역 외손봉사”를 발간하였다. 논산지역에서 수백 년 이어 외손봉사(外孫奉祀)를 해온 내용들을 엮어낸 것이다.

외손봉사가 무엇인지는, 그의 저서 초입에 잘 나와 있다. “논산은 예향禮鄕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조선시대 예학의 종장인 사계 김장생金長生과 그의 아들 신독재 김집金集 선생이 학문을 이룬 곳이다. 논산의 각 문중에서는 정비된 예학을 바탕으로 제례가 시행되고 있다. 가문을 잇는 적자嫡子제도가 정착되고 제례도 장자가 대를 이어서 지내고 있다.

 부계 혈연으로 이어지는 사회에서 외손이 외가의 제례를 지내는 외손봉사外孫奉祀란 생소한 일이다. 그렇지만 논산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여러 문중에서 외손봉사가 시행되고 있다.

 논산지역에서 지금까지 외손봉사를 하고 있는 문중은 양촌의 광산 김씨 경력공파 문중, 노성의 파평 윤씨 노종파 문중, 은진의 은진 송씨 제월당 문중, 가야곡의 부여 서씨 만죽공 문중 등이다.

 이러한 외손봉사는 조선 초기 이후 가례가 정비되기 이전이며 상속제도 역시 아들 딸 구별 없이 균등하게 이루어졌으며, 양자제도가 정착되기 이전이어서 외손에게 상속되어 자연스럽게 외손봉사로 이어지게 되었다.”


『논산의 어제 이야기』속편 나와야


이 책은, ‘논산 = 외손봉사’를 떠올리게 하는 역저로 남아 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저서가 조중헌, 류제협을 편저로 하는 “논산의 어제 이야기”이다. 2009년 1월 31일 당시 박응진 문화원장 명의로 발행된 270여 쪽에 달하는 책이다. 이제는 진귀해진 논산 사진도 함께 수백 장 담겨 있다.

이 책은, 원로들에게 듣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그 이야기 중에 1921년생 홍유순 할머니의 이야기도 채록되어 있다. 홍여사는 신독재愼獨齋 김집 선생의 종부로서 당시 제사 이야기도 소상히 들려주고 있다. 가야곡면 노인회장 전충호 옹은 탑정저수지 건설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사진으로 보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에는 충남역사문화원 김영한 선생, 강경 태양사 한광석, 그리고 최종환, 류제협, 윤완식 소장 자료 등등이 실려 있다. 이 책의 맨 마지막은 논산시 독립유공자 금석문이다. 조중헌 회장이 직접 탁본을 뜨고 일일이 번역해 놓았다.

이 책들을 넘겨보노라면, 벌초나 성묘할 때 우리 조상의 묘를 돌아보는 데서 그칠 뿐 아니라, 우리 논산을 지키기 위해 피 땀 뿌리신 의인(義人)들의 묘비도 한번쯤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민족대이동이 시작되는 추석이다. 즐기되, 뿌리 깊은 즐거움이 깃드는 2018 한가위면 금상첨화일 성싶다^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