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던 문화원, 시의원 5분발언 직후 입장문 내놔
핵심 의혹에는 답하지 않은 채 선택적 해명 논란
계룡시의회 제18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김미정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이 나오자마자, 그동안 꿀먹은 벙어리처럼 함구하고만 있던 계룡문화원이 곧바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화원이 늦게나마 공식 입장을 낸 것은 그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본지가 제기했던 핵심 질의에는 답하지 않은 채, 비교적 해명하기 쉬운 사안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문화원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쟁점만 골라 해명함으로써 조직 운영이 공정하고 정당하다는 인상을 주려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아냥대고 있다.
■ 계룡문화원 표류의 본질은 무엇인가
본지가 그동안 취재를 진행하면서 확인한 계룡문화원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지역문화의 중심축이 되어야 할 문화원이 공적 기능보다 일부 관계자 중심의 '사적 운영에 치우쳤다'는 의혹이다.
김용배 전 사무국장과 일부 전·현직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문화원 운영 과정에서 원장과 특정 이사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에 문제를 제기한 사무국장은 두 차례 해고됐다.
또한 사무국장이 공석이던 기간에 집행된 기능보강사업 예산을 둘러싸고 업체 선정, 비교견적, 물품 가격, 실제 납품 제품 등에 대한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원이 입장문을 발표한 지난 24일, 본지는 문화원 측에 문제의 촬영용 카메라 시리얼번호를 확인해 줄 수 있는지 전화로 문의했다. 문화원 측은 확인 후 연락하겠다고 답했지만, 기사 작성 시점까지 별도의 회신은 없었다.
카메라 시리얼번호는 제품의 신품 여부와 정식 유통 과정, 사용자의 제조사 등록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료다. 문화원이 정상적인 절차로 새 제품을 구입했다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본지의 판단이다.
■ 서류가 갖춰졌다고 적정한 집행인가
계룡시 전략기획감사실은 지난 3월 계룡문화원의 물품 구매와 예산 집행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서는 집행보고서, 지출결의서, 이체확인증, 세금계산서, 견적서, 비교견적서, 통장 사본, 사업자등록증, 구매계약서, 납품사진 등 예산 집행에 필요한 서류가 갖춰져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서류가 형식적으로 갖춰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예산 집행의 적정성이 모두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왜 해당 업체를 선정했는지 ▲가격은 시중 가격과 비교해 적정했는지 ▲납품업체가 실제 해당 물품을 취급하는 곳인지 ▲견적 비교가 실질적으로 이뤄졌는지 ▲구입한 제품이 계약 내용과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러한 실질적인 부분에 대한 조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납품사진

납품업체
■ “카메라 취급하지 않는다”는데 구매는 가능했다?
본지는 취재과정에서 문화원에 카메라를 납품한 업체가 "카메라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녹취를 확보했다.
그럼에도 해당 업체의 사업자등록증에 ‘도매업-전자기기’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카메라 납품이 가능한 업체로 판단했다면, 이는 실제 영업 여부보다 사업자등록증의 문구만을 근거로 한 형식적인 판단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해당 업체의 사업자등록상 업태와 종목에는 ▲건설업-통신공사 ▲제조업-자동조정장치 및 제어장치 ▲도매업-전자기기 ▲부동산-임대 ▲서비스-소프트웨어 자문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러나 사업자등록증에 '전자기기 도매업'이 기재돼 있다고 해서 실제로 전문 촬영장비를 취급하거나 정상적인 유통망을 갖춘 업체라고 말할 수 없다. 실제로 카메라를 납품하는 전문업체는 '사진기 및 사진용품 도소매업'으로 표기되고 있다.
또한 본지가 동일 모델의 시중 판매가격을 확인한 결과, 해당 카메라는 온라인 유통망에서도 판매되고 있었으며, 만약 온라인 유통망에서 동일한 품목들을 구매할 경우 2백만 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물론 온라인 판매가격과 공공기관 납품가격은 설치, 보증, 운송 조건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럼에도 가격 차이가 발생한 구체적인 이유와 납품 조건은 문화원 측이 투명하게 밝혀야 할 부분이다.
■ 취재를 마치며
‘계룡문화원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은 어느 한 사람의 주장만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 문화원 설립과 운영에 관여했던 전·현직 이사와 회원, 관계자들의 제보와 증언이 이어지면서 문제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문화원장의 리더십과 조직 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이 가장 먼저 자리잡고 있다.
문화원장은 조직의 대표자로서 정관과 규정을 준수하고, 임원과 직원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며,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계룡문화원은 사무국장 해고, 특정 이사의 과도한 업무 개입, 기능보강사업 집행 논란 등에서 원장의 조정력과 책임 있는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더욱 더 큰 문제는 공식 결재라인에 있지 않은 특정 이사가 문화원 운영 전반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문화원에 관여했던 여러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사무국장 해고에서부터 기능보강사업 예산 집행에 이르기까지 특정 이사의 개입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문화원의 의사결정 구조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져야 할 사안이다.
많은 시민들은 “본지의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보도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겨 있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갈등과 비방이 계속되는 문화원이 아니다. 어렵게 설립된 문화원이 하루빨리 정상화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시민의 문화 향유를 확대하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계룡문화원이 지금이라도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제기된 의혹에 성실히 답해야 한다. 잘못이 확인된다면 책임자는 시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하며, 오해가 있다면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침묵하거나 책임을 회피한다면 불신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수사당국의 개입을 초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계룡문화원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변명이나 선택적 해명이 아니다. 투명한 공개와 공정한 조사, 책임 있는 사과와 조직 정상화만이 문화원을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전영주 편집장
침묵하던 문화원, 시의원 5분발언 직후 입장문 내놔
핵심 의혹에는 답하지 않은 채 선택적 해명 논란
계룡시의회 제18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김미정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이 나오자마자, 그동안 꿀먹은 벙어리처럼 함구하고만 있던 계룡문화원이 곧바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화원이 늦게나마 공식 입장을 낸 것은 그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본지가 제기했던 핵심 질의에는 답하지 않은 채, 비교적 해명하기 쉬운 사안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문화원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쟁점만 골라 해명함으로써 조직 운영이 공정하고 정당하다는 인상을 주려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아냥대고 있다.
■ 계룡문화원 표류의 본질은 무엇인가
본지가 그동안 취재를 진행하면서 확인한 계룡문화원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지역문화의 중심축이 되어야 할 문화원이 공적 기능보다 일부 관계자 중심의 '사적 운영에 치우쳤다'는 의혹이다.
김용배 전 사무국장과 일부 전·현직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문화원 운영 과정에서 원장과 특정 이사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에 문제를 제기한 사무국장은 두 차례 해고됐다.
또한 사무국장이 공석이던 기간에 집행된 기능보강사업 예산을 둘러싸고 업체 선정, 비교견적, 물품 가격, 실제 납품 제품 등에 대한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원이 입장문을 발표한 지난 24일, 본지는 문화원 측에 문제의 촬영용 카메라 시리얼번호를 확인해 줄 수 있는지 전화로 문의했다. 문화원 측은 확인 후 연락하겠다고 답했지만, 기사 작성 시점까지 별도의 회신은 없었다.
카메라 시리얼번호는 제품의 신품 여부와 정식 유통 과정, 사용자의 제조사 등록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료다. 문화원이 정상적인 절차로 새 제품을 구입했다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본지의 판단이다.
■ 서류가 갖춰졌다고 적정한 집행인가
계룡시 전략기획감사실은 지난 3월 계룡문화원의 물품 구매와 예산 집행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서는 집행보고서, 지출결의서, 이체확인증, 세금계산서, 견적서, 비교견적서, 통장 사본, 사업자등록증, 구매계약서, 납품사진 등 예산 집행에 필요한 서류가 갖춰져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서류가 형식적으로 갖춰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예산 집행의 적정성이 모두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왜 해당 업체를 선정했는지 ▲가격은 시중 가격과 비교해 적정했는지 ▲납품업체가 실제 해당 물품을 취급하는 곳인지 ▲견적 비교가 실질적으로 이뤄졌는지 ▲구입한 제품이 계약 내용과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러한 실질적인 부분에 대한 조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납품사진

납품업체
■ “카메라 취급하지 않는다”는데 구매는 가능했다?
본지는 취재과정에서 문화원에 카메라를 납품한 업체가 "카메라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녹취를 확보했다.
그럼에도 해당 업체의 사업자등록증에 ‘도매업-전자기기’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카메라 납품이 가능한 업체로 판단했다면, 이는 실제 영업 여부보다 사업자등록증의 문구만을 근거로 한 형식적인 판단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해당 업체의 사업자등록상 업태와 종목에는 ▲건설업-통신공사 ▲제조업-자동조정장치 및 제어장치 ▲도매업-전자기기 ▲부동산-임대 ▲서비스-소프트웨어 자문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러나 사업자등록증에 '전자기기 도매업'이 기재돼 있다고 해서 실제로 전문 촬영장비를 취급하거나 정상적인 유통망을 갖춘 업체라고 말할 수 없다. 실제로 카메라를 납품하는 전문업체는 '사진기 및 사진용품 도소매업'으로 표기되고 있다.
또한 본지가 동일 모델의 시중 판매가격을 확인한 결과, 해당 카메라는 온라인 유통망에서도 판매되고 있었으며, 만약 온라인 유통망에서 동일한 품목들을 구매할 경우 2백만 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물론 온라인 판매가격과 공공기관 납품가격은 설치, 보증, 운송 조건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럼에도 가격 차이가 발생한 구체적인 이유와 납품 조건은 문화원 측이 투명하게 밝혀야 할 부분이다.
■ 취재를 마치며
‘계룡문화원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은 어느 한 사람의 주장만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 문화원 설립과 운영에 관여했던 전·현직 이사와 회원, 관계자들의 제보와 증언이 이어지면서 문제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문화원장의 리더십과 조직 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이 가장 먼저 자리잡고 있다.
문화원장은 조직의 대표자로서 정관과 규정을 준수하고, 임원과 직원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며,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계룡문화원은 사무국장 해고, 특정 이사의 과도한 업무 개입, 기능보강사업 집행 논란 등에서 원장의 조정력과 책임 있는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더욱 더 큰 문제는 공식 결재라인에 있지 않은 특정 이사가 문화원 운영 전반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문화원에 관여했던 여러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사무국장 해고에서부터 기능보강사업 예산 집행에 이르기까지 특정 이사의 개입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문화원의 의사결정 구조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져야 할 사안이다.
많은 시민들은 “본지의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보도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겨 있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갈등과 비방이 계속되는 문화원이 아니다. 어렵게 설립된 문화원이 하루빨리 정상화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시민의 문화 향유를 확대하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계룡문화원이 지금이라도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제기된 의혹에 성실히 답해야 한다. 잘못이 확인된다면 책임자는 시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하며, 오해가 있다면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침묵하거나 책임을 회피한다면 불신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수사당국의 개입을 초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계룡문화원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변명이나 선택적 해명이 아니다. 투명한 공개와 공정한 조사, 책임 있는 사과와 조직 정상화만이 문화원을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전영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