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안정화기금 1,394억 원 소진 이어 청사건립기금 담보 차입
관광·개발사업에 지방채 투입…지난 4년간 재정 운용 검증해야
“미래 성장 위한 선제적 투자” vs “단기 성과 중심 재정 운용” 논란

논산시가 단기적인 세입·세출 불균형을 조정하고 특정 연도에 집중되는 재정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169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추진한다.
시는 오는 7월 21일부터 열리는 제273회 논산시의회 임시회에 ‘2026년 지방채 발행 동의안’을 상정했다. 지방채 발행이 현실화하면 논산시가 2017년 선언한 ‘채무 제로’ 기조도 9년 만에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이번 지방채 발행은 단순히 169억 원을 빌리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민선8기 동안 재정안정화기금과 청사건립기금 담보 차입금 등 약 1,600억 원이 사용된 상황에서 다시 빚을 내야 하는 만큼, 그동안의 재정 운용 전반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광·개발사업 등에 169억 원 차입
논산시가 제출한 지방채 발행 동의안에 따르면 대상 사업은 모두 4건이다.
세부적으로는 △탑정호 근린공원(신풍리) 조성사업 25억 원 △탑정호 어드벤처 키즈파크 조성사업 27억 원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 98억 원 △선샤인랜드 기반시설 조성사업 19억 원 등 총 169억 원이다.
시는 지방채 발행 동의안과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시 금고를 통해 자금을 차입할 계획이다. 차입 조건은 1년 만기 일시상환이며,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적용 금리는 연 3.62∼4.07% 수준이다.
이 조건에 따라 단순 계산하면 연간 이자 부담만 약 6억1천만∼6억9천만 원에 이른다. 만기 연장이 반복될 경우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시는 이번 지방채 발행의 필요성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들고 있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관광객 유입 확대와 기업 유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중장기적 파급효과가 큰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장기간에 걸친 안정적인 재원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민선9기 대표 공약사업과 2027 논산세계딸기산업엑스포, 충남도민체육대회 등 대규모 행사 개최에 따른 재정수요가 집중되면서 재정부담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방채가 투입되는 일부 사업이 관광·공원·시설 조성사업이라는 점에서 사업의 시급성과 경제적 효과, 원금 상환 재원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대전·충남도도 재정위기…무리한 투자사업 도마 위
지방재정 악화는 논산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민선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는 대전시 재정을 “사실상 파산 위기”로 규정하고 대형 사업 재검토와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인수위는 무분별한 대형 토목·건축사업과 국비 확보 부족 속에서 이어진 시비·지방채 중심의 재정 운용, 편향적인 홍보비 집행 등을 주요 문제로 지목했다. 대전시 채무가 2022년 말 1조 원대에서 2025년 말 1조5,800억 원으로 늘어난 점도 재정위기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충남도 역시 세입 부족과 추가 세출 수요가 겹치면서 2026년 약 1조304억 원 규모의 재정 공백이 예상되고 있다. 본예산 기준 채무 잔액도 2조3,594억 원으로 집계돼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남도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정상화를 추진하고, 8월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경상경비 절감과 대규모 투자사업 시기 조정 등 긴축 방안을 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조 원대의 재정 공백을 단순한 사업 조정이나 경비 절감만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결국 재정 악화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지속 가능한 세입 기반과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논산시 ‘채무 제로’ 선언에서 지방채 발행까지
논산시는 과거 지방채 전액 상환을 재정 건전화의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웠다.
황명선 전 논산시장은 민선5기 취임과 함께 지방채 전액 상환을 최우선 시정과제로 추진했다. 그 결과 민선5기 출범 이전인 2010년 발행된 채무 376억 원과 민선5∼6기 채무 209억 원 등 모두 585억 원을 상환하고, 2017년 6월 12일 ‘채무 제로’를 선언했다.
그러나 민선8기 출범 당시 약 1,394억 원이었던 재정안정화기금이 사실상 소진된 데 이어, 이번에는 169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이 추진되면서 논산시 재정 운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논산시는 2025년에도 7개 예금계좌에 분산 예치된 약 250억 원 규모의 청사건립기금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했다. 당시 차입 조건은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에 연 3%대 금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의 2025년 11월 9일 자 보도를 종합하면 차입금은 △탑정호 복합휴양단지 조성사업 75억 원 △선샤인랜드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 37억 원 등 모두 18개 사업에 투입됐다. 상당수 사업이 별도의 국·도비 매칭 없이 전액 시비로 추진된 관광·개발·시설 조성사업이었다.
재정안정화기금 약 1,394억 원과 청사건립기금 담보 차입금 약 200억 원을 합하면 민선8기 4년 동안 활용된 재원은 약 1,600억 원에 달한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400억 원 규모다.
따라서 논산시는 이 재원을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어느 사업에 얼마나 사용했는지 시민 앞에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각 사업의 성과와 집행 내역, 현재의 재정 부족 사태와의 연관성도 함께 밝혀야 한다.
“어디에 어떻게 썼나”…재정 운용 공개가 먼저
지방채는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다. 사업의 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고 미래 시민도 그 혜택을 공유한다면 지방채 발행 자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처럼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산업기반 확충을 위한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 투입의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관광·공원·시설 조성사업까지 빚을 내 추진해야 하는지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1년 만기 일시상환 방식은 당장의 재정부담을 뒤로 미루는 효과는 있지만, 상환 재원이 마련되지 않으면 만기 연장과 이자 부담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지방채 발행 동의안에는 사업별 필요성과 기대효과뿐 아니라 원금 상환 계획, 이자 부담, 세입 확충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논산시의회 역시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포괄적인 설명만으로 동의안을 처리해서는 안 된다. 사업별 지방채 투입의 타당성과 시급성, 자체 재원으로 추진할 수 없는 이유, 국·도비 확보 노력, 중기지방재정계획과의 연계성 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문제의 근본에는 시정의 방향성이 있다.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한 정책, 충분한 타당성 검토 없이 확대된 시설사업, 선심성 논란을 부르는 예산 편성, 기금 조성 목적과 거리가 있는 재정 운용이 반복되면 재정 건전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재정은 도시의 혈관과 같다. 재정 여력이 줄어들면 사회적 약자 지원과 복지서비스,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이 먼저 타격을 받는다. 재난이나 경기 침체, 세수 감소와 같은 돌발 상황에 대응할 능력도 급격히 떨어진다. 그 부담은 결국 시민과 미래 세대에게 돌아간다.
지금 논산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 전영주 편집장
논산시가 단기적인 세입·세출 불균형을 조정하고 특정 연도에 집중되는 재정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169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추진한다.
시는 오는 7월 21일부터 열리는 제273회 논산시의회 임시회에 ‘2026년 지방채 발행 동의안’을 상정했다. 지방채 발행이 현실화하면 논산시가 2017년 선언한 ‘채무 제로’ 기조도 9년 만에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이번 지방채 발행은 단순히 169억 원을 빌리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민선8기 동안 재정안정화기금과 청사건립기금 담보 차입금 등 약 1,600억 원이 사용된 상황에서 다시 빚을 내야 하는 만큼, 그동안의 재정 운용 전반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광·개발사업 등에 169억 원 차입
논산시가 제출한 지방채 발행 동의안에 따르면 대상 사업은 모두 4건이다.
세부적으로는 △탑정호 근린공원(신풍리) 조성사업 25억 원 △탑정호 어드벤처 키즈파크 조성사업 27억 원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 98억 원 △선샤인랜드 기반시설 조성사업 19억 원 등 총 169억 원이다.
시는 지방채 발행 동의안과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시 금고를 통해 자금을 차입할 계획이다. 차입 조건은 1년 만기 일시상환이며,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적용 금리는 연 3.62∼4.07% 수준이다.
이 조건에 따라 단순 계산하면 연간 이자 부담만 약 6억1천만∼6억9천만 원에 이른다. 만기 연장이 반복될 경우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시는 이번 지방채 발행의 필요성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들고 있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관광객 유입 확대와 기업 유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중장기적 파급효과가 큰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장기간에 걸친 안정적인 재원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민선9기 대표 공약사업과 2027 논산세계딸기산업엑스포, 충남도민체육대회 등 대규모 행사 개최에 따른 재정수요가 집중되면서 재정부담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방채가 투입되는 일부 사업이 관광·공원·시설 조성사업이라는 점에서 사업의 시급성과 경제적 효과, 원금 상환 재원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대전·충남도도 재정위기…무리한 투자사업 도마 위
지방재정 악화는 논산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민선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는 대전시 재정을 “사실상 파산 위기”로 규정하고 대형 사업 재검토와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인수위는 무분별한 대형 토목·건축사업과 국비 확보 부족 속에서 이어진 시비·지방채 중심의 재정 운용, 편향적인 홍보비 집행 등을 주요 문제로 지목했다. 대전시 채무가 2022년 말 1조 원대에서 2025년 말 1조5,800억 원으로 늘어난 점도 재정위기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충남도 역시 세입 부족과 추가 세출 수요가 겹치면서 2026년 약 1조304억 원 규모의 재정 공백이 예상되고 있다. 본예산 기준 채무 잔액도 2조3,594억 원으로 집계돼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남도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정상화를 추진하고, 8월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경상경비 절감과 대규모 투자사업 시기 조정 등 긴축 방안을 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조 원대의 재정 공백을 단순한 사업 조정이나 경비 절감만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결국 재정 악화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지속 가능한 세입 기반과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논산시 ‘채무 제로’ 선언에서 지방채 발행까지
논산시는 과거 지방채 전액 상환을 재정 건전화의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웠다.
황명선 전 논산시장은 민선5기 취임과 함께 지방채 전액 상환을 최우선 시정과제로 추진했다. 그 결과 민선5기 출범 이전인 2010년 발행된 채무 376억 원과 민선5∼6기 채무 209억 원 등 모두 585억 원을 상환하고, 2017년 6월 12일 ‘채무 제로’를 선언했다.
그러나 민선8기 출범 당시 약 1,394억 원이었던 재정안정화기금이 사실상 소진된 데 이어, 이번에는 169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이 추진되면서 논산시 재정 운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논산시는 2025년에도 7개 예금계좌에 분산 예치된 약 250억 원 규모의 청사건립기금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했다. 당시 차입 조건은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에 연 3%대 금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의 2025년 11월 9일 자 보도를 종합하면 차입금은 △탑정호 복합휴양단지 조성사업 75억 원 △선샤인랜드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 37억 원 등 모두 18개 사업에 투입됐다. 상당수 사업이 별도의 국·도비 매칭 없이 전액 시비로 추진된 관광·개발·시설 조성사업이었다.
재정안정화기금 약 1,394억 원과 청사건립기금 담보 차입금 약 200억 원을 합하면 민선8기 4년 동안 활용된 재원은 약 1,600억 원에 달한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400억 원 규모다.
따라서 논산시는 이 재원을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어느 사업에 얼마나 사용했는지 시민 앞에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각 사업의 성과와 집행 내역, 현재의 재정 부족 사태와의 연관성도 함께 밝혀야 한다.
“어디에 어떻게 썼나”…재정 운용 공개가 먼저
지방채는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다. 사업의 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고 미래 시민도 그 혜택을 공유한다면 지방채 발행 자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처럼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산업기반 확충을 위한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 투입의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관광·공원·시설 조성사업까지 빚을 내 추진해야 하는지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1년 만기 일시상환 방식은 당장의 재정부담을 뒤로 미루는 효과는 있지만, 상환 재원이 마련되지 않으면 만기 연장과 이자 부담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지방채 발행 동의안에는 사업별 필요성과 기대효과뿐 아니라 원금 상환 계획, 이자 부담, 세입 확충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논산시의회 역시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포괄적인 설명만으로 동의안을 처리해서는 안 된다. 사업별 지방채 투입의 타당성과 시급성, 자체 재원으로 추진할 수 없는 이유, 국·도비 확보 노력, 중기지방재정계획과의 연계성 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문제의 근본에는 시정의 방향성이 있다.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한 정책, 충분한 타당성 검토 없이 확대된 시설사업, 선심성 논란을 부르는 예산 편성, 기금 조성 목적과 거리가 있는 재정 운용이 반복되면 재정 건전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재정은 도시의 혈관과 같다. 재정 여력이 줄어들면 사회적 약자 지원과 복지서비스,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이 먼저 타격을 받는다. 재난이나 경기 침체, 세수 감소와 같은 돌발 상황에 대응할 능력도 급격히 떨어진다. 그 부담은 결국 시민과 미래 세대에게 돌아간다.
지금 논산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 전영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