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열린도서관 신동미 사서 "도서관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2023-03-25

[인물] 열린도서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신동미 사서

도서관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벗꽃이 피기 시작한 4월의 문턱에서 만난 열린도서관의 신동미 주무관은 책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신 주무관은 "시대가 변하면서 도서관의 역할도 바뀌고 있어 앞으로 도래할 도서관의 다양한 모습에 기대해 주길 바란다"며, “우리 국민은 도서관을 아직도 공부하는 곳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신 주무관은 "하지만 저는 도서관의 역할은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모이면 작은 이야기에서부터 우리 삶에 중요한 이슈에 이르기까지 토론할 수 있다"며, “그런 과정에서 우리 공동체, 논산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담론까지 이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게 도서관이 현재 가져가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꺼낸다.

"도서관이 공부만 하는 곳이라기엔 대한민국과 우리 논산이 이미 많은 발전을 이루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는 신 주무관과 보다 더 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열린도서관을 방문했다. 반갑게 맞이하는 신 주무관과의 우문현답(愚問賢答)을 소개한다. 





■ 도서관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도서관을 공부만 하는 곳으로 여기는 것이 정확히 어떤 역사를 거치며 왔는지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다만 추측하기로는 과거 급속한 경제성장 시대에 대입 등 각종 시험이 성공의 통로가 되면서 가정에 공부방이 없던 학생들이 도서관으로 모여들었고, 한국의 도서관은 혼자 조용히 공부하는 독서실이라는 독특한 성격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신동미 주무관의 설명이다.

신 주무관은 그러면서도 그 시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그러한 어르신 및 선배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현재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죠. 덕분에 이렇게 멋진 열린도서관도 생겨날 수 있었고요. 그런 어려운 과정을 지나온 만큼 이제는 도서관이 머리 싸매고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닌 책과 함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또 삶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도서관이 기능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도서관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는 신동미 주무관의 생각은 명료하다. 

신 주무관은 “책을 매개로 시민들이 모일 수 있도록 저는 '독서 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다"며, "5명 이상으로 독서 동아리를 만드시고 등록하시면 도서관 내부의 강의실과 동아리실 등을 무료로 대관해드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예산의 범위 내에서 도서지원이나 프로그램을 위한 강사도 지원하고 있고,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이 마무리되고 일상을 찾아가고 있는 만큼 예산도 늘려서 확대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가지 신 주무관의 업무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독서문화 프로그램> 기획‧운영이다. 이 프로그램은 영유아, 초등학생, 중학생 이상 등으로 각 연령층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방학 중에는 어린이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정서 함양에 기여하는 동화 구연과 함께하는 연극 놀이, 역사 속 위인을 함께 탐구하는 독서 교실을 운영하였다. 또한, 허태연 작가(대표도서 하쿠다 사진관)와의 만남과 음악공연으로 이루어진 북콘서트도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이 밖에도 공연(샌드아트, 버블쇼, 인형극 등), 체험 활동(독서등 만들기, 다육식물 꾸미기 등), 강연(정리 수납, 금융, 코딩, 베스트셀러 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책보다 사람을 더 좋아해요, 그럼에도 다시 책으로


신동미 주무관은 “사실 저는 책보다 사람을 더 좋아해요. 사서가 단순히 도서 대출 관련 업무만 하는 게 아니라, 다면적으로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이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서라는 직업에 끌리게 되었다"고 토로한다.

그럼에도 책을 다루는 직업인 사서로서의 본질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기획 등의 업무를 주도면밀하게 처리하고 있다. 

“물론 고민이 있지요. 도서관이 사람과 사람을 잇고, 담론을 형성해 나가는 곳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지만, 사실 본질은 어디까지나 책이거든요.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고, 어른들이 좀 더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서관의 본래 모습이 놀이시설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신 주무관은 “우리 국민 성인 독서율은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격년으로 실시하는 국민독서실태조사(2021년)에 따르면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을 모두 포함해도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량이 4.5권밖에 안된다"며, “사실 요즘 이슈되고 있는 청소년 문해력 하락도 사실은 책과 친해지면 자연히 해소되는 거로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과연 이 프로그램이 사람들에게 책과 어떤 접점을 줄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해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도 결국은 사람들을 다시 책으로 돌아오게 만들고 싶다는 게 늘 고민”이라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신 주무관은 "백성현 논산시장님이 취임하시면서 '2촌 5도'의 과거 프레임을 바꿔서 '농촌에서 5일을 살고, 2일을 도시에서 보내자'는 <5촌 2도> 정책을 펼치고 계신다"고 말문을 이으며, “백성현 시장님께서는 도농복합도시인 우리 논산에서 5일을 살기 위해서는 '교육여건이 반드시 좋아져야만 한다'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셔서, 논산시는 내년 개관을 목표로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신 주무관은 "공동주택 밀집 지역인 내동 1111번지에 <상상이상 복합문화센터>가 지금 지어지고 있는데, 그곳의 2층과 3층을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으로 만들 계획이에요. 아이들이 많이 거주하는 내동에 이런 도서관이 생겨나며 우리 논산 아이들의 문해력이 월등히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도서관에서 꼭 다시 뵙자"고 너스레를 떤다.

신 주무관은 "본인이 느끼는 일의 보람은 어떤 공직자보다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프로그램 기획‧운영 업무를 주로 하기때문에 다른 사서분들보다 시민들과 접점도 많고, 칭찬해 주시는 분들도 많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끝내고 부모님과 손을 잡고 가면서 저에게 손을 흔들어 줄 때, 그 모습에서 저는 사서로서의 자부심과 제가 일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신동미 주무관은 “시민 여러분들이 제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많이 찾아주시면 저도 힘을 얻고, 무엇보다도 백성현 시장님께서 주창하시는 <5촌 2도> 정주프로그램에 저도 미흡하지만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긴다"며, "논산시의 공직자로서 시장님과 함께 우리 논산이 더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도서관에서 시민 여러분들을 열심히 만나뵙겠다"며 환하게 웃는다.


-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