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서·김신자 오둥이가족 “아이가 사랑스러워, 주시는 대로 낳았어요”

놀뫼신문
2021-01-13

[가정방문] 박진서·김신자 오둥이가족을 찾아서   

“아이가 사랑스러워, 주시는 대로 낳았어요”

- TV없이 책으로, 음악으로 집안 가득 -

- 학원 안 다녀도 갈 곳 지천인 논산 -


논산에 다자녀가정이 좀 된다. 육동이는 하나, 오둥이는 다섯 가정 정도다. 본지는 숫자상 최고치인 육동이 가족을 섭외하였지만 여의치 않았다. 오둥이 가족 중에서 내동에 사는 박진서 가족은 가족인터뷰를 흔쾌히 OK 해주었다. 두 부부 + 큰딸1 + 아들4.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해서 가정방문 형태에 합의하였다. 주택은 원룸촌인데 복층구조여서 6식구가 생활하기에는 단출해 보였다. 

가장은 박진서(이하·아빠), 시청 안전도로과 시설팀에서 일하고 있다. 안주인 김신자(이하·엄마)는 모여중 행정실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중이다. 



재물복 vs. 자식복


아빠 박진서 씨는 외할아버지로부터 “재물복보다는 자식 많이 두는 게 더 큰 복이란다” 소리를 많이 들었단다. 엄마 김신자 씨도 세 명까지는 생각했는데, 출산해가면서 생각이 변했다. 예전에는 “또딸”이라고 하여 어떻게든 아들 하나 낳으려다 보니 다산했지만, 이 집은 반대다. 결국 남초(男超) 현상이 초래되고 말았다. 

대전에 살면서 셋째까지 낳았는데, 사랑스럽기 그지 없더란다. 고향인 금산군 진산에 잠시 내려가 산 적이 있는데, 거기서 넷째를 얻었다. 논산에는 아빠가 2016년 발령받았으니 5년채이다. 다섯째 찬별이는 논산에서 출산하였고, 네살바기다. 

아이들이 이렇게 많으니 엄마도 나서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어린이집에 다니는 넷째, 다섯째가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 동안만 일해야 한다. 다행히도 3시까지 돌아오는 직장을 잡았다. 담당 업무는 청소다. 원래 병원에서 임상병리사로 근무했지만 그 일은 풀 타임이라서 조건이 안 맞는다. 육아중인 엄마들은 파트타임을 원하지만, 그런 일자리가 많지 않다고들 하니, 큰 복으로 여기며 일해나간다. 

퇴근후 귀가하면, 빨래감이 수북 쌓여 있다. 그러나 엄마는 행복하다. 경제적인 풍요는 누리지 못하고 개인 시간도 거의 없지만, 지지고 볶고 하면서 커나가는 애들 모습을 보노라면 입이 귀에 걸린다. 행복(幸福)이란 무엇일까? 애들이 건강한 가운데 자기 하고 싶은 걸 제대로 찾아서 해가고, 설령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자기 삶에 만족해할 수 있다면, 그렇게만 자라준다면야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시민공원 숲길 거쳐서 열린도서관으로 가는 길. 가족나들이는 TV나 오락 게임장보다 책이 넘쳐나는 도서관산책이다. 


TV가 없는 집, 아들이 넘쳐나는 집


그렇지만 요즘 세상에 이런 소확행 행복론은 소수의견에 불과하다. “인터넷상에서 오둥이 이야기가 나오면 90% 이상 부정적 댓글이 달려요. ‘애들 하나나 둘도 제대로 키우기 어려운 판국에 1/n로 나누면 결국 애한테 못할 짓’이라는 논리와 정서가 대세인 거죠.” 할아버지처럼 자식복 예찬하는 이는 부족한 2%대에 불과하다고 토로한다. 

“보다시피 우리집에는 TV가 없어요. 책은 좀 보는 편이예요. 셋째가 내동초 다니는데, 가족끼리 시간 될 때 학교옆 산길로 해서 시민공원 거쳐 열린 도서관으로 가요. 예전에는 남부평생학습관 주로 다녔고요...” 금산에 살던 2014년, 금산도서관에서 받았던 “책읽는 가족” 기념패는 아이들 사진과 함께 걸려 있다. 특히 셋째 찬율이가 독서광이다. 해리포터 분위기의 안경을 쓴 찬율이는 올해 6학년 올라간다. 요즘은 과학 학습만화에 심취해 있다. 선생님에게 어떤 칭찬을 받는지 물으니 수학문제 잘 풀었다 정도란다. 안경을 써서 정적 분위기인가 보다 했더니 달리기를 즐긴단다. 전자피아노도 좋아하는데, 이 집에서 유일하게 학원(피아노) 다니는 호사도 누리는, 한가운데 낀 거 같지만 명실상부 ‘셋째’다. 

셋째와는 달리 목표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둘째, 이 집의 장남 찬영이는 논산고 2학년생이다. 아빠키는 80인데 청출어람, 아들은 84이다. 작은 아빠는 87인데, 작은엄마가 치던 전자피아노가 다동이네 집으로 이사를 왔다. 논산고 들어가 첫 번째로 들어간 동아리는 경제동아리였으나 2학년때는 심리학 동아리인 “공존(共存)”으로 갈아탔다. 고3이 돼서도, 대학도 심리학쪽으로 설계해 놓았다. 계기를 물으니 1학년때 추천도서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나서란다. 인간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현실을 감지하면서 심리학에 매료되기 시작했다는 마음지도를 보여준다. 

“사회학자가 되려면 3자녀 이상의 집안에서 자라야 한다”는 여담이 있다. 1~2명일 경우는 경우의 수가 비교적 간단한데, 세 명 이상이면 복잡다단해지게 마련. 찬영이는 집에서는 가족과의 관계, 바깥에 나가서는 친구나 이웃들과의 관계가 고차방정식처럼 느껴진다. 제3자가 되어 자신의 내면부터 관찰할 필요가 있다 싶으면 한밤중 야행, 잠수를 탄다. 공원에 가서 멍때리기도 하고 농구도 즐긴다. 전자피아노 두드리면서 스트레스를 풀어보기도 한다. 질풍노도를 통과하는 둘째에게 기자는 학생기자로 활동해줄 것을 부탁하였다. 



논산여고 연극반 출신의 딸자랑 


마지막, 외동딸 주원이 차례다. 논산여고를 졸업한 대학생 새내기다. 전주대학교 공연방송연기과에 다니게 된 것은 여고시절 연극반 덕이다. 미칠 “광(狂)” 논여고 연극반 이름이다. 열 서너명 정도가 매일 모여 연습을 한다. 고1, 2때는 논산연극제에 출연하였다. 가시나무와 소녀/ 우리동네사람들이란 제목으로 8팀 정도가 1시간씩 열연하는 연극제였다. 1주일간 콘테스트로 열리는 도 대회에도 나갔다. 독사진 찍히는 걸 어색해하다가, 미래의 배우답게 이내 포즈 모드다. 

방학이라 집에 와 있다. 예전에 쓰던 방은 남동생에게 뺏기고 셋째랑 함께 옥탑방을 쓴다. 전주에 있는 동안 LH 청년대학임대주택을 신청해 집안 경제짐을 덜어냈다. 엄마아빠가 크게 신경 쓰지 않도록 각자 알아서 앞길을 헤쳐나가는 중이다. “우리 애들이 자기들 하고 싶은 거, 잘하는 거 해나가면 만족해요.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자유이고요... 다만 부모로서 희망사항은 딱 하나 <누군가 돕는 사람, 축복을 해주는 사람>이 돼주면 그 이상 바랄 게 없어요ㅎ~”

넷째가 가장 강력하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정확하다. 형제들 틈바구니에서 자기 나름 생존전략이기도 하겠지만, 태생부터 그러할 수도 있겠다. 넷째와 다섯째가 다니는 곳은 GLS어린이집이다. 한빛교회에서 운영하는데 학습보다는 성품을 중시해서란다. 한 배에서 나왔지만 색깔도, 성품도 제 각각인지라 존중 외에는 답이 없는 모양이다. 어쩌다 야식이라도 시킬라치면 의견 일치될 때가 거의 없다. 넷째에게 물었다. “엄마가 해주는 요리나 먹는 거 중에 뭐가 젤 좋아요?” 뜸을 들이다가 답한다. “김치찌개...” 의외의 답변에 긴가민가하여 추가질문 ‘라면은?’ 이어가니 “쬐금 많이”라는 적확한 답이 돌아온다. 

찬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신난단다. “찬율 형아 보니까 점심때 집에 오더라구요.” 혼자 맘대로 노는 시간이 와장창 늘어나니 살판 난 모양이다. 



바깥일 힘들어도 집에만 들어오면ㅎ


막내 찬별이는, 어린이집에서 잠 자던 시간대라서 단체 사진 촬영 후 이내 “아기 잘도 잔다~~” 기왕지사 한명 더 생각없느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 손사래가 조건반사적이다. 막내가 잠을 잘 안 자 힘이 들 때가 많고, 이제 나이도 나이(46세)라는 엄마의 엄살이다. 아빠 역시 부창부수다. 

“원래 제 전공은 회계학인데 전공 못 살린 채, 현재 안전도로과 도로관리팀에서 운전을 하고 있어요. 시청공무원이지만 소방서 부근에 도로보수작업장 사업장이 따로 있습니다. 공무직 10, 운전직 4, 공업직 1명이 도로관리팀 주무관들과 호흡을 맞추어 일해나가고 있습니다. 큰 어려움은 없는데 태풍이나 폭설 같은 비상상황에서는 올나잇입니다. 눈 내린 7일 목요일의 경우, 밤 7시 퇴근했다가 저녁밥 먹고 옷 갈아입은 다음 11:30 출근했죠. 다음날 6:30에 퇴근, 새벽 7시 출근... 이런 식입니다. 실은 주말인 오늘까지도 비상근무중인데 한숨 돌리는 상황이 되어서 잠시 양해 구하고 나온 상황입니다.”

손님이 온다 해서 보일러를 풀가동해서인지 방안이 훙군하다. 옥탑방에서는 애들 4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게임도 하고 이어폰으로 음악 들으면서 책보고... 애기는 잠자고.... 온가족 따로 국밥이다. 그러고 보니 온기(溫氣)가 더 느껴졌던 것은 4층까지 엘리베이터가 없어서가 아닌 듯싶다. 세계 명작 동화 “작은 아씨”가 오버랩된다. 이 집은 딸이 귀하므로 “키큰 머스마들”이란 제목의 우주(universal) 동화가 쓰여지고 있는 거 같다,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