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교실] 망건 쓰다 장 파한다

놀뫼신문
2019-10-16

정규헌 고담소설강독사와 함께 하는 『속담교실』  

'망건 쓰다 장 파한다’


[뜻풀이]  장에 나가기 위한 채비로 망건을 쓰다가 시간을 허비하고, 그 결과 장이 파해 버린다(장이 끝난다).


[해설]  일을 할 때 준비만 한다고 하면서 시간 허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옛날에 시골에서 장이 5일마다 서는데(요즘도 5일장이 많이 남아 있음) 이 장이라는 곳은 근처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다. 장은 주로 군 또는 면의 소재지 근처나 관광지 근처였는데 이 장소에 가까운 사람도 있었지만 짧게는 10리(4㎞) 길게는 30리(12㎞) 이상의 멀리에 있는 사람도 많았다. 특히 옛날에는 요즘처럼 교통 수단이 발달되지 않았으므로 장이 서는 장소까지의 이동 수단이 도보였음을 볼 때 그 거리의 이동 시간은 매우 길었을 것이다. 이러하므로 장이 서는 곳까지 원하는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일찍 준비를 마치고 서둘러 집을 나서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 남자가 장에 나서기 위해(외출을 할 때도 마찬가지) 채비하는 것 중에 망건을 써야 하는데, 이렇게 망건을 준비하고 쓰는 데 시간을 허비하면 이미 장은 끝나고 만다는 것이다.

이 속담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하나는, 준비(또는 격식)만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미리미리 준비를 서둘러 원하는 결과를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망건 : 남자의 외출 채비 중 하나로 머리를 잘 빗어 올린 상투를 틀고 그 상투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머리 주변을 끈으로 고정하는 생활용품. 그냥 가볍게 정리를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아주 정갈하고 까다로운 성품의 남자는 완벽하게 머리에 둘러질 때까지 수차례 풀었다 둘렀다를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