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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일, 돈암서원에서는 전통 제례의식 ‘춘향’이 엄숙하게 봉행됐다. 사계 김장생 선생을 비롯한 선현들의 학덕을 기리는 이 행사는 단순한 의례를 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서 돈암서원이 지닌 정신적 가치를 현재로 되살리는 상징적 자리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최초 밀리언셀러 김홍신 작가가 초헌관으로 제향을 주관해 그 의미를 더했고, 오는 6월 20일 논산 건양대학교 콘서트홀에서 공연되는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와 맞물려 지역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돈암서원 김선의 원장을 만나, 전통과 현대, 그리고 예학과 융합예술이 만나는 지점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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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만든 인생… 지역에서 시작되는 문화의 기적”
김선의 원장은 이번 공연을 바라보는 시선의 출발점을 ‘만남’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인생은 결국 만남의 연속입니다. 부모를 만나고, 스승을 만나고, 수많은 인연을 통해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논산이라는 지역에서 이런 뜻깊은 공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축복입니다.”
김 원장은 특히 수도권 중심의 문화 구조 속에서 지역이 주도하는 대형 공연의 의미를 강조했다.
“지방에서는 늘 문화가 소비되는 공간으로 머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오페라마는 지역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며 문화의 중심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지역 문화의 자존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이어 공연 제작에 나선 놀뫼신문의 도전에 대해 깊은 존중을 표했다.
“이런 규모의 프로젝트를 민간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놀뫼신문의 용기 있는 도전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철학적 기반을 제공해 주신 김홍신 작가께도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공연을 기획하고 출연하는 바리톤 정경 교수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정경 교수는 논산과 대전에서 성장한 충청인의 정체성을 지닌 예술가입니다. 클래식 음악의 정통성을 갖추면서도 대중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인물입니다. 정 교수가 만든 ‘오페라마’는 단순한 장르의 결합이 아니라, 인생의 질문을 예술로 풀어낸 새로운 형식입니다.”
“왜 논산인가… 예학의 본향에서 시작되는 이유”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가 논산에서 출발한 이유에 대해 김 원장은 역사적 맥락을 짚었다.
“조선시대 정치와 학문을 이끌었던 양대 축은 영남의 '퇴계 이황'과 기호학파의 '율곡 이이'입니다. 그 가운데 기호학파의 중심이 바로 논산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지역이 아니라, 조선의 사상과 질서를 형성했던 '정신의 축'이었습니다.”
김선의 원장은 논산이 지닌 역사적 자산이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해석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흔히 전통을 과거의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통은 현재를 이해하는 가장 깊은 언어입니다. 논산에서 시작된 '예학의 정신'은 오늘날 사회 문제를 풀어가는 데 여전히 유효한 해법이 될 수 있겠죠.”
특히 현대 사회의 문제를 짚으며 예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금 사회는 소통의 단절, 극단적 개인주의, 공동체 붕괴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인간관계는 오히려 더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관계를 회복하는 철학이 필요합니다.”
이어 사계 김장생의 시대와 오늘날을 비교했다.
“김장생 선생이 살았던 시기 역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질서가 무너진 혼란의 시대였습니다.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분의 가르침은 단순한 역사적 유산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습니다.”
“예(禮)는 관계의 철학… 법을 넘어서는 질서”
김선의 원장은 ‘예’의 본질을 단순한 예절이 아닌 ‘관계의 철학’으로 설명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조선은 사회 시스템이 무너졌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예학’입니다. 법으로 통제하기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김 원장은 예의 현대적 의미를 구체적인 일상으로 풀어냈다.
“오늘날 ‘예’는 위계가 아니라 상호 존중입니다. 겸손과 배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핵심입니다.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작은 행동,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는 말 한마디가 모두 현대적 예의 실천입니다.”
이어 김장생 선생의 업적을 강조했다.
“김장생 선생은 예를 단순한 생활 규범이 아닌 학문으로 체계화한 분입니다. 그 덕분에 조선은 법이 아닌 도덕과 관계의 질서로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김 원장은 이번 오페라마와 예학의 연결성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김홍신 작가의 철학이 담긴 작품이 예학의 정신과 만나 예술로 재탄생하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일입니다. 이는 과거의 철학이 현재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입니다.”




내삼문 담장에는 지부해함, 박문약례, 서일화풍 등 김장생과 그의 후손들의 예학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12개의 글자를 새겨 놓았다.

지부해함

박문약례

서일화풍
“충‧효‧예의 완결된 공간, 논산의 문화적 가능성”
김 원장은 논산의 문화적 정체성을 ‘충·효·예’의 집약지로 설명했다.
“논산 탑정호 주변에는 충곡서원, 효암서원, 그리고 돈암서원이 있습니다. 충·효·예가 한 공간에 완벽하게 모여 있는 곳은 전국에서도 매우 드뭅니다.”
그는 이 자산이 관광을 넘어 스토리텔링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세 가지 가치와 탑정호의 자연경관이 결합하면, 하나의 강력한 문화 콘텐츠가 됩니다. 논산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돈암서원 숭례사 앞 꽃담에 새겨진 문구를 소개하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지부해함(地負海涵), 박문약례(博文約禮), 서일화풍(瑞日和風’이라는 문구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세상을 포용하고, 넓게 배우며, 따뜻한 품성을 갖추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학의 핵심입니다.”
“오페라마는 공연이 아니라 시대를 묻는 질문”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이번 공연의 본질을 ‘질문’으로 정의했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닙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묻는 하나의 질문입니다.”
특히 제작 방식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외부 지원 없이 오로지 티켓 판매로 제작된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공연 제작이 아니라, 신념과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어 강한 확신을 담아 말했다.
“이 도전은 반드시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저는 이번 오페라마를 문학과 음악, 철학이 결합된 ‘현대판 예학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를 비추고 미래를 여는 힘이다. 논산에서 시작된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예학의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번역하는 새로운 시도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대담 얼쑤충청 김미숙
지난 4월 3일, 돈암서원에서는 전통 제례의식 ‘춘향’이 엄숙하게 봉행됐다. 사계 김장생 선생을 비롯한 선현들의 학덕을 기리는 이 행사는 단순한 의례를 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서 돈암서원이 지닌 정신적 가치를 현재로 되살리는 상징적 자리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최초 밀리언셀러 김홍신 작가가 초헌관으로 제향을 주관해 그 의미를 더했고, 오는 6월 20일 논산 건양대학교 콘서트홀에서 공연되는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와 맞물려 지역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돈암서원 김선의 원장을 만나, 전통과 현대, 그리고 예학과 융합예술이 만나는 지점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남이 만든 인생… 지역에서 시작되는 문화의 기적”
김선의 원장은 이번 공연을 바라보는 시선의 출발점을 ‘만남’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인생은 결국 만남의 연속입니다. 부모를 만나고, 스승을 만나고, 수많은 인연을 통해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논산이라는 지역에서 이런 뜻깊은 공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축복입니다.”
김 원장은 특히 수도권 중심의 문화 구조 속에서 지역이 주도하는 대형 공연의 의미를 강조했다.
“지방에서는 늘 문화가 소비되는 공간으로 머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오페라마는 지역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며 문화의 중심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지역 문화의 자존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이어 공연 제작에 나선 놀뫼신문의 도전에 대해 깊은 존중을 표했다.
“이런 규모의 프로젝트를 민간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놀뫼신문의 용기 있는 도전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철학적 기반을 제공해 주신 김홍신 작가께도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공연을 기획하고 출연하는 바리톤 정경 교수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정경 교수는 논산과 대전에서 성장한 충청인의 정체성을 지닌 예술가입니다. 클래식 음악의 정통성을 갖추면서도 대중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인물입니다. 정 교수가 만든 ‘오페라마’는 단순한 장르의 결합이 아니라, 인생의 질문을 예술로 풀어낸 새로운 형식입니다.”
“왜 논산인가… 예학의 본향에서 시작되는 이유”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가 논산에서 출발한 이유에 대해 김 원장은 역사적 맥락을 짚었다.
“조선시대 정치와 학문을 이끌었던 양대 축은 영남의 '퇴계 이황'과 기호학파의 '율곡 이이'입니다. 그 가운데 기호학파의 중심이 바로 논산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지역이 아니라, 조선의 사상과 질서를 형성했던 '정신의 축'이었습니다.”
김선의 원장은 논산이 지닌 역사적 자산이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해석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흔히 전통을 과거의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통은 현재를 이해하는 가장 깊은 언어입니다. 논산에서 시작된 '예학의 정신'은 오늘날 사회 문제를 풀어가는 데 여전히 유효한 해법이 될 수 있겠죠.”
특히 현대 사회의 문제를 짚으며 예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금 사회는 소통의 단절, 극단적 개인주의, 공동체 붕괴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인간관계는 오히려 더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관계를 회복하는 철학이 필요합니다.”
이어 사계 김장생의 시대와 오늘날을 비교했다.
“김장생 선생이 살았던 시기 역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질서가 무너진 혼란의 시대였습니다.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분의 가르침은 단순한 역사적 유산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습니다.”
“예(禮)는 관계의 철학… 법을 넘어서는 질서”
김선의 원장은 ‘예’의 본질을 단순한 예절이 아닌 ‘관계의 철학’으로 설명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조선은 사회 시스템이 무너졌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예학’입니다. 법으로 통제하기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김 원장은 예의 현대적 의미를 구체적인 일상으로 풀어냈다.
“오늘날 ‘예’는 위계가 아니라 상호 존중입니다. 겸손과 배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핵심입니다.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작은 행동,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는 말 한마디가 모두 현대적 예의 실천입니다.”
이어 김장생 선생의 업적을 강조했다.
“김장생 선생은 예를 단순한 생활 규범이 아닌 학문으로 체계화한 분입니다. 그 덕분에 조선은 법이 아닌 도덕과 관계의 질서로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김 원장은 이번 오페라마와 예학의 연결성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김홍신 작가의 철학이 담긴 작품이 예학의 정신과 만나 예술로 재탄생하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일입니다. 이는 과거의 철학이 현재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입니다.”
내삼문 담장에는 지부해함, 박문약례, 서일화풍 등 김장생과 그의 후손들의 예학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12개의 글자를 새겨 놓았다.
지부해함
박문약례
서일화풍
“충‧효‧예의 완결된 공간, 논산의 문화적 가능성”
김 원장은 논산의 문화적 정체성을 ‘충·효·예’의 집약지로 설명했다.
“논산 탑정호 주변에는 충곡서원, 효암서원, 그리고 돈암서원이 있습니다. 충·효·예가 한 공간에 완벽하게 모여 있는 곳은 전국에서도 매우 드뭅니다.”
그는 이 자산이 관광을 넘어 스토리텔링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세 가지 가치와 탑정호의 자연경관이 결합하면, 하나의 강력한 문화 콘텐츠가 됩니다. 논산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돈암서원 숭례사 앞 꽃담에 새겨진 문구를 소개하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지부해함(地負海涵), 박문약례(博文約禮), 서일화풍(瑞日和風’이라는 문구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세상을 포용하고, 넓게 배우며, 따뜻한 품성을 갖추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학의 핵심입니다.”
“오페라마는 공연이 아니라 시대를 묻는 질문”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이번 공연의 본질을 ‘질문’으로 정의했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닙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묻는 하나의 질문입니다.”
특히 제작 방식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외부 지원 없이 오로지 티켓 판매로 제작된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공연 제작이 아니라, 신념과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어 강한 확신을 담아 말했다.
“이 도전은 반드시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저는 이번 오페라마를 문학과 음악, 철학이 결합된 ‘현대판 예학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를 비추고 미래를 여는 힘이다. 논산에서 시작된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예학의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번역하는 새로운 시도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대담 얼쑤충청 김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