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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월 기준, 충남.대전 행정통합특별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며 입법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2026년 7월 통합자치단체가 출범되고, 인구 36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200조 원, 수출 970억 달러 규모의 전국 3위 광역경제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대전 통합은 국토 균형발전과 초광역 경제권 강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이 실제로 지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 효과와 비용, 그리고 사회적 파장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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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전보다 절차"... 시‧도민 70% "내용 잘 모른다"
최근 KBS 대전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2025년 12월 22~28일, 대전.세종.충남 각 800명 대상)에 따르면, 충남 응답자의 72%, 대전 응답자의 70%가 행정통합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찬반을 묻는 질문에서는 찬성 의견이 다소 우세했지만, 통합 단체장 선출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분명했다. 충남 응답자의 60%, 대전 응답자의 63%가 "충분한 논의 후 별도의 선거" 또는 "2030년 지방선거에서 선출"을 선택했다.
이는 행정통합이 시민적 합의보다는 정치권 중심의 속도전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 충남·대전 행정통합, 팩트부터 짚어보자
대한민국은 지금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 기회가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전체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초과밀 상태다. 이는 단순히 지역 간 불균형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잠식하는 구조적 위기다.
이러한 국가적 과제에 대한 대안으로 ‘충남·대전 행정통합’을 제시하고 있다. 수도권 1극 체제를 넘어 성장축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구상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단순한 행정구역의 결합을 넘어 국가 운영 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경계를 나누는 행정에서 역량을 결집하는 행정으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그 취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 구상이 지역에 실질적인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전제가 필요하다. 특히 논산시와 계룡시의 입장에서 통합의 성패는 단순하다. 통합 이후 권한과 예산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리고 그 결정 과정에 우리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다. 이 두 가지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통합은 기회가 아니라 위험이 될 수 있다.
[통합에 따른 기대 효과]
첫째, ‘초광역 경제권’ 형성을 통한 협상력 강화다.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인구와 GRDP 규모가 확대되면서 정부 예산과 국책사업 유치에서 하나의 ‘경제 블록’으로서 협상력이 커진다는 논리가 핵심이다. 민관협의체가 제시한 ‘경제과학수도’ 비전과 2026년 7월 출범 목표 역시 이러한 구상 위에 놓여 있다.
둘째, 행정·재정 특례를 통한 권한 이양 가능성이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특별법에 얼마나 실효성 있는 행정·재정 특례를 담아내느냐다. 권한 이양, 규제 완화, 재정 분권이 명확히 설계되지 않는다면 통합의 실익은 공허해진다. 민주당이 ‘핀셋 설계’를 통해 특례 중심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셋째, 생활권 통합을 통한 정책 일관성 강화다.
대전의 연구·산업 기능과 충남의 산업단지·항만·농생명·관광 자원은 이미 하나의 생활권으로 엮여 있다. 광역교통망, 산업벨트, 광역 복지·의료 정책을 통합적으로 설계할 경우 중복 행정을 줄이고 정책 효율을 높일 여지가 있다.
넷째, 지방소멸 대응 모델로서의 상징성이다.
충남·대전 통합은 수도권 일극 구조에 맞서는 국가균형발전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속도전’으로 추진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제도화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우려와 리스크]
첫째, 무엇보다 ‘졸속 추진’ 논란이다.
특별법을 2026년 초까지 마련하고,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겠다는 일정은 매우 촉박하다. 주민 동의와 공론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절차적 정당성은 약화되고, 이후 소송이나 주민투표 요구, 정치적 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대전 중심화로 인한 충남 시·군 소외 우려다.
정책과 예산, 핵심 기관이 대전에 집중될 경우 충남, 특히 농촌·군 지역은 오히려 주변부로 밀려날 수 있다. ‘통합의 과실’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는다면 지역 불균형은 더 심화될 수 있다.
셋째, 교육자치와의 충돌 문제다.
대전·충남 교육청은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육자치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단일 교육청 체제 여부, 교육감 선거 방식, 권한 배분 문제는 통합 논의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 중 하나다.
넷째, 통합 비용과 행정 혼란이다.
조직과 인사 통합, 청사 기능 재배치, 조례와 행정 시스템 정비, 산하기관 구조조정 등은 상당한 초기 비용과 과도기적 혼란을 수반한다.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최소 수년 이후에나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정치적 주도권 경쟁의 위험성이다.
통합의 본질은 제도 설계에 있다. 그러나 정치 일정과 주도권 다툼이 앞서게 되면,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실질적 내용이 빈약한 통합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통합이 ‘득’이 되기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6가지]
✅특별법에 담길 재정·규제·권한 이양의 구체성
✅청사와 핵심 기관 배치 원칙(대전 쏠림 방지)
✅충남 시·군 몫 보장 장치(예산 배분 공식, 균형발전 계정)
✅교육자치 체계와 선거 방식
✅주민 동의 절차의 신뢰성(공론화·숙의·주민투표 여부)
✅기존 충청권 광역협력기구와의 정합성
"충남·대전 행정통합,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
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논산시와 계룡시의 질문은 여전히 하나다.
"이 통합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
지금까지 제시된 통합 논의 속에서 논산과 계룡의 이름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초광역 경제권’, ‘경제과학수도’,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담론 속에서 논산과 계룡은 지도로만 존재할 뿐이다. 통합의 중심도, 설계의 축도 아니다.
통합이 국가적 과제라는 주장에 이견은 없다. 수도권 일극 구조를 깨야 한다는 명분 역시 충분하다. 그러나 명분이 지역의 손실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특히 규모가 작은 지역일수록 통합은 기회가 아니라 위험이 될 수 있다.
■ 논산과 계룡의 현실은 ‘중심’이 아니라 ‘경계’다
논산시와 계룡시는 대전과 인접해 있지만 중심은 아니다. 행정·경제·정치의 중심축은 이미 대전에 있다. 통합이 이뤄질 경우 그 중심성은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 결과다.
예산은 어디로 흐를 것인가.
핵심 기관은 어디에 들어설 것인가.
정책 결정은 어디에서 이뤄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다. 지금 구조 그대로라면, 통합 이후에도 답은 대부분 ‘대전’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감수해야 하는가. 행정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예산과 권한이 빠져나가고, 정책 결정에서 점점 멀어지는 주변부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닌가.
통합이 우리 지역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더 작게 만드는 길이라면 그 통합은 재고돼야 한다.
통합 찬성론자들은 인구와 GRDP가 커지면 협상력이 커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협상력이 커진다고 해서 그 성과가 자동으로 모든 지역에 배분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힘이 집중된 곳이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것이 현실이다.
대전이 커질수록 우리 지역이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는 희망 사항일 뿐이다. 보장 장치가 없는 통합은 언제나 강한 쪽으로 기운다.
지금 논의에서 우리 지역 몫의 예산, 배치 기관, 권한 강화 방안은 어디에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아직 설계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 가장 위험한 것은 '속도'다
통합의 실질은 '특별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논의는 ‘틀’만 있을 뿐, 지역별 조항은 보이지 않는다. 권한 이양, 재정 특례, 기관 분산 배치가 말로만 오가고 있다.
특별법에 명시되지 않으면, 통합 이후에는 아무도 우리를 대신해 싸워주지 않는다. “나중에 논의하자”는 말은 대부분 “그때 가서 힘 있는 쪽이 가져간다”는 뜻이었다.
지금 통합 논의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속도다. 특별법 제정 시점과 통합 단체장 선출이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리면서 통합이 행정 논의가 아니라 정치 이벤트로 변하고 있다.
속도가 붙을수록 공론화와 숙의는 형식이 되고, “큰 틀은 정해졌다”는 말이 모든 의문을 덮어버린다. 그러나 통합은 한 번 결정되면 되돌릴 수 없다.
우리지역의 시민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판단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 통합은 민주적일 수 없다.
■ 통합은 ‘찬반’이 아니라 ‘조건’의 문제다
우리는 통합을 무조건 반대할 이유도, 무조건 찬성할 이유도 없다. 문제는 조건이다.
논산과 계룡이 얻는 것이 분명한가.
손실을 막을 장치는 있는가.
시민의 동의는 실질적으로 보장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통합은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의 이름으로 주변부화가 가속된다면,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후퇴다. 우리는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희생되는 통합을 거부하는 것이다. 특별법에 우리 지역의 몫이 분명히 적히기 전까지, 논산.계룡 시민의 동의가 확인되기 전까지, 통합은 서둘러서는 안 된다.
통합은 크기를 키우는 일이 아니다. 삶의 질을 지키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시점에 백성현 논산시장과 이응우 계룡시장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재선 계산에만 몰두한 채, 도시의 앞날에 대한 고민은 실종된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전영주 편집장
2026년 1월 기준, 충남.대전 행정통합특별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며 입법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2026년 7월 통합자치단체가 출범되고, 인구 36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200조 원, 수출 970억 달러 규모의 전국 3위 광역경제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대전 통합은 국토 균형발전과 초광역 경제권 강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이 실제로 지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 효과와 비용, 그리고 사회적 파장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속도전보다 절차"... 시‧도민 70% "내용 잘 모른다"
최근 KBS 대전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2025년 12월 22~28일, 대전.세종.충남 각 800명 대상)에 따르면, 충남 응답자의 72%, 대전 응답자의 70%가 행정통합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찬반을 묻는 질문에서는 찬성 의견이 다소 우세했지만, 통합 단체장 선출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분명했다. 충남 응답자의 60%, 대전 응답자의 63%가 "충분한 논의 후 별도의 선거" 또는 "2030년 지방선거에서 선출"을 선택했다.
이는 행정통합이 시민적 합의보다는 정치권 중심의 속도전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 충남·대전 행정통합, 팩트부터 짚어보자
대한민국은 지금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 기회가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전체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초과밀 상태다. 이는 단순히 지역 간 불균형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잠식하는 구조적 위기다.
이러한 국가적 과제에 대한 대안으로 ‘충남·대전 행정통합’을 제시하고 있다. 수도권 1극 체제를 넘어 성장축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구상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단순한 행정구역의 결합을 넘어 국가 운영 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경계를 나누는 행정에서 역량을 결집하는 행정으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그 취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 구상이 지역에 실질적인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전제가 필요하다. 특히 논산시와 계룡시의 입장에서 통합의 성패는 단순하다. 통합 이후 권한과 예산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리고 그 결정 과정에 우리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다. 이 두 가지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통합은 기회가 아니라 위험이 될 수 있다.
[통합에 따른 기대 효과]
첫째, ‘초광역 경제권’ 형성을 통한 협상력 강화다.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인구와 GRDP 규모가 확대되면서 정부 예산과 국책사업 유치에서 하나의 ‘경제 블록’으로서 협상력이 커진다는 논리가 핵심이다. 민관협의체가 제시한 ‘경제과학수도’ 비전과 2026년 7월 출범 목표 역시 이러한 구상 위에 놓여 있다.
둘째, 행정·재정 특례를 통한 권한 이양 가능성이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특별법에 얼마나 실효성 있는 행정·재정 특례를 담아내느냐다. 권한 이양, 규제 완화, 재정 분권이 명확히 설계되지 않는다면 통합의 실익은 공허해진다. 민주당이 ‘핀셋 설계’를 통해 특례 중심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셋째, 생활권 통합을 통한 정책 일관성 강화다.
대전의 연구·산업 기능과 충남의 산업단지·항만·농생명·관광 자원은 이미 하나의 생활권으로 엮여 있다. 광역교통망, 산업벨트, 광역 복지·의료 정책을 통합적으로 설계할 경우 중복 행정을 줄이고 정책 효율을 높일 여지가 있다.
넷째, 지방소멸 대응 모델로서의 상징성이다.
충남·대전 통합은 수도권 일극 구조에 맞서는 국가균형발전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속도전’으로 추진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제도화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우려와 리스크]
첫째, 무엇보다 ‘졸속 추진’ 논란이다.
특별법을 2026년 초까지 마련하고,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겠다는 일정은 매우 촉박하다. 주민 동의와 공론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절차적 정당성은 약화되고, 이후 소송이나 주민투표 요구, 정치적 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대전 중심화로 인한 충남 시·군 소외 우려다.
정책과 예산, 핵심 기관이 대전에 집중될 경우 충남, 특히 농촌·군 지역은 오히려 주변부로 밀려날 수 있다. ‘통합의 과실’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는다면 지역 불균형은 더 심화될 수 있다.
셋째, 교육자치와의 충돌 문제다.
대전·충남 교육청은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육자치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단일 교육청 체제 여부, 교육감 선거 방식, 권한 배분 문제는 통합 논의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 중 하나다.
넷째, 통합 비용과 행정 혼란이다.
조직과 인사 통합, 청사 기능 재배치, 조례와 행정 시스템 정비, 산하기관 구조조정 등은 상당한 초기 비용과 과도기적 혼란을 수반한다.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최소 수년 이후에나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정치적 주도권 경쟁의 위험성이다.
통합의 본질은 제도 설계에 있다. 그러나 정치 일정과 주도권 다툼이 앞서게 되면,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실질적 내용이 빈약한 통합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통합이 ‘득’이 되기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6가지]
✅특별법에 담길 재정·규제·권한 이양의 구체성
✅청사와 핵심 기관 배치 원칙(대전 쏠림 방지)
✅충남 시·군 몫 보장 장치(예산 배분 공식, 균형발전 계정)
✅교육자치 체계와 선거 방식
✅주민 동의 절차의 신뢰성(공론화·숙의·주민투표 여부)
✅기존 충청권 광역협력기구와의 정합성
"충남·대전 행정통합,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
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논산시와 계룡시의 질문은 여전히 하나다.
"이 통합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
지금까지 제시된 통합 논의 속에서 논산과 계룡의 이름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초광역 경제권’, ‘경제과학수도’,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담론 속에서 논산과 계룡은 지도로만 존재할 뿐이다. 통합의 중심도, 설계의 축도 아니다.
통합이 국가적 과제라는 주장에 이견은 없다. 수도권 일극 구조를 깨야 한다는 명분 역시 충분하다. 그러나 명분이 지역의 손실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특히 규모가 작은 지역일수록 통합은 기회가 아니라 위험이 될 수 있다.
■ 논산과 계룡의 현실은 ‘중심’이 아니라 ‘경계’다
논산시와 계룡시는 대전과 인접해 있지만 중심은 아니다. 행정·경제·정치의 중심축은 이미 대전에 있다. 통합이 이뤄질 경우 그 중심성은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 결과다.
예산은 어디로 흐를 것인가.
핵심 기관은 어디에 들어설 것인가.
정책 결정은 어디에서 이뤄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다. 지금 구조 그대로라면, 통합 이후에도 답은 대부분 ‘대전’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감수해야 하는가. 행정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예산과 권한이 빠져나가고, 정책 결정에서 점점 멀어지는 주변부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닌가.
통합이 우리 지역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더 작게 만드는 길이라면 그 통합은 재고돼야 한다.
통합 찬성론자들은 인구와 GRDP가 커지면 협상력이 커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협상력이 커진다고 해서 그 성과가 자동으로 모든 지역에 배분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힘이 집중된 곳이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것이 현실이다.
대전이 커질수록 우리 지역이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는 희망 사항일 뿐이다. 보장 장치가 없는 통합은 언제나 강한 쪽으로 기운다.
지금 논의에서 우리 지역 몫의 예산, 배치 기관, 권한 강화 방안은 어디에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아직 설계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 가장 위험한 것은 '속도'다
통합의 실질은 '특별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논의는 ‘틀’만 있을 뿐, 지역별 조항은 보이지 않는다. 권한 이양, 재정 특례, 기관 분산 배치가 말로만 오가고 있다.
특별법에 명시되지 않으면, 통합 이후에는 아무도 우리를 대신해 싸워주지 않는다. “나중에 논의하자”는 말은 대부분 “그때 가서 힘 있는 쪽이 가져간다”는 뜻이었다.
지금 통합 논의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속도다. 특별법 제정 시점과 통합 단체장 선출이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리면서 통합이 행정 논의가 아니라 정치 이벤트로 변하고 있다.
속도가 붙을수록 공론화와 숙의는 형식이 되고, “큰 틀은 정해졌다”는 말이 모든 의문을 덮어버린다. 그러나 통합은 한 번 결정되면 되돌릴 수 없다.
우리지역의 시민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판단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 통합은 민주적일 수 없다.
■ 통합은 ‘찬반’이 아니라 ‘조건’의 문제다
우리는 통합을 무조건 반대할 이유도, 무조건 찬성할 이유도 없다. 문제는 조건이다.
논산과 계룡이 얻는 것이 분명한가.
손실을 막을 장치는 있는가.
시민의 동의는 실질적으로 보장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통합은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의 이름으로 주변부화가 가속된다면,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후퇴다. 우리는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희생되는 통합을 거부하는 것이다. 특별법에 우리 지역의 몫이 분명히 적히기 전까지, 논산.계룡 시민의 동의가 확인되기 전까지, 통합은 서둘러서는 안 된다.
통합은 크기를 키우는 일이 아니다. 삶의 질을 지키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시점에 백성현 논산시장과 이응우 계룡시장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재선 계산에만 몰두한 채, 도시의 앞날에 대한 고민은 실종된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전영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