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民)이 앞장서는 논산노성의 충청유교문화원

놀뫼신문
2019-05-29

[충청유교 발전비전 모색 세미나 개최]

민(民)이 앞장서는 논산노성의 충청유교문화원


이제 20일 후인 6월 19일, 충청유교문화원이 착공식을 하게 된다. 2013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이 우여곡절 6년 만에 공식 출범하는 것이다. 이를 앞두고 지난 5월 24일, 충청유교문화 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충청유교 발전비전 모색’이란 주제를 가지고 충남도서관 문화교육동 다목적1실에서 대단위 세미나가 열렸다. 

이 학술 행사는 사단법인 백록학회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주관하고, 충청남도가 후원하였다. 전체 3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개회식과 추진상황보고에 이어 20분씩의 주제발표(4편), 마지막 70분은 종합토론 순이었다. 


영남유교와 상생 발전하는 충청유교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는 충청유교문화원 및 문화권 개발을 지원하고, 충청유교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백제․충청유교특성화추진단이 있다. 이 번 세미나도 이 부서에서 전담하였는데, 개회식 사회는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민정희 연구기획부장이 맡았다. 개회사는 연구원과 함께 공동 주최인 백록학회 남명진 백록학회장이 하였고,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이종수 원장은 입추 여지 없이 찾아온 150여 명을 환영사로 맞았다. 나소열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와 오인환 충남도의회 의원은 직접 참석해 세미나 개최를 축하해 주었고,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유병국 충남도의회의장 그리고 김연 도의회 문화복지위원장과 황명선 논산시장은 서면으로 축하의 인사를 했다. 

나소열 충남문화체육부지사는 “충청유교문화는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지향하고, 실천을 강조해 왔다”며, “충청유교문화원 조성을 통해서 충청의 유교문화가 대한민국 정신문화로 자리매김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인환 도의원은 충청유교를 대한민국 유교의 양대산맥으로 “20여 년 전부터 영남지역은 안동을 중심으로 영남유교문화권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수조 원의 국가예산을 들여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교문화를 선도, 개발해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유교를 영남유교가 전부인 양 인식되어, 충청유교가 과소 평가되는 착시현상이 있어왔습니다.”라고  파악했다. 


주제발표 토론시간에 애향심 분출


개회식이 끝난 후 이상균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유교문화원 단장이 그간의 추진상황을 보고하였다. “충청유교문화원의 역할과 방향”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그 동안 노성에 세워질 충청유교문화원 이름 확정 등의 경과는 물론 향후 방향까지 제시하였다. 



주제발표는 총 4명이 나섰다. 

1) 충청유교의 사상과 전망/ 곽신환 숭실대 교수

2) 충청 고문헌 자료 성격과 연구과제/ 성봉현 충청문화연구소 교수 

3) 충청유교문화권 개발을 위한 제언/ 김경수 청운대 교수

4) 충정지역 한문학과 향후 연구과제/ 이향배 충남대 교수 


발표시간은 각 20분씩, 발표 내용은 이날 배포된 100페이지 분량의 발표자료집에 알알이 담아 놓았다. “아주 오랫 만에 귀가 호강했어요. 고리타분하게만 여겨졌던 옛것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김경수 교수님 말씀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유교정신과 사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을 배려하여 유교사상의 현대적 재해석과 적절한적용은 앞으로 우리 충청유교문화원에서 해야 할 일로 다가오더군됴. 인간성 상실로 예의와 예절 등 인성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요즘, 이 일을 우리 백록학회에서부터 시작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산에서 찾아온 윤여신 백록학회 회원의 소회이다.

중간휴식 시간에는 명재고택 전속악단 큰댁 어울의 국악공연으로 유교학회다운 분위기를 살렸다. 마지막 순서인 종합토론에서는 백록학회의 김재호 교수(충남대)가 좌장을 맡았다. 토론은 다섯 명이 참가하였다. 이동재 공주대교수, 이유범 전통문화대객원교수, 목영만 건국대초빙교수, 정만호 충남대교수, 이치억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이 토론자로 나서서 1시간여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 중 고향이 노성인 목영만 교수는 토론 도중 남다른 고향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이 세미나를 공동 주관한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이종수 원장은 “앞으로 충청유교문화원을 범충청권 국학진흥의 선두주자이자,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교문화 전당으로 자리잡도록 내외적으로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유교의 다크호스 ‘백록학회’

 

충청유교문화원 논산유치 위해 노성면민들이 보여준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였다. 그 노성면민의 열기는 초지일관, 줄기차다. 6년 전 당시에 ‘충청유교문화원 노성유치 추진위원회’가 결성되었고, 중지(衆志) 모아 부지를 내놓았고..... 그 열기는 이번 학술행사에도 이어졌다. 이번 행사를 위해 백록학회에서는 노성 안팎에 현수막 내거는 것은 물론 논산의 3향교(노성, 은진, 연산 향교) 유림과 이장단, 지역원로 등의 지역유지에게 세미나 참석을 권유하였다. 그리하여 백녹학회 회원과 지역유림, 향토연구가, 충청유학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당일 관광버스 2대를 대절했는데, 노성농협 앞에서 10시 30분 출발할 때 보조의자까지 펴야 했다. 

“눈코뜰 사이 없이 바쁜 농번기에 버스 한대도 힘들 것 같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버스 2대 말고도 자가용으로 오신 분들도 적잖았습니다.” 걱정이 태산 같았던 읍내리 이상화 이장의 흥분된 어조는 이어진다. “참석자들은 내용이 알차고 매우 유익한 행사였다고 이구동성입니다. 병사리 현장의 공사는 시작되었고 오는 6월 19일 오후 3시 착공식을 앞두고 있는데,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이종수 원장님, 이상균 준비단장, 오인환 도의원 등 관계자 여러분들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백록학회 윤두식 이사장님과 남명진 회장님을 비롯한 백록회 여러분의 숨은 노고가 빛 발하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무사 착공과 더불어 향후 문화원의 내실있는 운영에 우리 지역 백록학회가 길잡이 역할을 해나가리라 기대가 큽니다.”

이러한 세미나는 보통 관(官) 주도로 열린다. 그런데 이번 세미나의 경우는 순수민간단체인 백록학회가 전면에 나섰다. 이 학회는 충청유교문화원이 노성면 병사리에 건립되는 것을 계기로 향후 충청유교문화원 운영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자 설립되었다. 충청유교문화원의 건설을 한결 같이 갈망해 왔기 특히 노성면민들의 관심이 크다. 충청지역은 물론 전국의 뜻있는 인사들이 참여해 순수 학술단체인 (사)백록학회를 창립했다. 

백록(白鹿), 흰 사슴이다. 남명진 백록학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학회의 이름을 설명해 주었다. “본래 백록동은 당나라때 강서성 여산(廬山) 오로봉 아래 이발(李渤)이 은거하면서 학문을 하고 백록(白鹿)을 길렀던 일에서 마을명칭이 유래되어 뒤에 국학관을 세웠고 송대에 서원을 건립한 뒤 주자가 여기에서 후진을 양성하면서 백록동규(白鹿洞規)를 제정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강학의 정신과 목적 등을 따라 학회의 이름을 지었는데, 이번이 10번째 세미나입니다.”



충청유교문화원 개요 


 ❍ 위치 :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 산41-4 일원(종학당 인근)

 ❍ 기간 : 2014년~2021년(8년)

 ❍ 총사업비 : 280억원(국비 84, 도비 98, 시비 98)/진도28%

 ※ 2019년도 사업비 : 127.84억원(국비38.5, 도비44.67, 시비44.67)

 ❍ 규모 : 충청유교문화원 건립 1식

 ❍ 건립 및 운영 : 건립(논산시), 운영(충청남도)

 ❍ 시설 : 지하1층, 지상2층/ 대지면적(46,721)/ 건축면적(3,196.22)/ 연면적(4,927.13)

 ❍ 도입기능 : 유물관리 및 학술연구, 융복합관, 교육연구 및 휴양



다음은 백록학회 실무를 진행중인 윤흥식 간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백록학회가 펼쳐나가는 사업?

“본 학회의 사업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 핵심이 되는 것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선비문화에 관한 정책 연구와 선비문화 교육 프로그램 개발입니다. 혼탁해진 사회를 선비정신으로 재현해보자는 취지입니다. 다음으로 세미나, 연구발표회, 강연회 등 기호유학 관련 학술활동의 전개입니다. 아울러 기호유학 관련 자료수집 및 번역활동이 되겠습니다. 충청유학은 기호유학이 우리고장 충청도에서 크게 꽃을 피웠기 붙여진 이름 아니겠습니까?”


백록학회 설립취지?

“우리 정관에 명시된 설립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선유학의 대표적 학파인 기호유학의 중심지인 이곳 충청에서 이 땅의 정신과 혼을 담아내기 위하여 백록학회를 설립한다. 백록학회에서는 다양한 학술활동의 전개와 프로그램의 개발․실행을 통하여 다음 세 가지를 목표로 한다. 

첫째, 조선유학에 도도히 흐르는, 학예일치(學藝一致)를 통해 이성과 감성이 잘 조화된 인격체로 예禮와 의義를 지키고 검약과 절제 그리고 청렴을 실천함으로 도덕적 모범을 이루고자 한 선비의 정신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고취하고자 한다. 

 둘째, 인재양성의 요람인 ‘종학(宗學)’ 재흥을 통하여 시대가 요구하는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셋째, 기호유학의 연원 성찰을 통하여 사람이 중심이 되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를 형성하여 한국 문화 및 충청문화 발양에 기여하고자 한다.“


설립목적과 현황?

“선비문화의 창달과 기호유학의 정립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회원은 지역유림은 물론 향토사학자, 사학과 철학 및 한문학과 교수 등 다양한 분포도이고요... 백록학회에 노성주민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백록학회 사무소는 노성면 죽림리에 있습니다. 원로 서예가인 노정 윤두식 선생이 이사장으로 학회를 주도하고 있으며, 학회장은 남명진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간사는 윤흥식 논산향토문화연구회 출판부장이 맡고 있습니다(010-9560-2336).”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