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고택에서 전통과 현대가 어울렁더울렁

놀뫼신문
2019-05-15

[사계고택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

사계고택에서 전통과 현대가 어울렁더울렁  



5월 11일 아침부터 사계고택이 흥청거렸다. 전통혼례가 올려지는 잔치날이어서다.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의 일환으로 치러진 이 행사는 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이사장 김선의)가 주최하고 문화재청, 충남도청, 계룡시가 후원하였다. 

고즈넉한 고택에서 우리 고유의 전통혼례식을 재현, 실행함으로써 실생활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작년처럼 다문화가족 1쌍, 장애인가족 1쌍이 전통혼례로 백년가약을 맺었다. 경제적 형편 등의 이유로 혼인식을 치루지 못한 모범가정을 선정하여 무료로 진행하였다. 어려운 이웃이 대감 부잣집에서 혼례를 치룬 것이다. 

       

전통혼례 외에 무얼 하든 어울리는 고택


지난 4월 1일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여 용남고등학교 학생 천여명이 운집, 선조들 독립정신을 공유 공표하고 도시락도 나눔으로써 사계고택의 봄을 수놓았다. ‘사계 솔바람길’은 사계고택 주변 3km에 달하는 역사·문화 트래킹 코스이다. 이기원 시장 시절인 2012년 7월 개통된 이후 고택과 어울어지는 큰 동산이다. 

영산홍과 철쭉이 만개한 고택과 솔바람길의 봄은, 사계(四季)는 시공마다 자연 그 자체이다. 거기로 찾아와 노니는 벌나비처럼, 고택 주변에 진입하는 사람들은 한 폭의 자연이 된다. 넉넉하고 여유로운 터라서 전통혼례식뿐 아니라 어떤 행사나 이벤트도 튀지 않는 공간이 사계고택이다. 

용남고생들 원족 하루 전인 4월 30일은 ‘제5회 사계고택 어린이 사생대회’가 열렸다. 370여명 어린이와, 학부모, 주민 등 7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인간꽃을 한껏 피운 날이다. 연분홍의 철쭉, 싱그러운 녹음이 짙어지는 고택에서 진행된 사생대회는 커다란 그림판이었다. 플리마켓, 전통놀이체험 등 다양한 체험부스가 어울어져 조용하던 동네가 왁자지껄했다. 

2013년 가을, 도지정문화재 ‘은농재’가 ‘사계고택’으로 바뀌면서 기념물로 확대 지정되었다. 은농재는 김장생 선생의 7대 후손인 김덕(金悳)의 호인데, 1990년 문화재 지정 당시 붙인 이름이었다. 논란이 일자 광산김씨 종중측에서 문화재 명칭 변경과 문화재 확대를 신청한 결과였다. 2017년 사계고택은 3년 연속 문화재 활용사업 우수 지자체로 선정되어 문화재청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작년에도 사계김장생 문학상 시상식, 사계고택 인문학 강좌 및 작은음악회 등 사계고택에서는 여러 문화 행사가 열렸다. 

올해 들어서는 4개의 프로그램이 진행중이거나 진행예정이다.


(1) 사계고택 블루밍축제 

사생대회, 플리마켓은 이미 진행됐고 9월 28일에는 인문학강좌, 시민과 함께 하는 공연이 예정돼 있다. 


(2) 사계천하대길지 계룡역사탐방

향토역사문화사적지를 함께 찾아다니면 직접 밟아보는 사계천하대길지 계룡역사탐방은 4~10월 총 25회이다. 


(3) 사계고택 웰빙레시피 “규방” 

4월 9일 시작하여 6월 25일까지 사계고택 안채에서 총 10회로 진행중이다. 이현미 강사와 함께 30여 명이 함께 하는 규방살림은 현대인의 안방 살림과 별개의 것이 아니다.

- 규방공예 기초 바느질 하는 방법 배우기/호박 브러치 만들기

- 박쥐 매듭과 함께한 사각 바늘 방석 만들기

- 찻잔받침 만들기

- 도래매듭과 구슬매듭 배우기 /장식과 함께하여 배운 매듭응용하여 팔찌와 먹걸이만들기(선그라스 걸이 가능)

- 다용도 주머니 만들기

- 연잎다포 만들기/ 연잎 찻잔 만들기

- 책갈피 만들기/ 발로 변환

- 공단을 이용한 지갑만들기/ 가죽끈을 이용해서 가방으로 변환

- 향주머니 만들기

- 보자기 만들기  


(4) 사계고택 웰빙레시피 “문화재&고택다방” 

4월 8일~ 5월 17일 사계고택 안채(총 10회)에서 박영희 강사와 25명이 함께 한다. 

- 커피이야기 특강(커피의 신맛, 쓴맛, 단맛 비교)

- 핸드드립을 이용해서 아메리카노, 에소프레소 만들기

- 모카포트를 이용해서 아메리카노, 에소프레소, 라떼 만들기

- 모카포트를 이용해서 아이스 커피, 카푸치노, 카페라떼 만들기/ 아트 배우기


프로그램 참여 문의는 시청문화관광팀이나 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042-551-0555)으로 하면 된다. 고택 다방! 현대까지 끌어담는 분위기다. 다방(茶房)... 언제 어디서 누구나 부담없이 드나드는 곳 다방! 사계 고택이 계단을 딛고 올라가는 문지방 높은 데가 아니라 동네사랑방처럼 생각날 때마다 찾아가고, 찾아가 보니 알참과 유익함까지 덤으로 만나는 생활문화 공간이면 더 고택스러울 거 같다. 가령 전통혼례도 연중행사 아닌 월중, 혹은 야외예식장으로 민영화까지하면 어떨까 싶다.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