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안내판 우체통 뚝딱뚝딱 “도비마을학교”

놀뫼신문
2019-11-06

[2019‘도비마을’예술축제]

마을안내판 우체통 뚝딱뚝딱 “도비마을학교”



‘도비마을 예술축제’가 노성면 호암리에 있는 도비마을학교에서 열렸다. 도비학교는 폐교된 호암초등학교에 2015년 다시 개교한 예술학교이다. ‘도깨비’라는 이름을 줄인 것인데, 도깨비처럼 이것 저것 뚝딱 만들어내는 목공예장이기도 하다. 

10월 마지막 날,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이날 예술제는 밤 늦게 마을음악회로 이어졌다. 가을시골음악회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논산시가 후원한 제7회 가을시골음악회는 뻔뻔클래식 연출, 출연으로 한적한 시골 시월의 마지막 밤을 장식하였다.  

낮도깨비 도비마을예술제는 한산하던 운동장을 가을운동회처럼 시끌벅적 달구었다. 운동장에는 공예체험과 마을분들 공예작품 전시로 술렁였다. 집집마다 앨범집에 고이 꽂혀 있던 옛날 사진들도 펄럭이는 가운데 먹거리장터와 나눔장터가 흥을 돋았다. 흰 머리에 흰 카라 교복을 입고서 부침개와 호떡을 구워내는 동네어르신들은 만년 여고생이었다. 투호던지기와 마을홍보, 나눔장터, ‘국제시장’이 상영되는 영화관은 시골장터요 놀자판이었다. 

이 예술제 주최는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이다. 행복마을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도비마을축제를 올해 처음 계획했다고 한다. 교육지원청에서는 유미선 교육장이 나와서 동네분들과 먹거리를 나누면서 이야기꽃을 피웠고, 원봉초등학교 교사들 전원이 함께 와서 나무독서대를 만들어 갔다. 실내는 교실마다 각종 미술 작품과 시, 공예품들이 빼곡 전시되어 있다. 2층은 커피향과 음악이 흐르는, 뜻밖의 북카페이다. 


-교복을 입고서 부침개와 호떡을 구워내는 동네어르신


마을상세지도와 원목우체통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6월 18일 논산 도비마을학교와 공주 경천마을학교, 경천중학교를 방문했다. 마을교육공동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곳들을 찾아서였다. 도비문화예술체험학교는 농촌마을에 문화예술의 멋을 입히는 예술공장이다. 한적한 농촌에 멋진 안내판, 즉 마을지도를 만들고, 원목 우체통과 벤치, 마을 정류장 개선 등을 통하여  농촌재능나눔을 실천하는 곳이다.

도비문화예술체험학교는 2005년 괴산을 거쳐서 서산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마을 안내 간판과 정글짐 만들어 주는 일도 하고 있었는데, 2013년 논산 성동면 포전마을에서 스마일재능뱅크를 통하여서 연락이 왔다. 안내간판을 만들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오면서 농촌재능나눔 지원사업에 본격 뛰어들었고, 논산과의 연도 그렇게 맺어졌다. 포전마을에서는 마을 안내 간판은 물론 미술 치료와 미술 설치물도 제작했다. “미술 치료란 그림 등 미술 활동을 통해 감정이나 속 깊은 내면세계를 표현함으로써 기분을 전환하고 스트레스 등을 완화시키는 활동을 말해요” 아트센터 ‘그루’와 미술치료연구소를 운영하는 성혜숙 공동대표의 설명이이다. 

“서산에서 논산까지 거리가 꽤 멀어서 30회 이상 왕복하다 보니 길에서 보낸 시간이 너무나 많은 거예요. 2014년 서산의 폐교가 매각되는 바람에 현재의 논산 노성면 호암마을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강필중 공동 대표의 말이다. 마을을 소개하는 안내판을 그리고 제작하는 강대표는 “단순히 마을지도만 그려 넣는 게 아니라 마을 특산물, 전설이나 미담도 소개하여 마을 홍보하면서 아울러 농가소득에도 도움이 되도록 합니다.”라고 설명을 덧붙인다.

도비문화예술체험학교는 포전마을은 물론 학교가 위치한 호암마을에도 재능나눔을 함께 시작하였다. 집집마다 원목 우체통을 만들어 대문에 부착하였고, 마을 입구에는 마을 안내 간판을 커다랗게 세웠다. 특히 호암마을에는 버스 정류장도 새로 꾸몄고 벤치까지 설치하였다. 

이런 호사는 호암마을만 누리는 게 아니다. 노성 구암리 등 인근으로 번져나간 지 오래다. 미술체험은 물론 농촌재능나눔사업 등에 관한 문의는 070-8867-3112(공동대표 강필중/성혜숙) 직접 찾아가려면 노성면 호월로 113번길-6 호암초등학교이다.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