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문학관 문학잔치 자갈자갈] 장르 넘나드는 문학실험으로 4차문학 두드림

놀뫼신문
2019-10-08

[어린왕자문학관 문학잔치 자갈자갈]

장르 넘나드는 문학실험으로 4차문학 두드림



지난 9월 28일 가야곡면에 있는 어린왕자문학관이 상주작가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조촐한 문학잔치를 열었다. 시골 마을과 인근 지역에서 활동중인 시인, 시노래가수, 시낭송가를 초청하여 문학강연과 시노래, 시낭송을 펼쳤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학관협회 후원으로 개최한 이번 행사의 주제는 “EMPATHY 문학, 자갈자갈”. 문화 소외층이랄 수도 있는 지역민과 지역문학인들이 한데 모여서 유기적 동질체 의식을 공감하기 위하여 개최된 자리이다. 

문학강연으로는 “시의 새로움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이형권 충남대 교수가 나섰다. 이 특강은 사례를 들어가면서, 시를 잘 모르는 사람도 알기 쉽도록 시의 새로움과 창조를 위한 고뇌를 열강하였다. 뒤이어 시노래 가수가 등장하였다. 논산 출신인 정진채 시노래 가수가 선보인 노래는 “서시”와 “당신에게 말걸기”였다. 이 시노래가 시의 무한대 확장성을 보여 주자, 시가 노래로 변신하여 태어나는 부활(復活)에 객석에서 공감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노래나 강연 중간중간을 이어주는 이음줄은 낭송이었다. 이번 행사의 사회는 시낭송가인 윤숙희 시인이 맡았는데, 음색 못지않게 고운 자태가 곡선의 어울림 미학을 연출하는 분위기였다. 시낭송은 김종진 낭송가의 “차 한 잔 하시겠어요?”가 길라잡이였다. 그 뒤를 박진희 낭송가의 “길”, 박태임 낭송가의 “그대”, 전은겸 낭송가의 “수선화에게” 마지막으로는 홍명희 낭송가의 “연리지”가 낭랑한 낭송의 대미를 장식하였다. 가을 산골 날씨와도 걸맞는 시와 낭송가들의 조합은 여유로움이 넘쳐서, 가을 들녘 추수를 몰고오는 소슬바람이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어린왕자문학관 실무는 박재학 관장과 기획 연출 황은경 상주작가이다. “다음 행사는 시낭송이라는 소리와 느낌이 어우러져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문학을 위한 행사를 구상중입니다.” 이런 시도에서 보듯, 장르와 장르가 어우러지면서도 경계를 넘나들기에 풍요로움이 가미되는 듯한데, 이곳의 또다른 이름 ‘리터렌스문학관’에서부터 그런 느낌이 얹어진다. 가야곡이라는 산골마을에 붙어 있는 리터렌스문학관이라는 이색간판, 콘테이너를 이층으로 얹어놓은 철구조물 건축도 튀는 듯싶은 곳, 문학과 과학의 만남 리터렌스(Literature & Science)의 함의(含意)부터 그러하다. 

어린왕자관은 2년 전에도 엠퍼시(empathy)를 들고 나왔다. 그때 초가을도 <EMPATHY 문학, 아우르다>라는 주제였다. 관촉사 가는 길 커피샵 이름도 엠퍼시(empathy)인데,  “감정이입, 공감”을 의미하는 이 단어 역시 토박이말과 조합이 잘 안되는 듯하면서도 경계를 허무는 파격형이다. 



지난 4월 20일 연산면 예방mini갤러리에서 열린 ‘시가 웃는 날’이라는 문학 행사는 육필 시화전을 겸하였다. 현대 서정시와 문인화가 만나서 문학의 지평을 열어주는 무대였다. 문학이 고정된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장르, 인접 예술을 거침없이 넘나들고 있다. 이는 학제(interdisciplinary, 學際)와 통섭(統攝, consilience)을 요하는 4차산업과 맥을 같이하는 거 같아서, 논산을 선도하는 또다른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