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예술문화인 송년의 밤

놀뫼신문
2019-12-17


지난 12월 14일 토요일 논산문화원 다목적홀에서 ‘2019 논산예술문화인 송년의 밤’ 행사가 열렸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 논산지회는 협회 회원들의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고자 매년 12월에 모임을 한다. 

식전 공연으로 무용가 배효진은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을 모티프로 한 〈꽃춤〉을 선보였다. 짧게 진행된 독무는 그 어느 때보다 객석의 호흡을 머물게 했다. 다음으로 논산문인협회 윤숙희 회원은 나태주 시인의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를 낭송했다. 전문 낭송가답게 시어 하나하나를 듣는 사람의 귀와 마음에 전달했다.

올해는 한국예총 회원은 아니지만, 지역 예술에 큰 역할을 하는 특별단체 회원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를 축하하러 온 많은 사람과 예총 회원과의 화합으로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한국예총 윤주민 회장은 인사말에서 많은 문화 단체 설립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한국예총 회원으로서 품위와 품격 있는 예술인이 될 것을 당부했다. 본인 또한 회장으로서만이 아니라 예술인으로서 작품 활동에 전력할 것을 밝혔다.

마지막 순서로 놀뫼신문 전영주 발행인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서두는 논산은 국보 141호 다뉴세문경과 국보 323호 은진미륵이 있는 문화 도시다, 라고 운을 뗐다. 문화와 예술은 후천적으로 양육되며, 시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문화 예술 교육이 필요하고 말했다. 결혼으로 가정을 이룬 사람과 불법 노동자를 포함해서 외국인이 논산에 10%가 된다고 한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그들의 삶을 문화로 어떻게 포용할지 고민해 주기를 당부했다. 짧지만 무게감 있는 강연이었다. 다소 딱딱한 내용일 수 있지만 한 번쯤 멈춰 서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 박용신(시민기자)



[전영주 놀뫼신문 발행인의 논산에술문화인 송년의밤 특강]


논산스러운 문화와 예술, 그리고 예총


예술(藝術)이란 아름다움을 창작하고 체험하는 행위로서 음악, 미술, 문학 같은 것을 의미한다. 문화(文化)는 예술보다 넓은 범위를 포괄한다. 사회의 상징적 체제, 사회 구성원 간 공유하고 있는 삶의 방식, 가치관 등 인간의 지적, 정신적, 창의적 활동들의 결과물로서 문화는 예술보다 더 넓은 범위를 나타낸다.

예술은 여러 가지 형태로 서로간 합쳐지고, 소비되는 과정에서 문화 산업으로 발전된다. 그래서 공연, 영화, 게임, 만화 등의 문화산업과 음악, 미술, 문학, 국악, 연극 등의 순수예술로 구분된다. 문화산업진흥기본법에서도 예술을 포함한 문화콘텐츠와 그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산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문화는 예술보다 상당히 넓은 범위를 포괄하지만 예술과 문화를 분리해서 사용하기가 곤란할 만큼 서로간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예술은 미적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의 핵심이자 기초이다. 따라서 인간은 예술과는 관계없이 산다고 생각할 수 있어도, 문화와는 멀리 떨어져 생활할 수 없으므로, 인간다운 삶은 곧 문화예술 속에서 사는 것이다. 문화와 예술은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생활하는 데 필수 요소이다.

또한 문화는 예술과 함께 교육과 생활 등의 사회적 양육을 통해서 문화를 습득하게 된다. 서로 같은 국민이나 민족임을 인식할 때는 동일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 등을 통해 서로간 확인할 수 있다. 이럴 때의 문화를 국가 문화 또는 민족 문화라고 하는데, 이런 문화는 지역별, 연령별, 공동체 별로 하위문화를 형성한다. 즉, 국가문화는 서울 문화, 부산 문화, 전라도 문화, 영남 문화와 같이 지역별로, 10대 문화, 노인문화 등 연령별로 대학 문화, 직장 문화 등과 같이 공동체 별로 하위 문화를 형성한다. 국가 문화 또한 동아시아 문화, 아시아 문화 인류 문화 등의 하위 문화로 분류되고 있다.


논산의 문화와 예술


논산을 대표하는 예술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국보 제 141호 다뉴세문경이 있다. 3천년 전 청동기시대 제작된 것으로 알려지는 다뉴세문경은 1960년대 지금의 논산훈련소에서 훈련병이 작업 중 발견했다. 현재는 숭실대학교 기독교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1971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다뉴세문경은 청동거울이다. 부와 권력의 상징인 거울, 뒷면의 1mm의 가는 선문이 채워져 있는 정문경으로 매우 정교하다. 현재의 나노 기술로도 제작이 용이하지 않다.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다. 

또 한 가지는 작년에 국보 제323호로 승격된 은진미륵이다.삼국을 통일한 고려의 입장에서는 백성들에게 뭔가 의미있는 고려의 위상을 점령국에 보여주고 싶었을 것 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거석 문화인 은진미륵이다. 제작이 36년 걸린 은진미륵은 1006년에 완공됐다. 한 가지 섭섭했던 것은 2006년 은진미륵 천년이 되던 해 기념식 한건 없이 그냥 넘어가고, 1010년이 지나고서야 천년의 은진미륵이라고 얘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어쨌거나 논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작품을 배출한 곳이다.

현재 논산시에는 4,140명의 외국인이 등록되어 있다. 여기에 결혼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주여성과 불법 이주노동자까지 포함하면 만명이 넘어서 논산인구의 10%가 넘는다. 산업 근로현장이나 시설농가에서는 이들이 없으면 생산에 차질이 있을 만큼 논산 경제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불법노동자 인권의 사각지대이기도 하다. 

이렇게 모든 것이 모여서 섞여 있는 논산~ 이제 이곳에 계신 논산의 문화예술인들이 논산만의 고유의 정체성을 정립하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즉, 논산문화를 확립해야 할 때이다. 

논산은 일제강점기 은진, 연산, 노성을 병합하여 중간 지점에 논산이 설립됐다. 그리고 일제는 금강을 해상 루트로 삼아 강경을 일제 약탈의 전진 기지로 만들었다. 해방 후에는 논산훈련소가 생기면서 연무 일원이 훈련병 특수로 기형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고, 이후 논산시청과 건양대학교가 생기면서 신시가지가 만들어졌다. 70~80년대에 연무는 공주에 하나도 없던 나이트클럽이 4개나 있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한 지역의 문화가 정립되는 데 있어서 그 필수요소인 예술이 빠졌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들의 훌륭한 유산과 아름다운 풍광을 보유하고 있는 논산의 문화를 여기 계신 문화예술인들이 하루라도 빨리 정립하셔야 한다. 이미 인근 지자체에서는 우리 논산보다 한발짝 앞서 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역사 유산에 대한 스토리텔링들이 필요하다.


예총이 가야할 길


문화와 예술은 사회 속에서 양육 및 교육이라는 후천적 학습에 의해서 대부분 형성된다. 따라서 논산예총이 문화예술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교육 개념상 예술교육에는 많이 익숙하다. 노래부르기, 그림그리기, 서예, 악기 등 예능 교육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논산예총에서 하고자 하는 것은 문화와 예술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형성하는 데 많은 범위를 포괄하는 만큼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 미술, 문학, 연극 등 개별 예술 장르에 대한 교육을 통해 우수한 예술가와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예술만이 갖고 있는 개념을 통해서 시민들의 인식력, 창의력, 소통능력을 개발하고 화합하는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논산은 농경, 군사, 관광 등 여러 산업이 복합되어 있는 도농복합도시이다. 또한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서고 있는 다문화도시다. 무엇보다도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가 이해하고, 소통하는 문화적 해독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사회적 차별이 존재하는 현 사회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지혜와 감수성을 여러분들이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여러 예술 장르에서 활동하시는 전문가로서 논산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와 그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산업을 육성하셔야 한다. 내년 연말에는 논산예총에서 제작한 뮤지컬 한편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