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에 봇물처럼 쏟아지는 시 시 시(詩)

놀뫼신문
2019-12-11


최근 논산에 시, 시집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1988년 결성된 자모독서회는 2016년 놀뫼독서회로 명칭 변경하여 올해로 30주년이 되었다. 2001년부터 매년 문집 ‘삶의 텃밭에서’를 발간하여 왔는데 올해는 놀뫼독서회 30주년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여기서 등단한 문인들이 최근 『논산문학』에도 약진했다. 한국문인협회 논산지부에서 매년 펴내는 논산문학은 올해로 제27집이다. 이번호 테마는 ‘사진’이었고, 사진을 소재로 한 시들이 대문을 열었다. 이어서 회원들의 시, 수필, 소설 순으로 실렸다. 이번호에는 시를 올린 회원은 16명이다. 권선옥, 김광순, 김국래, 김선영, 김용제, 남춘맥, 박재학, 유환숙, 윤상숙, 윤숙희, 이린, 이상숙, 정은숙, 정현수, 한규원, 황은경(가나다 순)이 논산시인으로 이름과 작품을 올렸다. 이들 일부는 문화원의 시창작반과도 교집합이다. 


시시낙락 『여치의 노래』


논산문화원 문화학교 시창작반 <시시낙락> 동인회가 동인지 창간호를 냈다. 『여치의 노래』 출판기념회가 지난 달 22일, 문화원 회의실에서 열렸다. 

식전공연으로 시시낙락 동인회 박성옥, 박소윤 회원의 오카리나 연주와 전일갑, 유성한 회원의 마술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마술 공연은 평소 논산문화원 문화학교 마술강좌에서 배운 실력이었다. 이어서 동인회 김은 회원이 제작한 시시낙락의 3년간 활동 모습을 영상으로 관람하였다. 

정현수 시시낙락 대표의 개회사 후에 권선옥 논산문화원장의 격려사와 서평이 이어졌다. 특별히 전주호 시인은 “동인회가 앞으로 녹지대를 형성해서 꽃이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김건일, 윤숙희, 오정자 회원은 동인지에 실린 다른 회원들의 시를 낭독해 주었다. 장병진 회원은 윤동주 시 ‘서시’를 노래로 불러 특별 공연이 되었다. 시시낙락 회원들은 논산문화원 문화학교 시창작반 강좌가 개설된 이래 6학기 동안 꾸준히 공부한 이들이 많다. 



어린왕자문학관의 두 시인, 꼬리물고 출간


『논산문학』이번호에서도 맹활약중인 커플은 가야곡 어린왕자문학관의 박재학 관장과 상주작가인 황은경 시인이다. 이 두 시인이 최근 연달아서 신작 시집을 선보였다. 박재학 시집 ??지난 세월이 한 나절 햇살보다 짧았다??는 10월 26일 지혜사랑시인선집으로 출간되었다. 박재학 시집으로는 ??이제 그대가 그리워질 차례입니다??(열린시학 시인선, 2011년), ??길 때문에 사라지는 길처럼??(현대시 시인선, 2014년)이 있다. 세 번째 시집인 ??지난 세월이 한 나절 햇살보다 짧았다??는 ‘혁명의 시학’이다. 비록 실패할 혁명일지라도 무한한 가능성으로서의 혁명을 꿈꾸고, 그 혁명에 대한 꿈을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노래한다.

황은경 시집 『생각의 비늘은 허물을 덮는다??는 11월 11일 지혜사랑 210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황은경 시인은 2015년 시집 『겨울에는 꽃이 피지 못한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시집으로는 『겨울에는 꽃이 피지 못한다』와 『마른 꽃이 피었습니다』가 있다. 『생각의 비늘은 허물을 덮는다??는 ‘진실의 나’와 ‘허위의 나’의 싸움의 기록이자 그 성찰의 결과라고 할 수가 있다....... 온몸을 덮은 “생각의 비늘”을 떼어내고 저편 바다를 향해 묵묵히 가는 삶. 황은경의 시작(詩作)은 무엇보다 자기를 낳은 생명의 뿌리와 단절하는 지독한 고행 속에서 이루어지는 셈이다.




전민호 첫시집 『아득하다, 그대 눈썹』


전민호 논산시 동고동락국장이 특유의 감성을 담아낸 첫 시집은 『아득하다, 그대 눈썹』이다. 지난 6일 논산문화원에서 ‘리을 전민호 첫 시집 발간 및 시화전’을 가졌다. 첫시집 발간 행사에서는 시편 중에서 50여 편을 골라 본인이 직접 쓰고 논산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가와 서각가 등과 같이 시화전으로 준비하였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30여 년 전 고향 논산으로 내려와 공직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시를 써온 전 시인은, 2018년 계간시전문지 『애지』 여름호에 「외딴집」외 4편이 나태주 시인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전민호 시인을 문단으로 이끈 나태주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시가 완숙의 경지에 이르렀다. 주로 한국서정, 향토서정의 바탕 위에 서 있는 시들이다. 내용은 고즈넉하고 단아하다??며 “더 멀리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다시금 우리에게 시로써 좋은 선물을 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아득하다, 그대 눈썹


아득하다, 그대 눈썹

간절하게 머물던 날들

달빛에 어린 잎새

떨고 섰는 그림자


보고 싶다, 그대 이마

마주보는 목숨이던 날들

겨울은 서서 언덕을 넘는데

온기 없는 방으로 돌아올 때마다

주저앉는 슬픔


걱정이다, 젖은 치마

기적 없는 밤기차로 보내던 날들

그대 떠난 철길 위에

폭설은 내려도

묻어지지 않는 그리움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