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서원과 세계문화유산축전] 돈암서원, 김선의 신임원장 취임

놀뫼신문
2020-07-16

[돈암서원과 세계문화유산축전]

돈암서원, 김선의 신임원장 취임

9~11일, 유네스코 등재 일주년 기념 세계유산축전 


11일 돈암서원 숭례사에서는 이취임 고유제(告由祭)가 열렸다. 전임 김건중 원장이 7년간 이끌어온 돈암서원을 이제는 김선의 신임원장이 맡게 됐다는 사실을 고하는 의식이었다. 

이에 앞서 3일 열린 돈암서원 장의회의에서는 김선의 부원장을 만장일치로 새로운 원장으로 추대하였다. 지난 10년간 유네스코 등재에 수고한 공로와 문화재청에서 시행하는 향교서원활용사업을 통하여 돈암서원을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한 결정이었다. 

돈암서원은 유네스코등재 일주년을 기념하여 7월 9~11일 세계유산 축전을 개최하였고, 그 마지막날 취임식을 가졌다. 축전 기간 동안 서원 방문객들은 유복입기, 예절교육 및 전통놀이, 규방공예, 응도당 모형 만들어보기, 만인소선언 등 부스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김선의 신임원장은 “돈암서원이 주변 경관도 빼어나지 못하고 홍수로 인해 임리에서 이전한 점 등으로 UNESCO 등재에 난항을 겪었지만 특히 서원활용프로그램의 우수성이 큰 인정을 받았다”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돈암서원을 어린아이로부터 어른들까지 함께 배우고 즐기는 체험과 교육의 장, ‘에브리데이 돈암서원’으로서 살아 숨쉬는 서원의 진면목을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돈암서원의 청사진은 하루 이틀에 나온 것이 아니다. 그 동안 김 원장은 사)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 이사장으로 지역문화 교육사업에 기여하였다. 대한민국 문화유산활용단체의 회장직을 맡아서 문화재청에서 수행하는 400여개 문화유산활용사업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이 인정을 받아서 작년 12월에는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바도 있다. 


L이취임 고유제가 열린 숭례사 (펜화: 임의수)


돈암서원의 서원활용 프로그램들 


[돈암만인소운동] 

2020년 향교서원활용사업에서 돈암서원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돈암만인소운동이다. <돈암서원 禮 힐링캠프>로서, 바른인성지킴이 대국민서명운동이다. 나이에 따라 셋으로 나뉜다. 

-병아리만인소(6~7세 유아)

-꿈길만인소(청소년 대상)

-오픈만인소(일반인 관람객)


[돈암예절사관학교]

-생활예절교실(사회에 첫걸음하는 학생들의 자기관리 스펙 관리를 위한 생활 예절 교육)

-돈암문화살롱(서원의 향촌교화 기능을 위한 문화강연과 음악의 콜라보)


[돈암콜로키움] 

옛 교육기관인 돈암서원의 기능을 강화한 맞춤 프로그램으로, 역시 두 가지이다. 

-돈암캘리그라피(일반인 대상)= 벽암 김정남 선생님의 굵직한 서체와 유려한 선을 따라 나만의 글씨를 배우는 서예교실

-우아한 요조숙녀(쌘뽈여고)= 21세기 자신만만 자기 주도형 여학생을 위한 문화공방


[유네스코로 배우는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9곳의 역사와 가치를 배우는 시간이다. 논산 역사동아리들이 참여하고 있다. 



쌘뽈 역사동아리 ‘의논해’


논산에서 유네스코학교로 선정된 곳은 쌘뽈여자중고등학교와 논산대건고등학교, 논산고등학교이다. 이 중 쌘뽈여자중학교에서 올해 만든 유네스코 학교 활동 동아리 이름은 <의논해> “#의로운 #논산의 #해결사”라는 의미이다. 이 동아리 회원을 중심으로 총 11명이 김송겸 지도교사(사회과)와 함께11일 오전 돈암서원을 찾았다. 충남역사박물관과 함께 하는 ‘찾아가는 박물관’에서는 목판인쇄, 교지받기 등을 직접 해보았다. 옆 부스에서는 돈암서원 슈링클스 만들기, 응도당3D퍼즐만들기, 규방공예 모시방향제 만들기 등을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개학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아 올해 활동은 많지 않지만, 유네스코학교 동아리의 목적은 분명하다. 

1.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가치(평화~경제정의; 그림 참조)를 이해한다.

2. 국제 평화에 이바지하는 노력을 구체적,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3. 세계 민주 시민과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세를 함양한다.

이를 위한 주요 활동은 비폭력 평화 캠페인, 우리 고장의 문화유산 알리기, 인권 엽서 만들어 홍보하기 등이다. 유네스코 학교인 쌘뽈여중고에서는 유네스코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그 가치를 좇는다. 학교 구성원 전원이 교과활동 전반에서 유네스코 가치를 염두에 두면서 계획을 짜며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다시 보면, 

1) 세계 시민성, 평화의 문화와 비폭력

2) 지속가능발전과 지속 가능한 생활방식

3) 문화간 학습, 문화다양성과 문화유산의 존중

이 셋과 관련, 올해는 가톨릭 교육주간 주제인 ‘평화(平和)’에 초점을 두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를 확장하여 유네스코에서 지향하는 7개 주제(평화~경제정의; 그림 참조)에 맞게끔 모든 구성원과 교과, 동아리에서 7가지 색깔인 “레인보우 프로젝트” 활동을 중점 실천할 계획이다.


- 이진영 기자  



[김선의 돈암서원 신임원장 취임사(요약)]


“삼희성(三喜聲)이 들려오는 돈암서원을 향해”


부족한 제가 돈암서원 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여러 어른들 앞에 서니 겁부터 더럭 납니다.

작년 이맘때 돈암서원을 포함한 한국의 9개서원이 아제르바이젠의 수도 바쿠에서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그 후에 많은 분들로부터 ‘수고했다’는 칭찬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러한 모든 영광은 오늘 퇴임하시는 김건중 원장님과 총무, 재무, 감사님 등 많은 선배 장의들께서 미천한 저를 믿고 중차대한 일을 맡겨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노령에도 불구하시고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순간 이억만리 떨어진 그 현장에 계셨습니다. 그 후 지난 1년간 많은 행사에 다니시며 돈암서원의 위상을 높여 주셨습니다. 이제 퇴임 후에는 무거운 짐 다 내려놓으시고 그간 못하신 대소사간 일을 하시며 백수(白壽) 누리시기를 빌겠습니다.

이제는 제가 부족하지만 지역의 유림 어르신들을 모시고 제2의 창업을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서원의 역할은 제향과 강학, 출판 등이 있습니다. 한국의 서원이 서원의 본산인 중국에서도 못 이룬 유네스코 등재라는 명예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여기 계신 유림들께서 면면히 이어오신 제향(祭享)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특별히 돈암서원의 주배향자이신 사계선생께서는 ‘예학의 종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지역의 유림 어른들을 모시고 제향에 게을리하지 않고 전국 서원의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학과 출판은 지난 2014년부터 문화재청에서 공모하는 사업에 매년 선정되어 “대한민국에서 활용사업을 가장 잘하는 서원”이라고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유네스코에서도 실사시에 많은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예로부터 “집안에서는 세 가지 기쁜 소리, 즉 삼희성(三喜聲)이 들려야 된다”고 했습니다. 첫번째 기쁜 소리는 갓난아기의 우는 소리입니다. 둘째는 젊은이들의 책읽는 소리, 셋째는 방안에서 나는 여인들의 다듬이 소리, 즉 일하는 소리입니다. 저는 서원에서는 다듬이 소리 대신 노인들의 지혜로운 소리가 울려퍼져서, 평생 살아오신 풍부한 경험을 젊은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그러한 장소로 서원이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젊은 제가 중책을 맡았으니 열심히 책 읽는 소리를 내어 주십시오. 유림 어르신들께서 여러 조언을 주십시오. 돈암서원에서는 어린아이들로부터 노인들까지 함께하여 왁자지껄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활발한 서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서원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 때, 돈암서원이 언제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