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병촌성결교회 ‘66인순교기념관’

놀뫼신문
2019-11-13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순교사적지 제1호교회] 

성동 병촌성결교회 ‘66인순교기념관’



성동에서는 6·25한국전쟁 당시 66명의 기독교인이 목숨을 잃었다. 순교자 모두는 성동 병촌성결교회 교인들이었다. 이 순교 사건으로 학살 당시의 아픔과 함께 우리나라 기독교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성동 병촌성결교회는 1933년 6월 15일 강경성결교회의 지교회로 출발하여 일제신사참배 거부로 일제에 의해서 1943년 12월에 교회가 폐쇄되고 나중에는 매각되어 교인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그 후 해방이 되자 다시 교회를 재건하여서 5년 만에 70여명의 교인이 예배를 보는 교회로 성장하였으나 1950년 교인 대부분이 순교하는 비극적인 장소가 됐다.


이념 갈등을 죽음으로 맞선 ‘순교 사건’


6·25 한국전쟁 발발 이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북한군이 지역을 장악하였지만, 주민들과의 정치적 갈등은 내재하고 있었다. 특히 북한군은 공산주의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기독교인들을 가혹하게 탄압하고 학살했다. 

북한군은 9월 27일, 28일 이틀 동안 3차례에 걸쳐 학살할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북한군은 마을주인들에게 ‘처음에는 잘 먹고 잘살게 해주겠다’고 하여 주민들을 비롯한 이곳 병촌성결교회 교인들도 믿고 따라가게 되었으나, 그러한 약속이 지켜지지도 못하고 교인들을 학살한다는 명단이 돌게 되면서 대립하게 된 것이다. 

이 당시 정수일(여, 당시 31세) 집사는 주변의 교인들에게 “북한군에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하나님께 영혼을 바쳐야 한다”고 설득하였던 것으로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주여, 내 영혼을 받아주소서’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오로지 순교적인 삶으로 북한군에 대항한 정 집사의 순교 영성이 지금까지 알려지게 된 것이다. 


‘주여, 내 영혼을 받아주소서’ 순교의 현장 속으로


병촌성결교회는 교회와 주변이 모두 순교현장이다. ‘66인순교기념관’에서는 2008년 제작된 ‘순교 영상’을 볼 수 있으며, 그 영상을 통해 당시 교인들의 순교 장면을 지켜본 목격자의 생생한 증언을 볼 수 있다. 6·25 한국전쟁당시 순교 현장의 목격자인 노미종 권사(현재 작고)는 마치 어제 벌어진 일을 회상하듯 선명하게 기억을 전했다. 

“구덩이에 흐르는 물이 까만 간장 같았어요, 피가 흘러서. 송장을 꺼내는데 우 집사의 부인(정수일 집사)이 만삭으로 배는 이만큼 불러 있는데 어린 아기를 이렇게 안고서 고개를 대고 죽어 있었어요.” 그 당시 잔혹했던 학살의 모습을 그대로 증언해주고 있다.

“우 집사가 죽지 않고 시방까지 살았으면 나보다 나이가 얼마나 적은지 모르는데....살았으면 이렇게 해 논 것을 보고 얼마나 좋아할까”

노미종 권사는 순교 당한 우 집사를 그리운 마음으로 아쉬워하면서 “하나님이 내 영혼 부르면 낙원에 가서 우 집사도 보고 정수일 집사도 보고” ‘살아 있는 순교자가 될 것’을 다짐하며 살아온 80세 고령인 노 집사의 회한이 느껴진다.

1957년 3월 현재 위치인 개척리에 ‘순교자 기념 예배당’으로 52평 교회를 세워 하나님께 봉헌하였으다. 같은 해에 김주옥 장로에 의해 교회 뜰에 ‘6·25 동란 순교자 기념비’를 건립하여 순교 정신 계승에 힘썼다. 1981년 5월에는 ‘6·25 전쟁 순교자 기념비’로 현재의 교회당을 ‘순교자의 거룩한 희생과 영광’을 의미하는 ‘면류관’ 모습으로 건축하였다. 1989년, 병촌성결교회와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66인순교기념탑’을 제작하였다.

기념탑의 모습은 ‘아래가 좁고 위가 넓은 형태’는 ‘정수일 집사가 순교 당시 손을 하늘로 우러러 들고 기도했던 것을 형상화’했으며, ‘66조각의 대리석’은 ‘66명을 뜻하고 제일 상단에 있는 원형은 전 세계에 순교자의 신앙이 전파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그리고 ‘66인순교기념탑’의 4개의 날개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4중복음인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복음을 의미한다. 

2015년, 교회 재정 13억 원을 투입하여 ‘66인순교기념관’을 완공하고 한국교회 교인들과 일반인에게 공개하여 ‘순교자 영성 센터’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순교자영성센터’로서의, ‘66인순교기념관’


순교기념관은 1,2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4개의 커다란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1층과 2층 지붕은 모두 원형 구조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는 우주를 하나의 원으로 그리면서 ‘하나님 나라’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표현한 것이다.

회에서 바로 진입하는 공간은 1층이 아닌 2층으로 ‘필그림 카페’이다. 필그림(pilgrims)은 순례자의 의미로, 순교자들의 역사 현장을 찾아온 순례객들을 위한 공간을 의미한다. 이곳에는 ‘66인 순교자’를 상징하는 의미 있는 예술품 2점이 전시되어 있다. 바로 ‘66개의 십자가’라는 도자기로 만들어진 작품 1점과 수채화 1점이다. ‘66개의 도자기 만들어진 십자가’에는 필그림 카페와 작품의 이야기가 설명되어 있다. 하얀 도자기로 만들어진 십자가는 순교자 66인을 나타내고자 66개를 사용했으며, 모두 순교의 영성을 기리기 위한 성도들의 헌금으로 제작된 십자가라고 한다. 

이곳 필그림 카페는 순교자의 영성을 기리기 위해 이동진 바리스타가 직접 카페의 인테리어와 메뉴를 디자인하였다고 한다. 이곳에는 바리스타의 명성에 맞게 특별한 원두커피가 있다. 바로 ‘필그림’이다. 또 하나의 특별한 메뉴는 허브 차로 그 이름이 ‘큐티’와 ‘뷰티’이다. 그 맛은 아마도 순교자의 영성을 우리가 느끼고 순교의 의미를 나누고자 하는 깊은 마음이 담겨 있지 않았을까 한다. 

또 다른 공간에 있는 수채화 작품으로 예수님의 십자가에 못박힌 손으로 66인의 순교자로 꽃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아쉽게도 작품 설명은 없지만, 이곳 카페지기 바리스타를 통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필그림 카페는 주일을 제외한 연중 무휴로 운영되고 있으며,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 오픈하고 있어서, 순교지 방문뿐만 아니고 이 지역의 카페 명소로도 알려진 곳이다. 

순교기념관 1층에는 3개의 공간으로 구분지어 있다. 먼저 ‘순교자 실’에는 2개의 전시물이 있다. 1957년에 교회에 세웠던 ‘6·25전쟁순교자기념비’가 정면으로 배치되어 있고, 원형지붕 아래로 스테인글라스 느낌으로 제작한 예수님의 성화가 유리 창문에 부착되어 있다. 커다란 나무 패널을 성경에 기록된 생명책으로 형상화 하여 66인 순교자를 2명씩 새겨놓았다. 그것은 ‘순교자의 이름이 하나님의 생명책’에 기록되어졌다는 의미이다. 

원형 천정 아래 스테인글라스 유리 창문을 통해 하늘 높은 곳에서의 따사로운 햇살이 66인의 순교 기념비와 순교자의 명패들을 따사롭게 보살피는 듯하여서, 방문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해주기도 하고 숙연한 마음을 갖게 해준다.

‘순교 기념관’ 1층의 ‘중앙 홀’은 방문객을 위한 순교의 체험공간이다. ‘중앙 홀’에는 1개 전시물이 있는데, 바로 ‘천정에 별처럼 설치된 조명’이다. ‘천정 조명등’은 순교자 66명을 상징하여 기리기 위해 66개로 설치되어 있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다니엘 12장 3절)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듯이, 66인의 순교자들이 고백한 아름다운 믿음의 고백이 하늘의 별이 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듯한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지는 조명이다. 어두운 밤에 66개의 조명만 켜진다면 밤하늘의 별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된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순교자 간증 영상, 주여, 내 영혼을 받아주소서’를 20분 시청할 수 있다. 그리고 병촌성결교회의 순교이야기를 목사님과 부목사님을 통해서 더 자세히 듣게 된다. 교인과 비교인을 불문하고 예약 방문을 신청한 모든 방문객은 교회 목사님과 부목사님이 직접 진행하는 ‘순교자 방문 프로그램’을 1시간 동안 무료로 안내받을 수 있다. 때로는 예약 없이 찾아오는 방문객에게는 ‘안내 리플렛’을 배치하여 간단한 설명은 받을 수 있다. 

마지막 공간은 ‘순교 전시실’인데 이곳에는 교회의 역사와 순교자들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병촌성결교회’의 어제와 오늘이 연대별로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었고, 유해 발굴 현장과 병촌성결교회가 걸어온 역사적인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 좀더 자세하게 이곳에 대해 알 수 있다

필그림 카페는 10시부터 5시 연중무휴(주일은 휴무)로 문을 열고 있다. 예약방문객에게는 시간을 조율해서, 방문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신청방법으로는 전화(교회 사무실=041-732-6251/ 010-5518-2646) 연락하면 된다.


- 성수용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