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 생활

놀뫼신문
2020-07-23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 비대면, 사회적 거리 두기, 외출시 마스크 착용 같은 단어 들이 일상에서 지켜져야 할 행동 강령으로 굳게 자리잡아 가는 동안, 여러 상황들이 참으로 빠르게 바뀌어져 갔다. 

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분야가 한두 곳이 아니지만 문화계 또한 이 대참사 속에 처참하게 무너져갔다. 공연과 행사가 취소되면서 수많은 예술인들이 졸지에 실업자가 되었다. 더불어 그것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이 증발해버렸다. 

대개 예술을 하는 이들이 풍요롭지 못한 대우(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은, 중간 플랫폼을 통해 그것을 향유하는 대상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전시회고 공연장이고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모든 공간에서의 시간들이 멈춰 버렸다. 

예술의 생산이 멈춰버리면서 향유자의 시간도 함께 멈춰버리는 듯 했다. 그러다 나온 것이 ‘방구석 콘서트’란 개념이었다. 해외는 물론 국내의 여러 아티스트들이 영상으로 콘서트를 시작한 것이 그 시발점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공간심의 ‘온라인 런치 콘서트’였다. 대학교 전공 교수님의 제안이 계기였다. 제안의 요지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학생들의 기말과제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공연을 기획해보는 것’. 이것을 통해 자신이 직접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거나 교수님과 사전 컨택을 마친 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연을 기획해볼 수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공간심’이었다. 

처음 이 제안을 받았을 때는 호기롭게 “진행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도, 공연 시작 전에도 화상 어플(우리는 ZOOM 활용)을 통한 콘서트가 과연 어떤 형태로 진행되어질 것인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 사태 이후 몇몇 회의나 수업을 화상으로 경험해봤지만 ‘어쩔 수 없이’하는 것이었지, 오프라인에 비해 여러 모로 불편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별로’인 콘서트가 되어 버릴까봐 걱정도 되었지만 일단 시도해본다는 생각으로 기획에 동참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몰랐지만, 그리고 욕을 먹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컸지만 ‘일단 접속자가 많아야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공간심 SNS채널을 통해 공연 전까지 계속해서 홍보를 했다. 

공연 전날에는 지인 카톡창에 ‘Zoom 어플을 까는 법’부터 ‘온라인 런치 콘서트’에 참여하는 방법을 광고 메시지 마냥 마구 뿌려댔다. 당일 아침에도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  ‘URL접속이 안 되면 회의 ID로 들어와라’ 등등 손가락이 아프도록 톡을 보냈다. 



비밀의 방에 입장한 느낌 


긴장되는 시간 속에 공연 시간이 시작되었고 약 35분간의 온라인 공연이 진행되었다. 


[contents]

= 가야금 독주 “한오백년” - 김보경/ zoom 라이브연주 및 설명

= 신일경/ 비올라 영상 공유. “Montsalvathe” (2분) 

= 중간설명 및 “힌데미트 솔로 4악장” zoom 라이브연주(2분)

= 이동준/ 바리톤 설명 및 영상공유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공간심’에서는 블루투스 연결 통해 매장 전체에 오프라인 생중계를 동시 진행하였다. 중간에 사람들의 피드백을 듣기 위해 연결을 부탁하였다. 공간심 팔로워 중 한 분이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 런치 콘서트”였다고 극찬해 주었다. 실시간 채팅창도 반응이 좋았다.

‘왜’ 생각보다 괜찮은 콘서트였을까.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실시간 보는 라디오’ 같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마치 비밀의 방에 입장하는 열쇠 같은 ZOOM의 회의 ID를 통해 ‘우리’는 뭉쳤고 그곳에서 ‘우리’만이 향유할 수 있는 공연을 공유했고 ‘우리’의 피드백을 나누었다. 

공연장과 달리 호스트의 진행에 따라 필요하면 탭을 누르고 말을 할 수도 있었다. 이전의 오프라인 플랫폼처럼 우리는 함께 감정을 공유했던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 쌍방향 콘서트였던 셈이다.  

코로나가 바꾼 우리의 일상이 새로운 것들을 자꾸 만들어 낸다. 이번 온라인 콘서트는 문화에 목말라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문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어쩌면 온라인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진정한 문화 평등의 시대’가 포스트 코로나의 한 양상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백보현(공간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