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 너머』 시사회와 논산의 새 지평

놀뫼신문
2020-04-29

[김수환 추기경 어린시절 영화 ‘저 산 너머’ 영화평 & 안내글]

『저 산 너머』 시사회와 논산의 새 지평


논산시네마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담은 영화 『저 산 너머』가 4월 30일 개봉된다. 영화개봉일인 4월 30일은 1969년 김수환 추기경이 47세 세계 최연소로 추기경 서임받은 날이다. 이 영화는 논산이 주 촬영지라서 전국 최초의 시사회를 2월 마지막날 논산으로 계획했었다. 코로나19로 연기를 거듭하다가 4월 25일 논산시민과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사회를 가졌다. 시사회는 논산시네마 4~5관에서 동시 열렸고, 시사회 후 다과회는 2층에서 가졌는데, 이 자리는 각자 영화 본 소감들을 나누는 공감 한마당이었다. 



“저 얘기는 바로 우리집 얘기야”


이 영화의 추천사를 쓴 김홍신 작가는 네 번의 시사회에 모두 다 참석했다면서 “처음 볼 때 일 년 동안 흘릴 눈물을 한꺼번에 다 쏟아버렸다”고 털어놓았다. 영화가 끝나고 여운이 먹먹한 상황에서 “그래, 울었어?”라는 질문도 흘러 나왔다. 이 영화가 울음샘을 터뜨리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 중 하나는 “저 이야기가 남 얘기 같지 않아서”일 성싶다. 김수환 추기경 어린 시절 이야기는 뭔가 작위적인 위인전 속 성장 소설이 아니다. 너나 할 것 없는 필부들 이야기요, 바로 우리 어머니의 현현(顯現)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어디 그때 어머니들만 고생이겠으랴~ 요즘 엄마들도 내 몸 관통하여 세상에 나온 ‘내 자식’이란 선물덩이에 온갖 정성을 다 바친다. 가족이 생기고 가정이 유지되는 원천은, 어쩜 그 어머니요 그 아버지다. 그래서 이 영화는 특정 종교영화가 아니라, 한없이 끈끈한 가족영화이다. 

가족은 모든 허물을 보듬는다. 법이나 질서 같은 건 잠시 밀쳐두어도 좋은 요람이다. 가정만 그런 게 아니라, 큰 가르침인 종교(宗敎)도 엄마의 치마폭이다. 논산시사회에 초대된 사람들은 이 영화 촬영에 협조해준 천주교 계통이 많았다. 관동사와 해연사 스님들도 초대를 받았다. 이 영화는 선운사에서도 찍었다. 김수환 추기경을 담은 이 영화는 불자인 남상원 회장이 40억이란 거금을 투자하였고 개봉일도 4월 초파일로 잡은, 범종교적 블록버스터이다. ‘저산너머’는 그래서도 가족, 대가족영화이다. 



“아니, 논산에 저런 곳이 있었단 말야?”


눈물샘에 대한 답은 갈렸지만, 영상미 완상을 묻는 질문에는 한결 같은 이구동성이었다. “아니, 논산에 저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니~?” 112분 영화는 영화 단골 메뉴인 갈등이나 반전 등 극적 요소가 적었다. 간혹 그 시절 천진난만한 독특 유머와 풋사랑, 반일감정 등이 관객의 손을 쥐게 하였지만 대체적으로 순탄한 흐름이었다. 그럼에도 이 모노톤을 넘어서게 하는 그 무엇이 있었다. 바로 빼어난 자연미! 굳이 비경(祕境)이 아니라도 좋다.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흔하디 흔한 들풀들이 가만가만 말을 걸어오는 게 아닌가! 

헌터, 영화에서 어떤 장면과 부합되는 장소 물색하는 직업을 일걷는다. 이성호 제작대표가 헌터 이명훈 실장을 소개한다. 명함에 써 있는 W.A. Walking Around의 약자인데, 그는 걸어다니면서 논산 이곳저곳의 풍광을 찾아냈고 담아냈다. 나중에 ‘바보공원’이 될 상월면 숙진리 생가 오픈 세트장과 실내세트장인 농협창고, 대명리 꽃밭, 할아버지집 명재고택, 서리하는 은진 복숭아밭, 김대건 신부가 나오는 부적면 탑정리저수지에 이어지는 한 폭의 수채화는 벌곡면에서 경지를 펼친다. 한삼천리 온빛자연휴양림에 이어 가장 많은 신이 등장하는 곳은 검천리! 장소 로케이션 수배에는 논산시에서도 일조하였다. 그 협조는 물론 촬영지 제초 및 청소 등으로도 이 영화제작에 동참했다. 

이리하여 드러난 길들은 테마여행길이다. 강경 김대건신부의 사목지나 인근 공주의 황새바위, 수리치골 성지 등은 박해받던 천주교의 고전적 순례길이지만, 김수환 추기경 영화 촬영지는 현대판 순례길로 태동될 수 있다. 근대사 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논산땅에서 1900년대가 배경인 선샤인랜드 스튜디오가 고정스테이션이라면, 저산너머 순례길은 이동하는 간이역으로서,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이 두 코스가 상보관계로 윈윈할 전망이다. 

그러고 보면 논산은 걷기 천국이다. 테마길 지천이다. 시민공원에서 발원하는 걷기 길은 김홍신 문학관쪽 ‘인간시장 가는 길’로 확장 가능하다. 건양대 인근 은진향교 일대 삼남길은 이몽룡이 한양으로 떠나는 괴나리봇짐길, 낭만의 길이다. 논산동학의 기치를 한껏 올려줄 동학로는, 슬프지만 논산이 복원해야 할 저항의 길이다. 탑정저수지의 박범신 소풍길, 계백장군의 혼이 띠둘러 있는 부적면 솔바람둘레길 넘으면 연산면 계룡산 끝자락에 황산성 둘레길이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에서 길을 묻다


논산 동네마다 각자의 길이 논산사람들 걷기 앱인 ‘워크온’에 속속 노출되거니와, 이번 영화가 새로 닦아낼 길은 ‘저산너머 고샅길’이다. 2000년 기독교 역사에서 세계선교모범 14인으로 선정된 위대한 선각자가 홀로 걸어가신 군자대로행이라기보다, 평소 누구라도 걸어가는 일상의 길이다. 거창한 어록이 아닌, 그저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를 발하는 이웃집 아저씨는 영화 막바지에서 뒷짐 진 채 또다른 산을 넘어간다. 그 분을 좇고 싶은 분들에게 열린 길은 현대판 온라인으로 이어진다.


[논산 예약 정보] 논산시네마 : 041-734-7051

 http://nscinema.creatorlink.net

논산시 해월로 167번길 8, 2,4,5층 논산시네마5(주)


[전국 예약 정보] 네이버 영화 ‘예매’에 접속 

 http://ticket.movie.naver.com/Ticket/Reserve.aspx


‘영화검색’창에 #저산너머 입력하면 빨강색 버튼 #예매가 도드라져 나온다. 클릭하면 전국 96곳이 뜨는데, 대전충청강원은 14곳이 개봉관이다. 그 중 메가박스 대전과 대전유성, 공주, 천안, 세종나성이 인근이다. (여기서 논산시네마는 아직 예약 안 됨)

스포일링이 안 되는 범위에서 선행학습 하려는 분들은 역시 네이버영화에서 <개봉예정영화>나 <현재상영영화>를 클릭! 새 창 뜨면 ‘영화검색’창에 #저산너머 입력하면 상단 ‘주요정보’ 탭에 줄거리, 제작노트가 자세히 적혀 있다. 옆으로 나란히 있는 탭들을 보면 이 영화의 배우/제작진, 포토, 동영상, 평점, 리뷰, 상영시간표, 명대사/연관영화 등 상세 정보가 올라와 있다. 예고편격인 동영상은 현재 4건이 업로딩되어 있으며, 기대지수는 “보고싶어요843” : “글쎄요23”이다.  내가 직접 참여하는 명대사 쓰기도 있다. 

단체 관람 대신 내가 있는 지역으로 찾아오게 하는 영화관 서비스는 리틀빅픽처스 070-8898-0377로 문의해야 한다. 개봉관에 가지 않고 유료 관람할 방법은 극장 상영후 KT에서 VOD로 나오면 그때나 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