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제 참관기] 돈암서원 2026춘향, 문인과 학생들이 주관

2026-04-07

accec59347286.jpg


남원 춘향제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논산에서 ‘춘향’이니 ‘춘향제’ 써있는 현수막을 보면 갸우뚱하기도 한다. 이몽룡과거길(어사길)이 논산을 관통하긴 하지만, 춘향제(春享祭)는 ‘춘계제향’의 준말이다.  봄과 가을 두 번에 걸쳐서 지내는 향사(享祀)는 서원의 핵심 기능인 강학·제향·출판 가운데 하나로, 선현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공동체 결속을 다지는 의례다. 

올 논산 춘향은 7개 서원·사우·사당에서 봉행한다. 4월에 집중되는데, 23일에는 노성 궐리사와 금곡서원, 26일은 효암서원, 28일은 신충사, 29일은 봉곡서원과 선충사로 예정되어 있다. 첫번째 춘향은 4월 3일 돈암서원에서 테이프를 끊었다. 돈암서원은 매년 음력 2월과 8월 두 번째 정일(丁日)에 정기 향사를 봉행한다.


0ce08831f0288.png


양력으로 4월 3일, 돈암서원 향사는 10시 20분에 시작하여 점심시간까지 이어졌다. 12시 주로 향교 전교와 서원장들로 구성된 돈암서원 장의들과 전통문화대학교학생 30여 명이 응도당에 좌정한 채 초헌관 특강을 듣는 시간까지 포함해서다. 

이날 향사에는 초헌관에 소설가 김홍신, 아헌관 남상원 아이디앤플래닝그룹 회장, 종헌관 이찬주 금곡서원장이 참여했다. 제관은 향사 1개월 전 제관분정 회의 때 정한다. 작년 추향에는 논산시장, 김영순 유림회장, 송용길 동춘당 도유사였는데, 이번에는 선거로 인해 정치인이 빠진 경우이다. 


ade722a96d1ce.jpg

8da16e0cdc800.jpg


암서원은 1634년(인조 12) 사계 김장생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뒤, 1660년(현종 1)에 ‘돈암(遯巖)’으로 사액을 받았다. 이후 김집, 송준길, 송시열을 추가로 배향, 총 네 명의 선현을 모시는데, 특히 사계 김장생의 학문을 바탕으로 학통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가치가 높다. 2019년 7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한국을 대표하는 서원으로 자리잡았다.

돈암서원 향사의 특징은 작년부터 젊은 세대가 대거 동참한다는 것이다. 충남동남문화유산돌봄센터 유니폼이 곳곳에 보였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생 15여 명은 제관으로 참여하였다. 무형유산학과 학생들인데, 작년 봄 가을에 이어 올해도 제향 전날 ‘습의’부터 제례 전 과정에 참여해 전통 유교 의례의 절차와 의미를 체득하였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2026세계유산활용프로그램 ‘돈암서원 禮 힐링캠프’ 속에 향사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날 초헌관으로서 한 시간 넘게 향사를 봉행한 김홍신 소설가는, 제례 마친 후 환복하기 전 응도당으로 향하였다. 특강, 향교나 서원으로 말하면 강학을 하기 위해서였다. 30여 분에 걸쳐 기호학파, 문무를 겸비한 충청도의 양반(兩班) 정신, 발해사를 통한 우리 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설파하였다. 다음은 행사를 마친 다음, 초헌관으로서의 소회를 적은 글이다. 


[글] 이진영 [사진] 김정태






1d9faf5cbf9ea.jpg


4월 3일 오전 11시. 세계문화유산 돈암서원 춘향제의 초헌관(제단으로 인도하고 강신례와 제려상 진설점검 등 제례의식을 대표함)으로 조선조 기호학파의 거두요 대선비인 사계 김장생, 신독재 김집, 동춘당 송준길, 우암 송시열 선생 등 네 분께 제례를 올렸습니다.

먼저 손을 씻고 여러 제관의 보필을 받으며 장중한 예절을 갖추어 1시간 30분 동안 우리 전통의 숭엄한 정신사를 체험하며, 국회의원 시절 김해 수로왕릉에서 당상관 이상만 입는다는 제려복을 입고 숭선전제례 올렸던 엄숙한 순간이 떠올랐습니다(저는 김해김 안경공파 73대손으로 가야 후손).

제관이나 종친들과 인사할  때는 왼 손등이 보이게 두 손을 모으고 여러 번 높은 계단을 오를 때는 오른발 먼저 올리고 왼발을 올려 가지런히 모은 뒤에 다음 계단으로 오르며, 내려올 때는 반대로 왼발 먼저 오른발 내려 모은 뒤 내려야했습니다. 제단 앞을 지날 땐 반드시 조아리고 술잔 올리거나 소지 올릴 때도 눈을 내리떠야 합니다.

초헌관 다음으로 중요한 아헌관은 대축(축문을 읽고 태우고 음복을 돕는 제관)의 보필을 받아 제례를 진행하는데, 김홍신문학관을 희사한 남상원 회장이 맡아 함께 우리 정신사와 전통규범과 조상섬김과 겸허한 받듦을 새겼습니다.

논산을 군사도시로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조선 중기 기호학의 대선비들께서 기거하고 후학을 양성하여 조선정신의 기둥을 세웠습니다. 노성에 명재 윤증 선생의 고택이 있는데, 논산은 종학당을 통하여 과거 급제자가 가장 많이 나온 선비고을이자 양반고을이고 그 옆에 한국유교문화진흥원도 있습니다.

조상의 얼을 새기며 저와 시절인연된 분들을 위해 기도드렸고 섬김을 잊지 않게 다짐했기에 제 마음 올려드립니다


- 김홍신 마음모아



f9f46ad782b2e.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