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는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이라는 국가 비전을 제시하며 문화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문화가 곧 국가의 힘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최근 세계 무대에서 펼쳐진 한국 문화의 흐름은 이 같은 변화의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지난 3월 21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BTS의 광화문 공연은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하나의 ‘공간 서사’로 기획됐다. 경복궁에서 시작된 공연은 광화문과 월대를 지나 광장 북측 특설무대로 이어지며, 전통과 현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 무대는 더 이상 물리적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와 도시, 그리고 국가의 정체성을 아우르는 서사적 장치로 확장됐다.
이에 앞서 3월 9일 블랙핑크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하며 또 다른 방식의 문화 융합을 선보였다. 음악과 유물, 공연과 전시가 결합된 이 프로젝트는 K-팝이 단순한 대중음악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전달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문화는 ‘콘텐츠’의 범주를 넘어 ‘국가 브랜드’이자 ‘경제 지표’가 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과연 지역의 문화와 콘텐츠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라는 새로운 질문이 제시되고 있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 삶의 방향을 찾는 무대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은 바로 '논산'에서 시작된다.
600년 예학의 전통을 품은 도시 논산. 이곳에서 탄생한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선언'이다. 전통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것을 현대의 언어와 예술 형식으로 재구성해 새로운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논산은 조선시대 사계 김장생 선생을 중심으로 형성된 예학의 본산이자, 인간과 공동체의 질서를 탐구해 온 역사적 공간이다.
이 깊은 전통 위에서 탄생한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다. 이는 지역이 지니고 있는 선비 정신을 현대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예술이라는 형식으로 재구성해 세계와 소통하려는 문화적 실험이자 선언이다.
특히 이 작품은 기존 공연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이야기를 전달하기보다 먼저 질문을 던지고, 감동과 함께 사유한다.
공연은 네 가지 질문의 스테이지로 구성된다.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우리는 왜 함께 살아야 하는가.” “나는 나를 다스리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네 가지 질문은 ‘FIND', 'TOGETHER', 'CONTROL', 'WHO’라는 열쇳말로 정리된다.
이번 공연은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김홍신 작가가 집필한 『인생사용설명서』의 내용과 '오페라마'의 창시자 바리톤 정경 교수의 탁월한 혼불 의식이 합일하고 승화하여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가 용솟음치게 된 것이다.
김홍신의 생각과 마음, 경험과 배움, 부끄러움과 모자람까지 새겨 넣은 책 『인생사용설명서』는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아직도 판매되는 스테디셀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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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것을 찾는 여정… “FIND” 속도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놓쳤는가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라고 요구한다.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많이.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점점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잃어버리고 있다. 성공과 성취는 늘어났지만, 삶의 만족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방향은 흐릿해졌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작품은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이 찾고 있는 것은 정말 당신의 것인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음악과 움직임은 단순한 감각적 자극이 아니라, 내면을 향한 질문의 언어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된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외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TOGETHER” 연결의 시대, 관계는 왜 더 멀어졌는가
오늘의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그 연결은 관계를 깊게 만들지 못한다. SNS와 디지털 네트워크는 확장됐지만, 정작 인간은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 타인과의 관계는 얕아지고, 공동체는 해체되고 있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이러한 시대적 단절을 넘어 ‘함께’라는 가치를 무대 위에서 복원한다. 서로 다른 장르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다양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개별의 움직임이 집단의 의미로 확장되는 순간. 그 자체가 하나의 공동체를 상징한다. 이 작품은 말한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공존이 아니라, 서로를 완성하는 과정이다.” 관객은 공연을 보는 동시에,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개인을 넘어 사회로 확장된다.

■ 나를 다스리는 힘, 예(禮)… “CONTROL” 사라진 기준, 다시 묻는 ‘다스림’의 의미
현대 사회는 자유를 강조하지만, 그만큼 기준은 흔들리고 있다. 감정은 즉각적으로 표출되고, 욕망은 정당화된다. 이 속에서 ‘나를 다스린다’는 개념은 점점 낯설어지고 있다. 그러나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예(禮)는 억압이 아니라 자기 절제이며, 통제가 아니라 균형이다. 타인을 지배하는 힘이 아니라, 자신을 바로 세우는 힘이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이 전통적 철학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그리고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은 스스로를 다스리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도덕적 물음이 아니다. 삶의 태도, 관계의 방식, 그리고 선택의 기준을 다시 묻는 질문이다.

■ 나는 누구인가… “WHO” 모든 질문의 끝, 존재에 대한 탐구
결국 모든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직업, 관계, 사회적 위치로 자신을 정의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변하지 않는 ‘나’는 무엇인가.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이 질문에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관객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만든다. 그 과정에서 관객은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하나의 ‘사유하는 주체’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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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서사... 글로벌 콘텐츠로
이 작품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단순한 ‘완성도’가 아니라 ‘출발점’의 성격에 있다. 그 출발점은 수도권이 아닌 논산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공연이 아니라, 문화 생산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지금까지 한국 문화산업은 대부분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기획, 제작, 유통, 소비까지 모든 구조가 중앙에 집중된 형태였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과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는 이러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가’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와 철학을 담고 있는가”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바로 이 지점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이 작품은 단순한 공연 콘텐츠가 아니라 ▲예학이라는 철학 ▲문학이라는 서사 ▲음악과 무용이라는 감각적 표현이 결합된 ‘복합 문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보편적 질문을 다루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BTS와 BLACKPINK가 보여준 것처럼, 한국 문화의 세계화는 거창한 것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그 출발은 언제나 ‘고유한 이야기’였다. 지역의 역사와 감각, 그리고 삶의 방식이 담긴 이야기. 그것이 세계와 공감하는 순간, 콘텐츠는 비로소 글로벌한 힘을 갖는다. 그런 점에서 논산에서 시작된 ‘오페라마’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 철학의 콘텐츠화’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공연을 넘어, 하나의 질문이 되다
앞으로의 문화산업은 단순한 재미나 자극만으로 지속될 수 없다. 이미 콘텐츠는 과잉 상태에 들어섰고, 소비자는 점점 더 ‘의미’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살아남는 콘텐츠는 하나다. 철학을 가진 콘텐츠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은 화려한 무대나 기술적 완성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인간과 삶에 대한 질문이 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본질’에 관한 것이다.
논산이 가진 예학의 전통은 바로 이 ‘본질’을 다루는 철학이다. 자기 성찰, 관계, 절제, 존재.
이 네 가지 축은 시대가 변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이 콘텐츠가 지속될 수 있는 이유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더 이상 하나의 공연으로만 규정할 수 없다. 이것은 하나의 질문이며, 하나의 경험이고, 하나의 사유의 장이다. 문학·음악·무용이 결합된 이 무대는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는 동시에, 그 감각을 넘어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 관객에게 남는 것은 감동이 아니라 질문이다. “내 삶에도 설명서가 필요한가.”
FIND, TOGETHER, CONTROL, WHO. 이 네 개의 열쇳말은 단순한 구성 요소가 아니다. 삶을 이해하는 네 개의 좌표이자, 인간 존재를 해석하는 네 개의 축이다.
이 공연은 그 축을 따라 관객을 이끌고, 결국 하나의 근원적 질문에 도달하게 한다. “삶에는 설명서가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 질문. “그 설명서를, 당신은 이미 가지고 있는가.”
이 질문이야말로, 논산에서 시작된 이 공연이 세계를 향해 던지는 가장 깊은 메시지다.
- 전영주 편집장
이재명 정부는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이라는 국가 비전을 제시하며 문화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문화가 곧 국가의 힘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최근 세계 무대에서 펼쳐진 한국 문화의 흐름은 이 같은 변화의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지난 3월 21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BTS의 광화문 공연은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하나의 ‘공간 서사’로 기획됐다. 경복궁에서 시작된 공연은 광화문과 월대를 지나 광장 북측 특설무대로 이어지며, 전통과 현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 무대는 더 이상 물리적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와 도시, 그리고 국가의 정체성을 아우르는 서사적 장치로 확장됐다.
이에 앞서 3월 9일 블랙핑크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하며 또 다른 방식의 문화 융합을 선보였다. 음악과 유물, 공연과 전시가 결합된 이 프로젝트는 K-팝이 단순한 대중음악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전달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문화는 ‘콘텐츠’의 범주를 넘어 ‘국가 브랜드’이자 ‘경제 지표’가 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과연 지역의 문화와 콘텐츠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라는 새로운 질문이 제시되고 있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 삶의 방향을 찾는 무대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은 바로 '논산'에서 시작된다.
600년 예학의 전통을 품은 도시 논산. 이곳에서 탄생한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선언'이다. 전통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것을 현대의 언어와 예술 형식으로 재구성해 새로운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논산은 조선시대 사계 김장생 선생을 중심으로 형성된 예학의 본산이자, 인간과 공동체의 질서를 탐구해 온 역사적 공간이다.
이 깊은 전통 위에서 탄생한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다. 이는 지역이 지니고 있는 선비 정신을 현대의 언어로 재해석하고, 예술이라는 형식으로 재구성해 세계와 소통하려는 문화적 실험이자 선언이다.
특히 이 작품은 기존 공연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이야기를 전달하기보다 먼저 질문을 던지고, 감동과 함께 사유한다.
공연은 네 가지 질문의 스테이지로 구성된다.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우리는 왜 함께 살아야 하는가.” “나는 나를 다스리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네 가지 질문은 ‘FIND', 'TOGETHER', 'CONTROL', 'WHO’라는 열쇳말로 정리된다.
이번 공연은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김홍신 작가가 집필한 『인생사용설명서』의 내용과 '오페라마'의 창시자 바리톤 정경 교수의 탁월한 혼불 의식이 합일하고 승화하여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가 용솟음치게 된 것이다.
김홍신의 생각과 마음, 경험과 배움, 부끄러움과 모자람까지 새겨 넣은 책 『인생사용설명서』는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아직도 판매되는 스테디셀러이다.
■ 잃어버린 것을 찾는 여정… “FIND”
속도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놓쳤는가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라고 요구한다.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많이.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점점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잃어버리고 있다.
성공과 성취는 늘어났지만, 삶의 만족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방향은 흐릿해졌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작품은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이 찾고 있는 것은 정말 당신의 것인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음악과 움직임은 단순한 감각적 자극이 아니라, 내면을 향한 질문의 언어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된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외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TOGETHER”
연결의 시대, 관계는 왜 더 멀어졌는가
오늘의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그 연결은 관계를 깊게 만들지 못한다. SNS와 디지털 네트워크는 확장됐지만, 정작 인간은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 타인과의 관계는 얕아지고, 공동체는 해체되고 있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이러한 시대적 단절을 넘어 ‘함께’라는 가치를 무대 위에서 복원한다. 서로 다른 장르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다양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개별의 움직임이 집단의 의미로 확장되는 순간. 그 자체가 하나의 공동체를 상징한다.
이 작품은 말한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공존이 아니라, 서로를 완성하는 과정이다.”
관객은 공연을 보는 동시에,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개인을 넘어 사회로 확장된다.
■ 나를 다스리는 힘, 예(禮)… “CONTROL”
사라진 기준, 다시 묻는 ‘다스림’의 의미
현대 사회는 자유를 강조하지만, 그만큼 기준은 흔들리고 있다. 감정은 즉각적으로 표출되고, 욕망은 정당화된다. 이 속에서 ‘나를 다스린다’는 개념은 점점 낯설어지고 있다.
그러나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예(禮)는 억압이 아니라 자기 절제이며, 통제가 아니라 균형이다. 타인을 지배하는 힘이 아니라, 자신을 바로 세우는 힘이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이 전통적 철학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그리고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은 스스로를 다스리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도덕적 물음이 아니다. 삶의 태도, 관계의 방식, 그리고 선택의 기준을 다시 묻는 질문이다.
■ 나는 누구인가… “WHO”
모든 질문의 끝, 존재에 대한 탐구
결국 모든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직업, 관계, 사회적 위치로 자신을 정의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변하지 않는 ‘나’는 무엇인가.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이 질문에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관객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만든다. 그 과정에서 관객은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하나의 ‘사유하는 주체’로 변한다.
논산의 서사... 글로벌 콘텐츠로
이 작품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단순한 ‘완성도’가 아니라 ‘출발점’의 성격에 있다. 그 출발점은 수도권이 아닌 논산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공연이 아니라, 문화 생산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지금까지 한국 문화산업은 대부분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기획, 제작, 유통, 소비까지 모든 구조가 중앙에 집중된 형태였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과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는 이러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가’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와 철학을 담고 있는가”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바로 이 지점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이 작품은 단순한 공연 콘텐츠가 아니라 ▲예학이라는 철학 ▲문학이라는 서사 ▲음악과 무용이라는 감각적 표현이 결합된 ‘복합 문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보편적 질문을 다루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BTS와 BLACKPINK가 보여준 것처럼, 한국 문화의 세계화는 거창한 것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그 출발은 언제나 ‘고유한 이야기’였다. 지역의 역사와 감각, 그리고 삶의 방식이 담긴 이야기. 그것이 세계와 공감하는 순간, 콘텐츠는 비로소 글로벌한 힘을 갖는다. 그런 점에서 논산에서 시작된 ‘오페라마’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 철학의 콘텐츠화’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공연을 넘어, 하나의 질문이 되다
앞으로의 문화산업은 단순한 재미나 자극만으로 지속될 수 없다. 이미 콘텐츠는 과잉 상태에 들어섰고, 소비자는 점점 더 ‘의미’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살아남는 콘텐츠는 하나다. 철학을 가진 콘텐츠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은 화려한 무대나 기술적 완성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인간과 삶에 대한 질문이 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본질’에 관한 것이다.
논산이 가진 예학의 전통은 바로 이 ‘본질’을 다루는 철학이다. 자기 성찰, 관계, 절제, 존재.
이 네 가지 축은 시대가 변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이 콘텐츠가 지속될 수 있는 이유다.
오페라마 <인생사용설명서>는 더 이상 하나의 공연으로만 규정할 수 없다. 이것은 하나의 질문이며, 하나의 경험이고, 하나의 사유의 장이다. 문학·음악·무용이 결합된 이 무대는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는 동시에, 그 감각을 넘어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 관객에게 남는 것은 감동이 아니라 질문이다. “내 삶에도 설명서가 필요한가.”
FIND, TOGETHER, CONTROL, WHO. 이 네 개의 열쇳말은 단순한 구성 요소가 아니다. 삶을 이해하는 네 개의 좌표이자, 인간 존재를 해석하는 네 개의 축이다.
이 공연은 그 축을 따라 관객을 이끌고, 결국 하나의 근원적 질문에 도달하게 한다. “삶에는 설명서가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 질문. “그 설명서를, 당신은 이미 가지고 있는가.”
이 질문이야말로, 논산에서 시작된 이 공연이 세계를 향해 던지는 가장 깊은 메시지다.
- 전영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