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의 캠핑이야기] 제주 광치기해변, 섭지코지

놀뫼신문
2022-07-25

[둥지의 캠핑이야기]

바다 바람맞으며 

- 제주 광치기해변, 섭지코지 - 



탁 트인 바다! 

바다 바람맞으며 비경을 즐길 수 있는 곳.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 위치한 광치기해변과 섭지코지로 가보자.

성산일출봉에서 섭지코지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광치기해변은 올레길 2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광치기는 제주어로 빌레(너럭바위)라는 뜻으로 썰물이 시작되면 바닷물에 가려있던 숨은 비경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넓게 펼쳐진 다양한 무늬의 암반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태고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듯 암반의 이끼가 신비스럽다. 시간에 따라 달라 보이는 이끼의 색상이 독특한 그림을 그려낸다.


이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신혼 차림의 커플을 만났다. 코로나로 결혼식을 일 년이나 미루었다고 한다. 특별히 의미 있는 사진을 핸드폰으로 담는 모습이 아쉬워 때맞춰 펼쳐진 너럭바위 녹색 카펫에서 사진을 담아주니 무척 좋아한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향토음식을 찾아 ‘섭지해녀의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소라, 문어, 홍해삼, 갱이죽, 성게물회 등 해녀들이 건져 올린 신선한 해산물이라 맛이 좋고 바다 내음도 듬뿍 담아간다. 출렁이는 파도와 성산일출봉을 마주하니 뷰(view)까지 즐길 수 있다.



광치기해변에서 이어지는 해안절경 섭지코지로 향한다. 섭지코지는 제주도의 기생화산으로 원래는 섬이었으나 사주(沙洲)가 발달하여 제주도에 연결된 육계도(陸繫島)가 되었다고 한다. 섭지코지는 제주 방언으로 ‘좁은 땅’이라는 뜻의 ‘섭지’와 ‘곶’이라는 뜻의 ‘코지’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코지 언덕 위에는 돌로 쌓아 만든 협자연대(俠子煙臺, 제주도 기념물 제23-2호)가 있다. 조선시대에 인근 성산봉수대에 횃불과 연기로 교신했던 곳이다.



연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붉은오름이 솟아있다. 제주말로 송이라고 하는 붉은색 화산재로 이루어져 있고 정상에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방두포 등대가 있다. 등대 난간에 올라서면 해안절경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동쪽 절벽 아래 촛대 모양 바위가 있는데 용왕의 아들과 하늘나라 선녀가 못다 이룬 사랑의 전설이 담겨 있기도 하다. 북쪽으로는 성산일출봉이 보이고 섭지코지 동산에 박물관, 카페 등으로 이용하고 있는 독특한 건축물 글라스하우스가 있다. 그 외에 섭지오름, 유민미술관 등이 있으며 끝머리 언덕 넘어 평원에는 여유롭게 풀을 뜯는 말들이 있다.



저 멀리서 들리는 여행객의 환호성에 고개를 돌려 보니 강한 생명력을 느낄 만큼 수면 위로 점프하며 다가오는 돌고래의 멋진 쇼가 펼쳐진다. 사람들은 탄성을 지른다. 배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해안에서 돌고래를 볼 수 있어 더 좋은가 보다.



시원하게 바다 바람맞으며 운 좋게 야생 돌고래도 보았다. 여느 해안과 달리 붉은 화산재 송이로 덮여 있는 바닷가 길을 가족이 함께 걸으니 더욱 좋다. 오늘도 여행에서 받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활기찬 선물을 들고 집으로 향한다.


- 여병춘 사진작가(전 국민건강보험공단 논산지사장)